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시가 국민보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사증후군 사업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이 대사증후군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그리고 비만 등 4가지 질환을 포함돼 있다. 고혈압은 이미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으로 국민병이 됐으며 사회와 문명이 발달되면서 나타났다고 해서 문명병(文明病)이라고 불리는 고지혈증과 당뇨 역시 고혈압이 걸어온 궤적을 따라 대표적인 성인질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0세 이상 국민의 20%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통계에서 보듯이 이제 당뇨병은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또한 시급히 개선시켜야 할 보건사회문제다. 메디칼트리뷴은 창간 25주년을 맞아 우리사회에서 만연되고 있는 대사증후군과 관련 약물의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획에서 언급된 내용은 지금까지 메디칼트리뷴에서 보도됐던 기획기사를 근거로 했다.

고혈압은‘침묵의 병’이란 말처럼 고혈압환자 10명중 8명이 다른 질환치료과정 중 알게되고, 뇌출혈, 협심증, 심근경색증, 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위험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특히 표적장기 손상이 없는 경증의 고혈압 환자라도 7~10년 동안 치료하지 않으면 30%는 죽상경화성 합병증, 50%이상에서는 고혈압성 합병증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경증의 고혈압이라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최고값)이 140mmHg 이상, 확장기혈압(최저값)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표1]

[표1]측정방법에 따른 고혈압기준
      측정방법                              고혈압기준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         >140/90mmHg
24시간 활동혈압 낮(평균)      >135/85mmHg 밤(평균) >120/75mmHg
자가측정혈압                        >135/85mmHg

▲고혈압의 종류

고혈압은 크게 본태성(1차성) 고혈압과 속발성(2차성) 고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속발성 고혈압의 원인은 신장병, 부신이상 등의 병변으로 생기며 원인치료를 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보통 고혈압의 85∼90%에서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기때문에 정신적 안정, 약물 및 식이요법 등을 통해 조절해야 한다. 이외에도 발생형태 및 원인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직장고혈압 : 정기검진에선 혈압이 정상이지만 직장에서 혈압이 올라가는 현상으로 일종의 증후군이다. 혈압이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업무스트레스다.
-가면(假面)고혈압 : 원래는 고혈압 환자지만 측정당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 정상과 비정상을 오리내리는 경우 24시간 혈압측정을 통해 혈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백의고혈압 : 평상시엔 괜찮다가 의료진 가운만 보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로 평상시 생활요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직전고혈압 : 고혈압 전 단계(120∼139/80∼89mmHg). 방치하면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우로 통계에 따르면 직전고혈압환자가 4년뒤 고혈압으로 진행될 비율이 65세 이상에서 50%, 65세 이하에서는 35%다. 평상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치료방법

치료법으로는 크게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혈압 전 단계의 경우 생활요법을 통해 고혈압 진행을 억제시키는게 중요하다[표2].

-식이요법
알코올은 하루 약30g 이하 (맥주1병, 소주 2잔, 여자와 체중이 가벼운 사람은 허용량의 절반)로 마시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동맥경화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단 이보다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면 혈압과 전체적인 사망률이 증가한다.

다음은 염분감량. 하루5g의 저염식을 하면 혈압이 감소한다. 혈압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소금을 덜 섭취하면 혈압약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고 심비대가 호전된다. 주로 유제품과 과일, 채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게 좋다. 비만한 사람은 보통사람에 비해 3배정도의 고혈압 위험을 있기 때문에 정상체중을 유지(체질량지수 18.5∼24.9kg/m2)하고 금연해야 한다.

-운동요법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심폐기능개선, 체중감소를 돕는다. 그리고 고지혈증의 개선, HDL의 증가, 스트레스 등을 해소해 고혈압 환자에게 유용하다. 특히 아침체조, 산보, 걷기운동,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고, 일주일에 3∼5회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10∼20분 정도로 하다가 점차 30∼50분 정도 늘려가는게 좋다. 심장병이나 기타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 운동부하 검사나 전문의의 평가를 받은 다음에 하는게 좋다.

-약물요법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140/90mmHg 이상인 경우에 권장되며, 당뇨병이나 만성신질환이 있거나 130/80mmHg 이상이면 시작한다.

약물치료시 특별한 동반질환이 없으면 일반적으로 AB/CD법칙을 따르는데 젊은 사람은 A(ACE 억제제)와 B(Beta 차단제)를 65세 이상고령자에게는 C(Ca 길항제)와 D(Diuretics)를 우선 투여한다[표3]. 85세 이상 초고령자에게는 ACE억제제를 1차 약제로 사용해도 되지만 장점이 적어 병합치료를 고려하는게 바람직하다.

고혈압에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미국 JNC 7에 따라 합병증이 없는 제1기 고혈압의 경우 이뇨제를 1차 약으로 사용하고, 2기 고혈압(160/100mmHg이상)은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적용한다.

고혈압 약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경우는 ▲1년 이상 혈압이 효과적으로 조절되고 ▲적은 용량의 한가지 약제만으로 혈압이 조절되고 ▲고혈압의 위험인자나 장기손상이 없으며 ▲생활요법을 철저히 지속한 경우에 해당된다. 단 강압제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생활요법은 계속해야 한다.

한편 고혈압 환자가 합병증 발생없이 일생을 보내기 위해서는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치료하여 목표혈압 이하로 유지하고, 동반 위험인자를 함께 치료할 때 가능하다.  더불어 고혈압 전단계부터 심혈관 질환 위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표2]고혈압 예방 생활 수칙

1) 음식을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2)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3)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4)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가한다.
5)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6) 스트레스는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7)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표3]각 강압제별 특성
▶ 이뇨제 : 다량 투여 시 지질이나 혈당에 해로운 영향을 나타내지만 ALLHAT 대규모 역학적 조사를 근거로 1차 약으로 선택한다. 특히 심부전이나 고령자의 수축기 고혈압 시 1차로 투여한다. 그러나 이뇨제는 칼륨 배설로 돌연 심장사와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소량으로 투여하는 것이 좋다.
▶ 베타 차단제 : 일반적으로 젊은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교감신경이 항진된 환자에게 투여한다. 노작성 협심증 동반 시 아주 좋다. 안정형 협심증에는 적절치 않고 경련성 협심증시에는 칼슘 길항제와 같이 투여한다. 기관지천식, 서맥, 심부전, 말초동맥의 폐쇄성 질환 시에는 금기다.
▶ 칼슘 길항제 : 속효성 nifedipine은 심근 경색의 발병 위험과 재발 가능성이 있으나 장시간 작용형 칼슘 길항제는 이러한 부작용이 없어 고혈압 환자에 효과적이다. 특히 협심증 동반시 유리하다. 칼슘 길항제는 뇌 및 말초 순환의 개선효과도 있어 뇌경색을 감소시킨다. 단백뇨의 감소로 인한 신기능의 개선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원심성 및 구심성 소동맥을 확장시키는 칼슘 길항제의 출현으로 신 보호 효과가 증가하고 있고, 3세대 칼슘 길항제를 이용한 경동맥의 내막-중막 비후의 감소가 연구되어 동맥 경화를 동반한 고혈압치료에 효과적이란 보고가 있다.
▶ ACE 억제제 : 심부전시 효과적이어서 적극적으로 투여한다. 강압제중 심 비대를 퇴출시키는 작용이 가장 좋다. 당뇨병환자에서 ACE억제제는 내당능 개선효과가 있고 당뇨병성 신증 시 단백뇨를 감소시켜 신기능을 개선하므로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신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혈청 creatinine이 2-3mg/dl 이상 시는 신 기능의 변화를 관찰해야 하며 3mg 이상 시에는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 AII 수용체 차단제는 ACE억제제로 인해 기침이 오는 경우 투여한다.
▶ 알파1 차단제 : 고지혈증과 전립성 비대증 시에는 가장 적절하고 내당능 개선효과가 있다. 그러나 신경장애를 동반한 당뇨병에서는 기립성 저혈압을 잘 일으키므로 조심하고 심부전시에는 1차 약으로 투약하지 않는다.
▶ ARB제제 : 내약성이 우수하고 안전하며, 단독투여로도 강압효과가 높지만 이뇨제와 병합할 때 강합효과는 더 높아진다. 또 고혈압의 표적장기 손상예방효과가  ACE 억제제와 대등하다고 보고되고 있고, 기침이 없고, 혈관부종도 적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ACE 억제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대체약물을 추천되고 있다.  
김영신 기자  yskim@medical-tribune.co.kr

시장의 현재와 이후 전망
강압제 시장 1조억 시장 ‘눈앞’
ARB제제 전년 대비 큰폭 성장

최근 제약업계와 IMS 헬스가 집계한 2005년 순수 항고혈압 약제 시장은 약 8,550억 원 규모다. 이는 전년대비 약 18.3% 정도 증가한 것으로 이대로만 성장한다면 올해는 1조원을 넘기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우선 ‘2005년 강압제 계열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칼슘길항제계가 40%(3416억)로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ARB계가 31%(2647억), ACE계가 11%(940억), 알파 베타 이뇨제계가 18%(1539억)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표1]

  

주목할 점은 ARB계 시장이 최근 2년 전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점이다. 다른 계열의 경우 전체 시장의 증가율(18.3%)보다 낮은 반면 ARB는 27~30%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거듭하고 있다.

칼슘길항제 시장에서는 한국화이자제약의 노바스크가 유일한 1천억대 품목으로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005 심평원 청구실적에 따르면 노바스크는 올해 1,06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자니딥(441억), 아모디핀(351억), 아달라트오로스(308억)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칼슘길항제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제제 특성상 뇌 및 말초순환의 개선효과를 통해 뇌경색 감소와 신기능 개선효과도 있으면서 부작용이 적어 병의원에서 폭넓게 처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계열은 해가 갈수록 시장규모는 커지면서도 각 약제별 시장점유율은 1~2%정도씩 줄고 있다. 저렴한 제네릭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ARB라는 신약도 만만치 않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칼슘길항제의 점유율은 감소는 그대로 ARB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ARB 계열은 2004, 2005년 모두 약 30%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강압제 시장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심평원 청구실적에 따르면 단일성분인 사노피 아벤티스의 아프로벨이 352억원으로 이 계열에서는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MSD 코자가 320억, 노바티스 디오반(243억), 아스트라제네카 아타칸(164억), 대웅제약 올메텍(124억) 순이었다. 이중 디오반은 지난해에만 80%가 넘는 고성장을 올리고 있다.[표2]

 

ARB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처럼 이뇨제가 포함된 복합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2005년 ARB복합제 시장은 코자플러스가 287억으로 1위를 했으며, 이어 아타칸플러스(117억), 코아프로벨(113억), 코디오반(112억) 등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RB의 약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처방이 늘어나는 이유는 심혈관보호기능, 당뇨발생 위험 감소, 뇌졸중감소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마케팅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ARB제제의 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약제는 단연 ACE억제제다. 이 약의 시장점유율은 2002년 16%를 기록한 이후 매년 내리막길을 걸어오다 지난 해에는 11%를 나타냈다.

ACE억제제 시장에서는 한독약품의 트리테이스가 수년간 리딩 품목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5년 매출은 190억 원. 그 뒤를 이어 동아제약의 타나트릴(100억), 제일약품의 인히베이스(80억), 한미약품의 유니바스크(80억), 중외제약의 레니프릴(80억) 등 4개사가 불꽃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세르비에의 아서틸도 50~6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ACE제제가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마른기침이 한국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각인된데다 약효면에서 칼슘길항제와 ARB제제 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ASCOT 스터디를 통해 노바스크과 세르비에 아서틸을 병용할 경우 혈압강하는 물론 당뇨발병률도 낮추는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고혈압시장에서 ACE억제제의 권토중래(捲土重來)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베타차단제는 종근당 딜라트렌(230억)과 현대약품의 테놀민(151억)이 시장을 쌍끌이하고 있으며 알파차단제는 화이자 카두라(144억)가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이뇨제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고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미뤄볼때올해 고혈압 시장은 전년 대비 20%가 성장할 것으로 제약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psj@medical-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