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대규모 임상시험의 평가항목에는 강압제 이용시 치매예방효과를 설정해 놓는 경우가 많다. 즉 고령자의 고혈압과 치매의 관련성은 순환기 영역에서 중대한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제21회 미국고혈압학회(ASH)에서도 고령자의 24시간 혈압의 변동폭이 크면 인지기능이 낮아진다는 지치의과대학 오미야의료센터 종합의학과 사카쿠라 겐이치 교수의 발표가 프레스 컨퍼런스의 주제로 선정되는 등 관심을 모은바 있다. 이 연구를 발표한 사카쿠라 교수로부터 평균혈압과 맥압의 관련성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본다.

활동적인 80세이상 고령자가 대상

Syst-Eur나 SCOPE 시험을 통해 고령자 고혈압에 대한 개입이 치매증상을 개선시킨다고 보고된 이후 고령자의 고혈압과 인지기능의 관련에 주목이 모아졌다. 이제는 적어도 수축기혈압(SBP)이 높으면 인지기능이 나쁘다는 지견에 이의를 달수 없을 만큼 당연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고령자의 혈압을 고려할 때 SBP와 확장기혈압(DBP)의 차이인 맥압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되는 고령자의 혈관에서는 SBP의 상승과 DBP의 저하가 일어나 심혈관 증상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고혈압 임상에서는 혈압의 1일변동과 여러가지 장기 장애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맥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카쿠라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2년간 재직했던 쿠마노시립 기와진료소(미에현)의 80세 이상 고령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연구는 이같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단일시설 검토로는 상당한 규모로서 미국고혈압학회도 관심을 보였다.

교수는 이번 연구 대상자에 대해 “80세 이상이지만 누워있지 않고 지팡이에 의지해서라도 걸어서 통원하는 사람이었다. 독거 비율도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신체적 활동성은 높은 집단이라고 밝혔다.

평균 84±3.9세이고 여성이 약 80%를 차지했다. 내원 이유를 고혈압 외에 고지혈증, 당뇨병, 위염,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으로 통원 중인 환자로 범위를 확대시켰지만 이 중 73.3%가 강압제를 복용하고 있어 합병증 치료제를 비롯해 현재 복용하는 약제를 금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토했다.

인지기능은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로 판정했다. 연령기준을 80세 이상으로 했기 때문에 24점 미만으로 낮은 컷오프치를 설정하자 55%가 이에 해당했다. 뇌졸중 기왕력자의 비율은 12.9%였다.

1일 변동레벨과 인지기능간 유의한 트렌드

사카쿠라 교수는 이번 전체 대상자에게 MMSE와 함께 24시간 활동중 혈압(ABPM)을 검사했다.

우선 혈압 1일 변동과 인지기능의 관련을 알아보기 위해 아침 기상부터 저녁 취침까지의 혈압을 daytime BP(각성시혈압), 나머지를 nighttime BP(취침시혈압)로 정의하고 각성시 SBP의 표준편차(SD)를 1일 변동의 지표로 하여 MMSE 스코어와의 관련성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24시간 SBP치는 138.1mmHg, DBP치는 75.9mmHg이라는 평균적인 집단이었다. 하지만 산출된 SD of daytime BP, 즉 1일 변동 평균치는 21.2mmHg로 높았다. 교수는 “일반적인 1일 변동이 15mmHg임을 감안하면 변동폭이 크다. 61∼79세가 17.2mmHg로 나타난 점을 보면 80세를 넘으면서 혈압 변동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각 혈압의 항목을 차이에 따라 저·중·고의 3가지로 나누어 MMSE 스코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관찰한 결과, Kruskal-Wallis 테스트에서 유의차가 발견된 것은 (1)24시간 SBP치 (2)취침시 SBP치 (3)각성시 1일변동-의 3개 인자였다.

물론 지금까지 혈압이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왔지만 이번 검토를 통해 초고령자에서는 1 일 혈압변동 폭이 큰 증례일수록 인지기능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변동폭이 작은 군에서는 MMSE 스코어가 24.6점, 중등군에서는 23.1점, 변동의 큰 군에서는 21.5점으로 유의한 트렌드가 나타났다(그림1). 24시간 SBP의 영향을 제외시켜 보정해도 1일 변동과 MMSE 스코어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일 변동을 3개로 나눈 증례별로 평균 연령에 차이는 없어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뇌졸중 기왕력자의 비율, 당뇨병 및 고지혈증 합병 빈도에도 차이가 없었다.

한편 교수는 “유일하게 1일 변동 수치에 차이를 보인 인자가 α차단제 복용률이었다. 변동폭이 적은 군에서 8.3%, 높은 군에서 20.6%였다(중등군은 0%). 아침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하는 약제 때문이라고 생각됐지만, 다변량분석 결과 1일 변동 수치는 독립적으로 인지기능을 규정하는 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기타 강압제나 스타틴 복용률에 각 군사이에 차이는 없었다.

SBP보다 맥압이 크게 관련

이외에도 사카쿠라 교수는 동일한 대상자에 24시간 맥압(24시간 SBP치-24시간 DBP치)과 평균혈압을 산출하여 인지기능과의 관련성도 검토했다.

24시간 평균혈압은 24시간 맥압의 3분의 1 수치에 24시간 DBP치를 더한 수치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상은 24시간 평균혈압치가 96.6mmHg, 24시간 맥압 수치가 62.1mmHg로 평균적이라 “따로 조사한 61∼79세의 맥압 평균치 55mmHg에 비해 80세 이상에서는 맥압의 상승폭이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1일 변동에서 분석한 것처럼 맥압, 평균혈압에 따라 3개군으로 나누고 각 군의 MMSE 스코어를 비교했다. 그 결과 맥압이 37.1∼56.2mmHg로 낮은 군의 MMSE 스코어는 평균 24.3점, 56.5∼64.8mmHg의 중등군에서는 23.5점, 65.3∼98.1mmHg의 높은 군에서는 21.4점으로 유의한 트렌드가 나타났다(그림2).

 

또한 통계적으로 산출된 P치를 보면 인지장애와 밀접하게 관련하는 24시간 SBP치보다 더 뚜렷한 관련성이 나타났다는 점은 흥미롭다.

맥압 정도에 따라 나눈 3개군의 배경을 비교하자 뇌졸중 기왕력을 비롯한 여러 인자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나이(낮은 군 83.2세, 중등군 85.5세, 높은 군 85.4세)와 ACE억제제의 복약률(각 8.8%, 0%, 18.2%)에 차이가 나타났다.

교수는 “다변량분석 결과 맥압은 고령자의 MMSE 스코어를 결정하는 독립인자였다. ACE억제제의 영향은 중등군의 복용자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아 복용으로 인한 나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고령자라도 엄격한 강압을

한편 24시간 평균 혈압치에 따라 3개군으로 나눈 검토에서는 1일 변동과 맥압에서 인정된 “차이가 클수록 인지기능이 나빠진다”는 결과와는 다르게 나타났다(그림3).

 

사카쿠라 교수는 “전체적인 경향을 보면 평균혈압이 높은 사람은 MMSE 스코어도 유의하게 나쁘지만, 자세히 보면 중간치에 해당하는 사람의 스코어가 가장 좋다는 소위 J커브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혈압이 너무 낮아도 인지기능에 좋지 않다는 분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근거로 내린 교수의 최종분석은 “초고령자의 인지기능을 보호하려면 장시간 작동형강압제를 이용해 SBP를 더욱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는 이번 검토 결과처럼 SBP 자체나 SBP를 반영하는 지표인 맥압이 높을수록 인지장애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 있다. 동맥경화로 인해 발생하는 맥압의 상승에는 현재로서는 과도하게 상승한 SBP를 타킷으로 하여 DBP와의 차이를 줄여나가는게 타당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교수는 또 1일 변동이나 맥압의 크기가 인지기능에 깊이 관여한다는 이번 결과와 관련하여 대상자 중 각성시 혈압이 불안해지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병자가 포함돼 결과적으로 혈압치 변동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1일 변동이 큰 증례에서는 무증후성 뇌경색이나 심부 백질병변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고, 이번 증례에 분명한 뇌졸중 기왕력 차이는 없었지만 1일 변동이나 맥압의 영향때문에 뇌병변이 발생하여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