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대학 미생물학 교수, 마셜감염증연구·연수센터 소장 Barry Marshall

1951년 호주 태생.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의 발견으로 전 왕립퍼스병원 병리학자 로빈 와렌 박사와 함께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을 수상. 스스로 균을 먹고 H. pylori와 위궤양의 인과 관계를 입증해 화제를 모았다.

H. pylori의 발견과 H. pylori 제균치료 실시는 소화기질환의 임상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왔다. 궤양 예방·치료에 대한 공헌에서부터 위암 예방의 가능성까지 기대하는 바는 크다.

배리 마셜(Barry Marshall) 교수에게 제균의 상황과 향후 연구에 대해 들어보았다.


Q.H.pylori발견을 통해 상부 소화관질환의 개념과 진료방침이 크게 바뀌었는데요. H.pylori 제균치료에 대한 의사의 인식 변화를 어떻게 보시나요.

-H.pylori 제균치료가 인정받기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H.pylori감염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인식에 매우 신중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H.pylori양성자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 전원에게 제균치료를 하면 의사의 부담이나 의료비 증가 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H.pylori제균요법이 받아들여져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이 결과적으로는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H.pylori 양성이면 제균해야

Q.모든 감염자를 제균해야 하나요. H.pylori감염자의 90%에는 궤양이 없다고 하는데 이러한 감염자에도 제균해야 하는지요.

-개인적으로 H.pylori양성이면 제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주에서는 최근까지 무증상 환자에 대한 제균치료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제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환자나 행정에 영향력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H.pylori제균이 의무화되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제균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20대부터 H.pylori검사를 받는게 좋습니다.

Q.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균 출현으로 H.pylori의 제균성공률이 약 70% 까지 낮아졌습니다. 제균 효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확실히 H.pylori제균법으로 많이 사용하는 프로톤펌프인히비터(PPI)+아목시실린+클라리스로마이신의 3제 병용요법은 이전만큼의 제균효과를 얻을 수 없는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제균법이 모색되고는 있는데요.

그러나 이 3제 병용요법으로도 PPI나 항균제를 증량시키거나 통상 7일간의 제균치료 기간을 10일로 연장시키기만 해도 제균율을 80∼90%까지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첫번째 제균법에 실패해도 조금 다른 치료 선택지가 3∼4종류는 존재합니다. 제균치료 후에는 호기검사 등을 통해 제균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패하면 다음 제균법을 실시하는게 중요합니다.

제균에는 단점보다 장점많아

Q.위암 예방을 위해 제균하는게 좋을까요.

-제균은 반드시 해야합니다. 물론 위암 예방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제균요법의 성과는 반드시 나타난다고 봅니다.

위암이 줄어들면 내시경 검사의 시행건수도 줄어들겠지요. 제균요법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의료비기 줄어들 것입니다.

Q.제균의 장단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균에 대한 단점이 너무 강조된 것같다는 생각입니다. 확실히 약제 내성의 문제는 있습니다.

H.pylori 뿐만 아니라 다른 세균에도 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균이 증가하는 위험성이 지적돼 있어 항균제 부작용도 제균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랜 제균치료 경험상 일단 제균에 성공한 환자는 그 후H.pylori양성이 나타나지 않아 건강상의 큰 이익을 받는 것은 분명합니다. 즉 제균에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습니다.

무독화 H.pylori 이용한 경구 백신

Q.선생이 연구 중인 H.pylori을 이용한 백신의 개발 현황과 실용화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진행하는 것은 H.pylori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이 아니라 H.pylori를 다양한 백신의 약물전달시스템(DDS)으로 이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백신 연구입니다.

무독화시킨 H.pylori에 예를 들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도입하여 위속으로 옮겨 H.pylori가 위속에서 몇주간 두면서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을 획득시키는 것이죠.

이 연구가 완성되면 이른바 프로바이오틱스처럼 기능하는 H.pylori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플루엔자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백신을 경구 접종할 수 있습니다.

이미 H.pylori의 무독화와 백신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게 됐으며 현재는 동물실험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검토 중 입니다. 향후에는 되도록 빠른 시기에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할 생각입니다.

실용화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겠지만 이 백신이 만들어지면 슈퍼마켓에서 인플루엔자의 예방백신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황열병이나 말라리아 등 다양한 타입의 백신에도 응용할 수 있어 1회용 바늘이나 소독, 냉장할 필요가 없어져, 아프리카 등 가난한 국가에서도 폭넓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Q.최근 H.pylori연구에서 주목되는게 무엇인지요.

-면역학적 연구라고 할 수 있지요. 저의 백신 연구도 그렇습니다만 H.pylori에 대한 백신 연구에 흥미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H.pylori 독소에 대한 연구도 매우 중요합니다.

Q.향후 H.pylori연구의 방향은 어떨까요.

-우선 수년 이내에 위암의 발병 메커니즘이 해명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10년 정도 걸리겠지만 H.pylori 연구를 통해 장내면역기구를 해명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H.pylori를 이용한 면역질환이나 음식 알레르기의 조절, 그리고 다양한 질환에 대한 백신 접종도 가능해지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