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장기 꺼져가는 환자 생명 연장하는 도구

국내 유일의 인공장기센터인 한국인공장기센터가 지난 6월27일 개소식을 가졌다. 인공장기는 꺼져가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새로운 삶을 제공하는 훌륭한 도구이면서 사회 경제적으로도 기존 치료방법에서 소요되는 막대한 직간접 의료비용의 절감을 도모할 수 있고 산업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고부가 의료기술을 통해 생명공학을 근거로 하는 차세대 의료산업의 주요한 견인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선경 한국인공장기센터 소장으로부터 국내외의 인공장기 현황과 함께 전망에 대해 들어 봤다.

인공 심장에 대한 필요성은 심장환자의 추세에서 보면 알 수 있다. 미국내의 심장질환 환자는 2001년 현재 약 470만명의 환자가 있고, 연간 55만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100억 내지 400억불로 추산되는 의료비를 발생시키고 있다.

미국의학회, 미국 보건원 (NIH)등의 통계 자료를 종합해 보면, 미국 내에서만 연간 약 20만명 정도의 심장병 환자가 심실 보조장치 혹은 완전이식형 인공 심장의 수혜 대상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에 대응되는 심장이식수술의 건수는 연간 2,500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실제 사용가능한 심장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며, 한 사람의 환자가 심장 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한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1990년대 중후반에 post-cardiotomy support 혹은 bridge-to-transplant 용도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의 허가를 받아 상용화에 들어간 일부 심실보조장치들은 2002년 6월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0,000명의 환자들에 시술되어 여러 가지 성공적인 결과들을 낳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최근 연간 1,000명 수준으로 환자 시술사례가 증가하였고, 기기의 안정성 및 내구성, 생체적합성 등의 향상을 바탕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혜택이 필요한 전체 환자군으로 적용범위가 넓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공심장은 혈류의 흐름이 발생하는 방식에 따라 박동식 인공심장, 원심펌프, 축류펌프로 나눌 수 있으며, 체내 이식여부에 따라 체외형 인공심장, 체내이식형, 완전 이식형 인공심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수술중 심장을 제거하느냐 여부에 따라 완전치환형 인공심장, 심장의 기능 중 어떤 부분을 보조하느냐에 따라 좌심실 보조장치, 우심실 보조, 양심실보조장치로 구분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심장이 제거된 후 심장 기능을 하는 경우를 인공심장으로 지칭하고, 심장의 역할을 보조하는 경우를 심실보조장치라고 하지만, 전자를 완전치환형 인공심장, 후자를 심실보조장치 또는 부분인공심장으로 구분하며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인공심장 범위에서 다루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국내 인공심장 개발 현황

1984년부터 서울대학교 의공학과에서 시작된 한국형 인공심장의 개발은 1995년부터는 보건복지부 선도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본격적으로 받아 개발이 보다 활기를 띄게 되었으며, 1999년부터는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한 시술을 도모하기 위한 이식형 양심실 보조장치 형태로의 개발이 고려대 흉부외과,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등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다.

이식형 좌심실 보조장치는 (주)바이오메드랩이 1998년부터 보건복지부 벤처기술개발지원과 자체 재원을 바탕으로 전기구동형 이식형 좌심실 보조장치를 개발하였다. 외형은 미국 Thoratec사의 HeartMate-VE와 유사한 타입이며, 구동 메커니즘과 혈액주머니 구조에서 독자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01년 연세대 흉부외과 동물실험에서 23일간의 생존기록 달성하였으며, 현재 기존의 동물실험용 모델에서 사람의 해부학적 특성에 맞게 형상을 수정한 임상용 모델의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체외형 좌심실 보조장치는 1991년부터 서울대 의공학과에서 개발되어 왔으며, 1995년부터는 (주)바이오메드랩이 상용화 모델의 개발을 계속하여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 각종 인증 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시험 허가 대기 중에 있으며, 구동장치의 소형화와 진동저감 및 외국 제품과의 호환성을 위해 공압식으로 구동방식을 변경한 소형 구동장치가 현재 시제품 단계에 있다.

이 외에 연세대학교 흉부외과와 단국대학교 흉부외과에서 각각 독자적인 공압식 체외형 좌심실 보조장치 개발을 시도한 바 있으며, 단국대학교 흉부외과/의공학과 그룹의 연구는 고려대학교 한국인공장기센터에 기술 이전되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식형 연속류 심실보조장치는 상기 설명된 혈액 펌프와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나, 박동성 펌핑이 아닌 연속적으로 일정하게 혈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연속류 심실보조장치는 원심펌프형과 축류펌프형의 두 종류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부피가 비교적 작도록 제작이 가능하여 체내 이식성이 양호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차세대의 인공심장용 혈액펌프로 활발히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인공심장의 향후전망

국내의 인공심장 개발은 다양한 기능과 성능에 대해서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기본적인 동물실험 성공 등으로 일정 수준의 성과를 도달하였으며, 성능 면에서 실용화 수준에 거의 도달한 부문도 있으나,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선진 연구개발 그룹의 제품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뢰도 향상을 위한 세부적인 개선을 위한 최적화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혈구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혈류패턴의 최적화를 보장하는 디자인, 소형/경량화, 장기간 이식을 위한 물리적 내구성 강화, 전자전기 측면에서 에너지 및 데이터 전송의 완전무선화 및 환자의 퇴원 후 자유 생활 보장을 위한 완전자동제어 및 원격감시장치 구현, 생체재료 측면에서 실용적이고 내구성있는 생체적합성 재료와 혈전, 감염 방지를 위한 표면 처리 등 주요기술을 비롯, 고효율 배터리 등 상용화를 위한 각종 세부적인 최적화와 실용 장치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이 가능한 수준의 동물실험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의료기기의 임상적용을 위해서는 기기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의 진행에서 GLP(Good Laboratory Practice) 인증 획득 등으로 정제된 동물실험을 통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외국의 인공심장 개발 수준을 살펴보면, 국내에 비해 다양하고 기술적으로 몇 가지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이는 풍부한 연구개발비와 고급 인력을 바탕으로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식형 좌심실 보조장치 임상 모델 개발 중
국내 인공 심장 일정 수준 도달
한국 인공장기 센터, 인공 심장 등 개발 진행

2003년 현재 FDA의 임상시험 승인을 얻어 진행중인 박동형 체내이식형 인공심장들은 1~2년 이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또한 2006년을 전후로 하여 완전치환형 인공심장이 상용화되며, 초소형 이식형 심실보조장치들이 미국 내에서 상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2003년 현재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임상시험 신청 중에 있으며, 식약청의 임상시험 허가 후 1∼3년의 기간동안 임상시험이 진행된 후 시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체내이식형 좌심실 보조장치는 향후 2∼5년의 개발과 임상시험을 거친 후 심장병 환자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인공심장 관련 기술수준이 연구비와 인력이 풍부한 미국, 일본 등 기술 선진국에 비해 차이가 있지만 1년에 130억원 상당의 개발비로 투자하는 미국의 인공심장 개발회사와 5년간 15억 내외의 연구비가 지원되었던 국내의 정부지원연구비를 비교할 때 우리 기술과 엔지니어의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기술적 성취와 잠재적 가치를 인정하여 정부에서 추가적으로 6년간 인공심장을 포함한 인공장기 연구에 매년 7억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인공장기 관련 연구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지정 연구센터인 한국인공장기센터가 고려대학교에 설립되어 인공심장을 연구개발 및 인공장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