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Joint National Committee on Prevention, Detection, Evaluation, and Treatment of High Blood Pressure(고혈압의 예방, 발견, 진단 및 치료에 관한 미국합동위원회)는 6년만에 제7차 보고(JNC 7)를 발표하고 고혈압의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새 지침은 혈압을 중요시하고 치아짓계 이뇨제(Thiazide type diuretics)의 추천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며, JNC 6보다 훨씬 간단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JNC 7의 핵심에 대해 류큐대학 임상약리학 교실 우에다 신이치로 교수와 후쿠오카대학 아라카와 키쿠오 교수에게 2회에 걸쳐 들어본다. 우에다 교수는 최근 시작한 일본 고혈압 환자에서의 이뇨제 안전성 검증시험의 연구 대표자이고 아라카와 교수는 지난번 JNC 6의 감수를 맡은 적이 있다.



“prehypertension”의 설정을 평가

아라카와 교수는 JNC 7에 대해 “한마디로 잘한 것이다. JNC 6에서는 위험인자 분류 단계가 다소 복잡했지만, 이번에는 혈압관리만을 중점적으로 범위를 좁혀, 간편하고 알기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라카와 교수가 특히 높이 평가하고 있는 점은 prehypertension(즉, 고혈압 전기의 설정)이다. 일찌기 JNC 5의 위원장인 Gifford는, “high normal은 머지않아 hypertension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언급하였는데, 10년만에 그의 예언이 적중됐다.
특히 최근 Framingham Heart Study에서 55세에 정상 혈압인 사람이라도 대부분(90%)이 고혈압 발병 위험이 있다고 보고한 것은 결정적이었으며, 이 보고가 prehypertension(고혈압 전기)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정상혈압이란 어디까지일까? 브라질·아마존지역에서 약 30년전에 발견된 야노마모 인디언은 식염을 전혀 모르는 무염(無鹽) 인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혈압은 평균 95/57mmHg 정도로 보고됐다.

따라서 사람의 정상혈압은 야생의 침팬지 등과 같이 수축기혈압에서 100mmHg 이하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역학조사(Framingham Heart Study나 히사야마마치 연구)에 의하면, 혈압은 낮으면 낮을수록 뇌/심장사고는 적다. JNC 7의 혈압 분류에서 정상 혈압을 120/80mmHg 미만으로 설정한 것도 앞서 언급한 가설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지게 한다. 아라카와 교수는 115/75mmHg부터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시작된다고 밝힌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JNC 6의 고혈압 분류의 스테이지 2와 스테이지 3을 스테이지 2로 통합한데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 “JNC 7은 그 이유를 치료법이 같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수축기혈압이 180mmHg 이상이면 160mmHg일 때보다 사고가 2배 증가하며, 실제로 수축기혈압이 20mmHg씩 오를 때 마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위험은 2배가 된다고 JNC 7에서도 밝히고 있어, 역시 스테이지 3은 별도로 분류해 두는 것이 환자를 이해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도 관대한 염분섭취 기준

JNC 7은 생활습관의 수정에 대해 정상 체중의 유지, 염분 섭취 감소(減鹽), 운동, 알코올 제한 등을 제시하고 있고 이 사항을 지킬 경우 수축기혈압이 어느정도 내려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표1]. 그러나 아라카와 교수는 식염 섭취를 기존대로 1일 6g이하로 설정한 점은 JNC 7 내용에서도 모순되는 점이 있다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미국보건협회는 식품 중의 염분을 해마다 5%씩 줄여 향후 10년내 50%의 염분을 줄이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현재 미국인의 식염 섭취량은 1일 8∼9g이지만 앞으로는 1일 4∼5g이하로 저하한다고 하는 것이다. JNC 7도 이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기존의 JNC 6와 같은 6g이하로 설정했을까. 그리고 같은 JNC 7에서도 DASH study(식염을 하루 3∼4g까지 줄여 새로운 강압효과가 확인된 시험)를 표준으로 하여 생활습관의 수정에 DASH 식사 계획을 권하고 있는 점과도 모순된다.”

DASH〔Effects on blood pressure of reduced dietary sodium and the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DASH) diet. N Engl J Med. 2001; 344〕연구는, 412명의 참가자를 미국의 전형적인 식사군과 과일, 야채, 저지방식을 중심으로 하는 DASH식군으로 나누고 각 군을 다시 식염 섭취량의 레벨 따라 high(1일 8.7g), intermediate(5.8g), low(2.9g)로 나누어 4주동안 각각의 섭취량에서 양쪽군의 혈압이 얼마만큼 낮아지는가를 검토했다.

그 결과, 혈압 저하는 식염 섭취량과 직접적으로 비례하였으며, 통상식 군에서도 high 레벨과 low 레벨에서는 수축기혈압에서 6.7mmHg의 차이가 나타났다.

DASH식군의 수축기혈압은 high 레벨에서도 통상식군보다 5.9mmHg 낮았지만, low 레벨에서는 추가로 3mmHg의 혈압 저하가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DASH 식사가 강압제만을 이용한 치료와 동등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루 염분 섭취량은 당연히 4g이하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VA study 이후 이뇨제는 항상 제1차 선택제

나트륨은 삼투압 조절과 관계되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런데도 야노마모인디언과 같이 무염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나트륨의 리사이클 장치로서의 방사구체 장치와 레닌·안지오텐신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서 야노마모인디언의 레닌·안지오텐신계는 매우 분명하게 항진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아라카와 교수는 “만약 레닌·안지오텐신계가 심혈관질환의 적이라면 야노마모인디언은 모두 고혈압이나 심부전이 되어야 한다. 식염을 많이 섭취하면 리사이클 장치로서의 레닌·안지오텐신계는 오히려 저레닌이 되는데, 저레닌 상태는 심근경색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식염을 섭취하는 편이 좋다라는 이상한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고혈압과 고혈압성 장기 장애의 주범은 어디까지나 식염이며, 레닌·안지오텐신계는 공범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21세기의 고혈압치료는 감염과 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원인요법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식염 섭취량을 하루 6g 이하(일본의 JSH 2000에서는 7g 이하)로 갑자기 줄이라는 것은 현대인에게는 무리한 요구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에서도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나트륨을 배출시켜주는 원리로 고혈압을 조절해주는 가장 적합한 강압제가 이뇨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뇨제는 가장 오래된 플라시보 대조 임상시험인 1970년의 VA study(VA는 미국립재향군인병원 VA Hospitals에 유래)를 계기로 JNC가 조직되어 제 1차 보고서인 JNC 1이 나온 이후 항상 제 1차 선택제로서 사용 되어왔다.

아라카와 교수는 “이뇨제보다는 염분섭취 감소를 위주로 한 식습관 개선 쪽이 좋고, 이뇨제를 사용할 시 이를 통하여 혈압 강하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실은 PROGRESS 연구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16일, JNC 7 발표에 이어 ESH(유럽고혈압학회)는 ESC(유럽심장병학회)와 공동으로 최초의 고혈압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Journal of Hypertension 2003, 21). 혈압분류는, WHO/ISH의 가이드라인이나 미국의 JNC 6, 일본의 고혈압치료 가이드라인 JSH2000처럼 6단계의 분류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치료제는 ‘α blocker’를 포함한 6종의 혈압강하제를 동등하게 추천하고 있으며 JNC 7은 이뇨제를 강력 추천하는 반면 혈압강하제리스트에서 α-blocker를 제외한 점이 종전 지침과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아라카와씨는 “고혈압조절지침은 고령자의 치료 대상 혈압치에 한정시켜선 안되며 명확한 이론과 지견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