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고혈압이 고령고혈압환자에서의 새로운 심혈관 위험인자라는 사실이 일본 지치의대 카리오 나나미 교수에 의해 밝혀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고령고혈압환자에 비교적 많아 실신, 넘어지거나, 혈관질환 등의 위험인자로서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기립성 고혈압의 임상적 의의가 문제시되는 경우는 없었다. 카리오 교수가 기립성 고혈압에 착안한 동기에 대해 알아보고 임상적의의와 병태 메카니즘에 대해 들어보았다.


Extreme dipper에서는 기립시 혈압 상승

혈압은 보통 야간에 내려가고 기상시에 함께 상승한다. 이러한 혈압일일변동을 보여주는 dipper인데 반해 야간의 강압이 10% 미만인 non-dipper에서는 뇌, 심장, 신장 등의 장기합병증이 진행되고 심혈관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는 또 야간의 혈압이 주간보다 상승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와는 다른 혈압 변동을 보이는 경우를 riser, 야간에 20%이상의 과도한 강압을 보이는 dipper는 extreme dipper로 명명하고 각각의 임상적 의의를 밝히고 있다.

교수에 따르면 riser에서는 뇌출혈이 주체인 치사적 뇌졸중이나 심혈관사의 위험이 높고 extreme dipper에서는 강력한 뇌졸중의 독립 예측인자라는 무증후성 뇌경색의 진행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교수는 이러한 혈압 일일변동 이상의 병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고령고혈압환자의 extreme dipper에서는 경험적으로 볼 때 혈압은 누워있을 때 낮아지고 기립시에 높아지는 예가 많아 기립성 고혈압과 무증후성 뇌경색, 자율신경계의 관련에 착안했다』고 말한다.

기립성고혈압서 무증후성 뇌경색 발병빈도 높아

카리오 교수는 ABPM에 의해 24시간 평균혈압이 130/80mmHg이상을 보이는 고령자 241명을 대상으로 10분간 누워있다가 15분간 상체를 70도 일으키는 헤드업 틸트(head up tilt, HUT)를 실시했다. 기립성 혈압변동은 상체를 일으킨 상태에서 6~10분간 측정한 평균수축기혈압에서 상체를 일으키기 5분전의 수축기혈압을 빼서 기립성 수축기혈압상승(OSBP)을 산출하여 평가했다.

그 결과, 기립성 저혈압군(OSBP<-20mmHg)은 23명, 기립성 정상혈압군(-20mmHg20mmHg)은 26명이었다(그림1).


교수는 대상자 전원에 두부MRI검사를 실시한 결과, 1인 당 무증후성 뇌경색은 기립성 정상혈압군에서 1.4개였으나 기립성 고혈압군에서는 3.4개, 기립성저혈압군에서는 2.7개로 모두 높게 검출됐다(표).


또 조조 수축기혈압은 기립성 정상혈압군에서는 149mmHg인데 반해, 기립성 고혈압군에서는 159mmHg으로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P=0.007).

그러나 그밖의 다른 시간대의 혈압치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ABPM에 의한 주간의 혈압변동폭을 보면, 정상혈압군이 17mmHg이었음에 반해 기립성 고혈압군에서는 21mmHg, 기립성저혈압군에서는 20mmHg으로 각각 유의하게 증가하고 있었다(P<0.0001, P=0.01).

알파차단제 투여로 기립성고혈압 사라져

한편 HUT에서 15분간 상체를 70도 일으킨 후의 신경내분비인자를 검토하자, 일반적인 고령 고혈압환자처럼 3개군 모두 레닌 활성은 낮은 수치이고 별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기립성 고혈압군에서는 카테콜아민(노르에피네프린) 및 바소프레신(항이뇨호르몬)의 상승이 기립성 정상혈압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5).

이러한 현상에 대해 카리오교수는 『기립성 고혈압을 보이는 고령자는 교감신경활동의 항진으로 카테콜아민이 상승하기 쉽고, 또 동맥경화 등에 의해 체액 쉬프트가 잘 조절되지 않기 때문에 대상(代償)메커니즘때문에 바소프레신 수치가 올라가는 것같다』고 말한다.

교수는 이들 3개군에 α1차단제 독사조신을 투여한 결과, 심박수의 상승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기립성 고혈압군에서만 HUT후의 혈압상승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기립성 고혈압의 배경병태에는 α1교감신경활동의 선택적인 항진이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교수는 또 『기립성 고혈압의 치료에는 α1차단제 뿐만 아니라 말초 카테콜아민의 분비를 억제하는 시르니디핀 등의 Ca길항제도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혈압일일변동 이상은 독립한 심혈관 위험

카리오 교수는 기립성 고혈압환자의 혈압 일일변동의 특징으로 조조고혈압 수치가 상승한다는 점에서 볼 때 『기립성 고혈압을 합병하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조조발병의 심혈관 이벤트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미 이러한 혈압 모닝서지에는 조조 α교감신경활동 항진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데, 이는 α차단제의 야간투여가 그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에 의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교수는 또 『기립성 고혈압, 조조고혈압, extreme dipper는 어떤 α교감신경활동의 항진을 배경으로 하는 상호 겹치는 병태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 3개 병태를 가진 고령고혈압환자는 혈압일일변동성의 증대에서 뇌졸중에 이르는 고위험군으로 생각된다』고 말한다(그림2).

또 최근에는 식후에 저혈압을 보이는 고령 고혈압환자에서 무증후성 뇌경색의 진행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환자는 식후에 기면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넘어지는 등 여러 위험인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식후 30분부터 1시간내의 혈압측정이 권장된다.

개개의 병태파악에 기초한 개별치료의 연구

이미 이러한 혈압일일변동 이상이 혈압수치와는 독립된 심혈관 위험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며 교수는 『기립성 고혈압에 대해서도 고령자 고혈압에 나타나는 혈압일일변동의 조절이상의 하나로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고혈압환자를 집단으로 하여 관찰했을 경우 대부분의 대규모 임상시험에 의해 강압요법이 심혈관 이벤트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고혈압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고혈압환자의 병태는 개별적으로 크게 달라 혈압일일변동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강압요법을 실시하여 상대적 저혈압을 악화시키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장기장애가 진행되는 경우는 급격한 강압에 의해 장기허혈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서 카리오 교수는 『에비던스에 기초하는 의료정보는 치료방침 결정의 초기단계에는 참고가 되지만 실제로 각 환자를 진료하는 입장으로서는 다양한 병태파악에 기초하는 개별요법이 더 많은 이익을 초래하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교수가 실시하는 혈압일일변동성에 관한 일련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individualized treatment를 목표로 한 고혈압병태 파악의 시도이며 보다 효율적인 심혈관 이벤트억제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향후 전망에 대해 교수는 『HUT의 재현성을 검토하고 기립성 고혈압 등 혈압일일변동 이상의 정상화가 실제로 심혈관예후의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