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체내에서 항체를 만들어 체내 정상성분인 항원과 반응하여 병을 일으키는 자기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 시각이상이나 균형장애, 경련, 언어장애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MS 중에서도 재발 관해형 다발성경화증(RRMS)의 병태 생리에 B세포가 관여한다는 증거가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스테픈 하우저(Stephen L. Hauser) 박사팀에 의해 확인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 2008; 358: 676-688)에 발표했다.

또한 1쿨의 리툭시맙요법(15일 간격으로 2회)은 48주간에 염증성 뇌병변과 재발을 감소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MRI소견 개선

이번 시험은 48주간 실시된 제II상 이중맹검시험으로, RRMS 환자 104례를 대상으로 했다.

시험 1일째와 15일째에 피험자 69례에 리툭시맙을, 35례에 위약을 정맥주사했다.

그 결과, 리툭시맙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12, 16, 20, 24주에 MRI 검사에서 가돌리늄증강 병변의 총수가 감소했으며(P<0.001), 같은 기간 새로운 동일 병변의 수도 적게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소견은 48주간 지속됐다(P<0.001).

재발을 보인 사람의 비율은 리툭시맙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24주(14.5% 대 34.3%, P=0.02)와 48주(20.3% 대 40.0%, P=0.04) 양 시점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유해현상은 대부분 경증∼중등증이었다. 첫 번째 투여 후 24시간 이내의 유해현상의 비율은 위약군(40.0%)에 비해 리툭시맙군(78.3%)에서 높았다. 2번째 투여 후 유해현상의 비율은 리툭시맙군이 20.3%인데 비해 위약군에서는 40.0%로 높았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차는 없었다.

리툭시맙군에서는 주사와 관련해 3등급 유해현상을 보고한 사람은 4례(7.4%)뿐이었으며 두통, 요통, 우울, 사지통, 전신통, 열감, 가려움, 발진 등이었다. 주사 관련 4등급의 유해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리툭시맙군의 3례가 4등급의 유해현상을 보고했다. 1례는 허혈성관증후군, 1례는 악성 갑상선종양을 경험했으며 나머지 1례는 급성 그리고 진행성 MS 증상을 나타냈다.
감염증 발생률은 위약군에서 71.4%, 리툭시맙군에서는 69.6%였다. 양쪽군 모두 임상적으로 유의한 기회감염증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감염 관련 중증 유해현상은 리툭시맙군에서 2.9%, 위약군에서는 5.7% 나타났다.

한편 하우저 박사팀은 “이 시험의 목적은 장기간의 안전성 평가와 드문 유해현상을 알아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경고했다.

하우저 박사팀은 “리툭시맙요법을 통해 CD20+말초 B세포는 신속하고 완전히 사라졌다(CD19 발현으로 측정)”고 보고하면서도 “면역 글로불린 수치나 장기 감염위험에 대해 장기간의 B세포 소실이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사팀은 또 “리툭시맙요법을 받은 다른 피험자 집단에서 진행성 다소성백질뇌증(PML)에 이르는 JC바이러스 감염 등의 기회감염증이 보고됐지만, 이 합병증에 관한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CD20 모노크로널 항체인 리툭시맙은 선택적으로 CD20+B림프구를 타깃으로 하며 이를 없애는 작용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한지 2∼24주에 리툭시맙요법은 CD19+말초 B림프구 수를 시험시작 전 수치에서 95% 저하시켰다.

48주까지 CD19+림프구 수는 시험시작 전 수치의 30.7%로 회복됐다. 리툭시맙을 통해 감지가능한 수준의 CD3+림프구 수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면역세포도 관여

하우저 박사팀에 따르면 기존에 MS에서 문제가 되는 염증은 주로 CD4+1형 헬퍼T(Th1) 세포에 의해 중개되는 것으로 생각됐었다.

그러나 이 견해에 근거한 치료법은 재발률을 낮추지만 재연이나 장애가 완전히 억제되는게 아닐 뿐만 아니라 완전 진행형 MS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MS에서는 자기면역 B세포나 체액성면역 기전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MS환자의 병변부나 뇌척수액 속에는 클론성으로 증식한 메모리 B세포나 형질세포가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 MS환자는 B세포 사이토카인 반응성에 이상을 보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콜로라도대학 보건과학센터 그레고리 오웬스(Gregory P. Owens) 박사팀은 Neurological Research(2006; 28: 236-244)의 총론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리툭시맙 작용 기전 불확실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미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헨린 맥팔랜드(Henry F. McFarland) 박사는 “하우저 박사팀의 연구는 MS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통찰을 추가시켰다”고 NEJM(2008; 358: 664-665)에 발표했다.

맥팔랜드 박사는 “조영 MRI에서 검출되는 병변은 MS의 새로운 진행에서 처음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초기 이벤트(사고)로 볼 수 있다. 리툭시맙군에서는 이러한 병변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치료효과가 매우 신속하게 나타나고, 리툭시맙군에서는 시험시작 전부터 4주까지 병변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치료작용 기전의 해명과 질환과정에 대한 통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사는 “MS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환자의 서브그룹에서 항체가 질환과정의 구성요소라는게 전제조건이었다”고 설명하고 “B세포 제거요법 실시 후 임상적 질환활동성이 낮아지는 것은 급성기의 항체 역할을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사는 그러면서도 이 항체를 중요시하는 개념을 부정하고 있다. 이는 급성 질환활동성에 미치는 리툭시맙의 효과가 매우 신속하기 때문이다. 즉 MS에 대한 치료 메커니즘에 가용성 자기 항체의 조절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는게 박사의 견해다.

박사는 “기본적으로 MS의 질환 활동성에 대한 리툭시맙 효과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은 불확실하다”고 결론내렸다. 또한 “MS의 질환 과정에서 B세포 역할에 대해 좀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