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는 여러 가지의 요인이 상호 작용하면서 병세가 악화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최근 동맥경화를 만성 염증성질환으로 파악하는 병태 개념이 정착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 부분에서 나타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역할과 함께 활성 산소종(酸素腫)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전부터 불안정 플라크에 의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의 발병이 문제가 되어 있어, 죽종의 불안정해지는 기전 해명과 그 안정화가 임상적으로 시급한 문제다. 동맥경화와 산화 스트레스의 관련을 코베대학대학원 순환호흡병태학 이노우에 노부타카교수에게 들어본다.


산화스트레스와 죽종의 불안정화

활성 산소종 발생 기원으로 NADH/ NADPH oxidase 주목

생체는 산소를 환원 과정에서 생기는 슈퍼옥사이드(O2-), 과산화수소(H2O2), 하이드록시래디칼(OH-) 등의 활성 산소종에 대한 처리 능력를 갖추고 있다. 또, 이러한 활성 산소종은 생체에 위험할 뿐만이 아니라, 백혈구를 죽이거나 세포내 정보전달의 감시자로서 필수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그 생산과 사멸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생체는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세포 상해에 노출하게 된다. 심혈관계에서는 허혈성심질환, 허혈재관류장애, 고혈압증, 심비대, 심부전 등 다양한 병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산화 스트레스는 혈관내피에 해를 미치는 하나의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그리고 동맥경화의 진행 증가에서부터 동맥경화 병변의 마지막 단계인 죽종 파탄에 의한 혈전성 폐색에 이르기까지, 각 스테이지에서 중요한 촉진 인자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생체내 활성산소 생산근원으로 시클로옥시게나제계(系), 크산틴옥시다제계, 일산화질소 합성효소, 미토콘드리아 호흡체인(chain)의 효소군, NADH/ NADPH oxidase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생산 기원 중에서도 이노우에 교수가 특히 주목하는 것이 NADH/NADPH oxidase이다.

NADH/NADPH oxidase는 원래 호중구, 마크로파지라는 탐식세포의 슈퍼옥사이드 생산계로서 동정된 효소다. 1994년에 에모리대학 Griendling등이 배양 혈관평활근세포를 안지오텐신II로 자극하자 NADH/ NADPH oxidase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후 혈관평활근세포, 내피세포, 섬유아세포, 심근세포 등의 비탐식 세포에도 NADH/NADPH oxidase 활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혈구의 NADH/NADPH oxidase는 막분획(膜分劃)에 존재하는 gp91phox(phox는 phagocyte의 oxidase라는 뜻), p22phox와 세포질 분획에 존재하는 p47phox, p67phox, p40phox, 및 small G protein의 rac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rac의 활성화로 인산화된 세포질 컴퍼넌트(component)가 세포막으로 이동하여 슈퍼옥사이드를 생산한다(그림1).



혈관 세포의 NADH/NADPH oxidase는 백혈구인 경우와 효소활성이나 활성 조절 기구에 차이가 있어 백혈구와 동일한 컴퍼넌트를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세포막 분획의 p22phox는 혈관계, 백혈구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화 LDL NADH/NADPH oxidase증가시켜 활성산소 생산촉진

이노우에교수는 산화 LDL이나 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소포스파티딜콜린(lysophosphatidyl choline, LysoPC) 등의 변성 지질로 인해 내피세포가 받는 산화 스트레스의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배양시킨 내피세포를 이용하여 LysoPC와 NADH/NADPH oxidase의 관련을 검토했다.

배양시킨 소 대동맥 내피세포의 호모지네이트 반응액 속에 NADH나 NADPH를 추가하면, 이러한 보효소의 농도의존성으로 O2-의 생산 활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NADH/ NADPH에 의존성을 보이는 효소 활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또한 DMPO(5,5 디메틸-1-피로린1-옥사이드)를 스핀 트랩약제를 이용하여 배양내피세포의 활성산소 동태를 관찰하자, 무자극인 정상 상태에서도 매우 미량의 활성산소가 생산되어 LysoPC의 자극을 받아 DMPO-OH의 래디칼이 증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 A).



LysoPC 자극에 의한 활성산소의 생산은 NA DH/NADPH oxidase 저해제인 DPI (diphenyliodonium)를 첨가하면 억제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그림2 B). 교수는 이러한 결과에서 산화 LDL의 주성분인 LysoPC가 NADH/NADPH oxidase를 활성화시켜 혈관의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고 보고 있다.

사람 허혈성심질환에서도 동일한 관련을 보여주는 결과가 얻어졌다. DCA(Directional coronary atherectomy)를 실시한 협심증 환자의 관상동맥편(片)을 이용하여 dihydroethidium 형광법으로 활성 산소의 생산 상황을 관찰한 결과, 불안정 협심증 환자에서 활성산소가 매우 확실하게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불안정협심증환자와 안정협심증환자 각각 20명을 대상으로 DCA에 의해 관상동맥편에서 나타나는 NADH/ NADPH oxidase p22phox, 활성산소, 산화 LDL의 발현율을 분석한 결과, 모두 불안정협심증 환자에서 유의하게 항진하고 있었다.

산화 스트레스로 죽종 불안정

그런데 최근 임상에서 큰 문제로 부상한 것이 소위 불안정 플라크다. 불안정 플라크는 얇은 섬유성 피막으로 덮힌 지질성분에 많은 플라크다. 콜라겐 섬유를 주체로 하여 단단하게 구축된 안정 플라크에 비해 불안정 플라크는 매우 파열되기 쉽다. 이러한 죽종의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혈전성 폐색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의 원인이다.

그러나 혈관조영에 의한 협착 정도가 반드시 그 위험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발병 전에 혈관조영을 시행할 수 있었던 증례 중 3분의 2가 협착률 50% 이하였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현재의 동맥경화 치료의 최대의 타겟은 불안정 플라크를 얼마나 안정화시키고 죽종 파열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이 발생하는 사태를 얼마만큼 예방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이노우에 교수).

죽종이 불안정해지는 메커니즘은 확실하진 않지만, key molecule로서 주목되는 것이 세포외 매트릭스
를 분해하는데 중요한 MMP(matrix metalloproteinase)다. 이것이 죽종의 섬유 성분을 분해하여 불안정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불안정 플라크에는 MMP 생산의 근원이 되는 마크로파지의 침윤이 많이 나타나 염증 반응이 죽종의 불안정화에 크게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배양시킨 소 대동맥 혈관내피 세포를 배양액 속에 LysoPC를 첨가하여 자극시키면 pro-MM P2의 생산이 증가되는데, 그 증강 작용은 NADH/NADPH oxidase 억제제인 DPI 첨가로 억제됐다.

교수는 이러한 일련의 검토를 통해 『산화 LDL 중에서도 가장 나쁘다고 생각되는 LysoPC에 의해 NADH/NADPH oxidase가 활성화되면 혈관에서 활성 산소가 많아져 MMP의 활성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NADH/NADPH oxidase는 MMP를 개입시켜 죽종을 불안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활성 산소종의 생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LysoPC의 증가를 초래한다는 일종의 악순환이 장애 혈관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현재 이러한 가설을 세워 산화 스트레스가 기존에 알려졌던 동맥경화의 진행에 따른 혈관내강의 협소화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죽종의 불안정화와 파열에도 관련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림3)고 말한다.



교수는 혈관에 복수로 존재하는 활성 산소종의 발생근원 중에서도, NADH/NADPH oxidase가 가장 강력한 발생근원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NADH/NADPH oxidase의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면 죽종의 불안정화를 효과적으로 억제 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최근 스타틴약제가 NADH/NAD PH oxidase의 활성화를 억제시킨다는 데이터가 Wagner등에 의해 보고됐다(Arterioscler Thromb Vasc Biol 20, 2000). 스타틴약제의 동맥경화 진행억제 효과, 심혈관이벤트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는데, 이 보고는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외에도 스타틴약제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죽종의 안정화를 통해 심혈관이벤트를 억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한편 비타민 E, 비타민 C로 대표되는 항산화제의 동맥경화 억제효과, 심혈관이벤트 억제효과에 관한 평가는 이루어져 있지 않다. 알려져 있듯이 1997년에 보고된 ATBC(The α-Tocopherol and β-Carotene in Angina Pectoris) study나, 2000년에 보고된 HOPE(The Heart Outcome Prevention Evaluation) study는 모두 항산화제의 유효성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ACE억제제 라미프릴의 유효성을 증명한 것으로 알려진 HOPE study에서 비타민 E의 동맥경화 진행 억제 효과가 나타난 sub study에서 투여군과 비투여군간에 유의차를 인정하지 않았던 결과는,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이노우에 교수는 『산화 스트레스가 연구 대상인 우리에게는 이 큰 과제다. 왜 효과가 없었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으로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활성 산소가 높은지 낮은지를 간편하게 스크리닝할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