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조직의 현저한 감소에 동반하여 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지방위축성 당뇨병은,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평균수명은 30∼40대로 알려져 있다. 쿄토대학 내분비내과 나카오 연구팀은 이 질환에 대한 치료법으로서 아디포사이토카인 일종인 렙틴을 보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유전자도입 마우스를 이용하여 밝혀내고, 이를 기초로 작년부터 트랜스 레이셔널 리서치로서 임상시험 중이다. 지금까지 3건의 지방위축성 당뇨병환자에 대해서 렙틴보충요법을 실시한 연구팀는 “부작용 없이 임상적으로 충분한 당·지질대사 개선효과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효한 치료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렙틴 과발현 유전자도입 마우스 만들어

지방위축성 당뇨병은 유전자 이상, 자가면역, 바이러스 감염, 약제 등의 원인으로 지방조직이 사라지는데, 이로 인해 저(低)렙틴혈증, 중증의 인슐린저항성, 과식, 고혈당, 고인슐린혈증, 고중성 지방혈증, 지방간 등을 초래한다.

현재는 지방위축 자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당·지질 대사이상에 대해서는 인슐린, 설포닐요소(SU)제나 인슐린저항성 개선제 등의 투여, 식사요법을 통해 고혈당·고중성지방혈증을 개선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 역시 중증의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높은 효과는 얻을 수 없다.

이 질환에서는 지방 조직의 현저한 감소에 따른 렙틴 저하가 당·지질 대사이상에 관여한다는 결과에 근거하여 연구팀은 이 질환에서 나타나는 렙틴의 의의 및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렙틴 과잉발현 유전자도입(LepTg/+) 마우스를 만들었다.

LepTg/+마우스는 전신의 지방조직이 거의 소실됐음에도 불구하고, 혈중 렙틴농도가 정상 마우스의 10배 이상, 중증 비만증 환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하여 섭취량 감소, 당대사와 인슐린 감수성 항진, 중성지방의 저하, 간 중량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마우스를 transgenic skinny mice라고 이름붙였다.

한편 미국립보건원(NIH) Marc Reitman 박사팀이 개발한 지방위축성 당뇨병모델(A-ZIP Tg/+) 마우스에서는 전신의 지방조직이 거의 소실하여 저렙틴혈증, 과식, 인슐린 저항성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지방간이 나타났다. 어떤 마우스라도 외관상 전신의 지방조직이 뚜렷하게 감소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표현형은 완전히 대조적이다. 다시말해서 유일하게 혈중 렙틴 농도의 차이가 양쪽 표현형의 차이에 관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우스에서 당·지질대사, 인슐린 저항성 개선효과 증명

나카오 교수는 Reitman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 LepTg/+마우스와 A-ZIP Tg/+마우스를 교배시켜, 간장에서 렙틴을 과잉 발현하는 지방위축성 당뇨병(LepTg/+: A-ZIP Tg/+) 마우스를 만들어 렙틴이 지방위축성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했다. LepTg/+: A-ZIP Tg/+마우스는 전신의 지방세포가 소실됐음에도 불구하고, 간에서 렙틴을 과잉발현하기때문에 혈중 렙틴농도가 렙틴 과잉발현 트랜스제닉 마우스와 동일 수준으로 상승하여 A-ZIP Tg/+마우스에서 나타나는 과식, 지방간, 인슐린저항성당뇨병, 고지혈증이 개선됐다.

LepTg/+: A-ZIP Tg/+마우스에서 나타난 당·지질대사 개선효과가, 렙틴의 섭식 억제작용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pair-feeding법을 이용하여 A-ZIP Tg/+마우스의 섭취량을 LepTg/+: A-ZIP Tg/+마우스와 같은 수준으로 감소시켰으나,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이나 지방간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LepTg/+: A-ZIP Tg/+마우스에서 나타난 당·지질대사, 인슐린저항성 개선효과는 렙틴의 섭식 억제작용과는 독립한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A-ZIP Tg/+마우스에 혈중 렙틴농도가 LepTg/+: A-ZIP Tg/+마우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하는 양의 렙틴을 계속적으로 투여한 결과, 당·지질대사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연구팀은 지방위축성 당뇨병 환자에 렙틴 단독 투여하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환자 3례에 임상 응용

이러한 연구 성과에 근거하여 연구팀은 2002년 4월 쿄토의대로부터 지방 위축성 당뇨병에 대한 렙틴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지난해 5월부터 렙틴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임상시험의 프로토콜은 미국의 임상시험을 토대로 대상 (1)5세 이상의 지방위축성당뇨병 (2)혈중 렙틴 농도가 남성 3.0ng/mL미만, 여성 4.0ng/mL미만 (3)미국당뇨병학회(ADA)의 진단 기준을 만족하는 당뇨병 환자-로 정했다.

시험약제는 재조합 사람렙틴(미국 암젠社)을 이용하여 생리적 혈중농도에 해당하는 양(체지방률이 남성에서 20%, 여성에서 30%일 때에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혈중 렙틴농도)을 1일 투여량으로 하여, 2회씩 12시간 마다 피하에 투여했다.

지금까지 전신성 지방위축성 당뇨병환자 3명(12세 여아, 29세 남성, 19세 남성)에 대해서, 이 요법이 시도되었다. 어느 증례에서나 body mass index(BMI)가 10kg/㎡대, 체지방률이 5%전후로 지방이 매우 감소하며, 혈중 렙틴농도가 1ng/mL 전후로 생리적 혈중농도의 약 5분의 1 ∼10분의 1로 저하했다.

혈당치, HbA1C 정상화

연구팀은 12세 여자어린이 증례를 들고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 여아의 경우 당뇨병을 일으킨지 2년이 지난 상태로, 중증의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지방간이 나타났으며,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증례는 렙틴 보충요법을 함으로써 시작 전 공복시 혈당치 200∼300mg/dL가 치료 후 2주 이내에 정상화되었다(그림).



HbA1C는 치료시작 전의 10.0%에서 3개월 이후에는 4~5%대로 개선됐다.

또,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서는 정상 글루코오스클램프시험을 실시한 결과, 글루코오스주입속도(GIR)가 치료시작 전의 1.62mg/kg/min에서 4개월 후에는 5.14mg/kg/min로 개선됐다.

그 결과, 인슐린저항성 개선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되었다. 더구나 치료 전에는 1,941mg/dL였던 중성 지방 수치도 치료 후 2주 이내에는 80mg/dL대로 개선됐으며, 치료 전에 나타난 지방간도 4개월 후에는 개선돼 있었다.

또다른 29세의 남성 증례. 이 증례는 17년의 당뇨병력을 갖고 있으며 SU제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로 치료받고 있었다. 이 증례는 렙틴 보충요법을 통해 시작 전의 공복시혈당치 150∼200mg/dL가 치료시작 전 2주 이내에 정상화됐다[그림].

HbA1C는 치료시작 전의 10.3%에서 3개월 이후에는 6~7%대로 개선됐다. 또한, 인슐린저항성에 대해서는 정상 글루코오스클램프시험에서 나타나는 GIR가 치료시작 전의 3.55 mg/kg/min에서 6개월 후에는 8.4mg/kg/min로 개선됐다. 결국 이 증례는 SU제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를 더 이상 투여하지 않게 되었다.

19세의 남성 증례, 인슐린저항성 당뇨병을 일으켜 인슐린을 1일 67U로 치료받고 있었다. 이 증례는 렙틴 보충요법에 의해, HbA1C가 치료시작 전의 8.8%에서 2개월 후에는 5%대로 개선됐다.

또, 치료시작 전 1일 67U이 필요했던 인슐린의 사용량을, 보충요법 시작 직후부터 서서히 줄일 수 있게 되었으며 2개월 후에는 인슐린 사용을 완전히 중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증례는 렙틴 보충요법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현재도 계속하고 있는데, 당·지질대사개선 효과는 지속됐으며, 렙틴에 의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보충요법 시작 전에 비해 공복감이 완화되어 식사요법이 쉬워졌다고 한다.

일반 당뇨병에도 가능성

연구팀은 “지방위축성 당뇨병의 경우에는 평생 렙틴을 계속 투여해야 하지만, 생리적 혈중농도에 상당하는 투여량의 렙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 걱정은 없으며, 임상적으로 충분한 당·지질대사 개선효과와 인슐린저항성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쿄토대학 연구팀의 기초 연구에서는 렙틴 보충요법은 지방위축성 당뇨병 이외에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의 동물 모델에서 인슐린투여량을 10분의 1정도 줄일 수 있음이 증명됐다. 더구나 2형 당뇨병의 모델 마우스와 렙틴 과잉발현 트랜스제닉 마우스와의 교배 실험에서도 렙틴이 비만을 합병하지 않는 2형 당뇨병에서도 치료제로서 상당히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만을 합병하는 2형 당뇨병에서도 렙틴에 식사량 조절을 병용하여 뛰어난 당대사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음이 나타났다.

이처럼 렙틴은 지방위축성 당뇨병 이외의 당뇨병 치료제에도 유망시되고 있다. 렙틴은 아직 승인이 되지 않은 약이지만, 지금까지 미국에서도 지방위축성 당뇨병에 대한 렙틴 보충요법을 통한 임상시험이 실시되어 매우 양호한 성적을 올린다는 점에서 조만간 프랑스 등에서도 임상시험이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