MDAnderson 암센터 백혈병과주임 교수 Hagop Kantarjian

아메리카대학(베이루트) 의학부 졸업. 연수·레지던트를 거쳐 1981년 MD앤더슨 암센터 펠로우, 83년 강사. 현재 주임 교수 및 백혈병과위원장. 백혈병의 새 치료법 개발에 관한 세계적 리더로서 여러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해 왔다. 의학논문수만 560건을 넘는다. 


백혈병의 병인·병태 연구는 염색체·유전자 차원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자 타깃약물이 개발, 도입되면서 치료성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만성골수성백혈병(CML)에 대한 이마티닙의 효과는 분명 신기원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MD앤더슨 암센터의 하곱 칸타르얀(Hagop Kantarjian) 교수에게 치료의 변화, 신약개발 상황,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Q.미국의 CML 환자의 생존 연수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미국에서 CML로 진단되는 환자수는 매년 약 5,000명이며 발병률은 거의 일정합니다. 1999년에 이마티닙이 도입되면서 사망률이 크게 개선됐는데요. 이 때까지는 발병 후 생존년수의 중앙치가 3∼6년이었지만 지금은 25년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Q.CML 발병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9번과 22번 염색체 상호 전좌에 의해 필라델피아(Ph) 염색체가 형성되고 bcr 유전자와 abl 유전자가 융합하여 bcr/abl 단백질을 만드는게 CML 발병의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CML 치료에 혁명을 가져온 이마티닙

Q.CML 치료는 어떻게 변화했는지요.

-1950년대에는 방사선 치료 밖에 없었고 60년대 들어서 미에린과 하이드록시우레아 등 2개 약제가 나오면서 백혈구 수는 양호하게 조절할 수 있었지만 수명 연장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 인터페론이 도입되고 생존기간은 3년에서 6∼7년으로 연장됐습니다. 또 동종 조혈줄세포 이식(SCT)으로 치유할 수 있게 됐지만 위험이 높았습니다. 치유율은 40∼50%, 사망률은 20∼30%였습니다.

1999년에 이마티닙이 임상에 도입되면서 사망률은 2% 이하로 크게 줄었습니다. 그 결과,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 환자 대부분이 통상적인 평균 수명까지 생존할 수 있게 되면서 CML 치료에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CML 환자의 80∼85%는 안정된 만성기이며, 그 후 이행기(10%), 급성기(5%)로 진행하는데요. 현재는 만성기 CML 환자의 100%에 이마티닙이 제1 선택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Q.이마티닙의 개발과 작용기전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1990년 일부 연구자가 CML의 동물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즉 bcr/abl 유전자를 줄기세포에 넣어 마우스에 이식하여 CML가 발병하도록 한 것이죠.

그 후 이 bcr/abl 유전자의 발현 억제를 타깃으로 한 치료법이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바가이기사의 드러커 박사팀이 bcr/abl 유전자가 만드는 티로신키나제 활성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제 이마티닙이 개발돼 1999년에 임상에 도입되고 2001년에 미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는 CML 뿐만 아니라 암의 원인인 이상유전자에 대한 최초의 분자 표적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bcr/abl 티로신키나제는 항상 활성화돼 있어, 각종 시그널링 경로를 활성화시킵니다. 그 결과, 세포 증식을 항진시키고 아포토시스(세포자살)를 감소시키는데요.

하지만 이마티닙는 이 abl 키나제도메인의 ATP 포켓과 결합하여 인산화 반응, 시그널링을 억제합니다(그림).

 

Q.이마티닙으로 CML가 완치돼 투약을 중단할 수 있을까요.

-
프랑스의 연구에 따르면 이마티닙 치료를 통해 분자적으로 bcr/abl 유전자가 음성이 된 CML 환자 12명에서 투여를 중지하자 반수가 2년 내에 재발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이마티닙 유효례에서도 투여를 중지해서는 안되며 계속 복약해야 합니다.

기대되는 제 2 세대 TKI

Q.새로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의 특징과 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특이적 bcr/abl 키나제 억제제로 abl 키나제와의 결합력이 이마티닙의 약 30배 강한 닐로티닙이 2007년 10월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또 2006년 11월에는 다사티닙, 현재 임상시험중인 보스티닙, INNO406는 bcr/abl와 src 양쪽 모두의 키나제를 억제시키는 약물인데요. 이들이 제 2세대 TKI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마티닙는 매우 효과적인 약제이긴 하지만 효과를 본 환자의 약 4%가 매년 약제 저항성(내성)을 나타냅니다. 그 중 약 절반은 abl 키나제의 ATP 결합 부위가 변이되는게 원인인데요. 제 2세대 TKI는 이마티닙 무효례에도 효과를 보입니다.

제 2세대 약물은 현재 이마티닙 무효례에만 사용할 수 있는데요. 처음부터 이러한 강력한 약제를 사용해 보다 단기간에 bcr/abl이 음성이 되면 치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현재 제 2세대 TKI의 초기 치료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완치 가능

Q.TKI 외에 개발 중인 CML 치료제는 있는지요.

-백신입니다. TKI의 타깃 치료 외에 백신으로 면역기능을 높이면 더욱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TKI와 병용하는 다른 시그널 안타고니스트로서 파르네실트랜스퍼레이스 억제제(FTI), 프로테오좀 억제제, HSP-90 억제제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행기나 급성기에 TKI와 병용하는 화학요법으로 호모해링토닌(HHT)이나 데시타빈 등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이마티닙 투여로 발생하는 키나제 변이 가운데 T315I라는 변이는 제 2세대 TKI로도 효과가 없습니다. 따라서 T315I 억제제로 MK457, AT9283, KW2449가 현재 개발 중입니다.

Q.SCT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현재 CML 치료에서 동종 SCT의 위치는 약물요법 후 무효례나 이행기, 급성기 증례를 대상으로 한 2차 치료법입니다.

동종 SCT는 제대혈이나 말초 줄기세포이식, 미니이식법 등도 연구되어 있고, 혈액암 전체에서 볼 때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ML에 한정시키면 향후 중요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티닙이 등장하기 전 약 3분의 1의 CML 환자(약 1,500명)에 골수를 이식했었는데요. 현재의 치료법으로는 TKI 무효례 등 환자의 약 2%가 이식 대상이기 때문에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골수 이식의 절대수도 연간 5천명 정도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치료법이 개선되면서 비율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Q.CML 치료의 미래에 대해 전망해 주세요.

-오늘날 CML 환자의 상당수는 TKI 복용으로 자신의 수명을 거의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향후 CML 치료는 미세 조정 단계로서 TKI 외에 면역요법, FTI, 화학요법, T315I 억제제 등이 병용할 수 있게 되면 3∼5년 치료하면 완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