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시카고대학의료센터 인간유전학 캐롤 오버(Carole Ober) 교수팀은 생존인자로서 작용하는 CHI3L1 유전자의 일부가 변이되면 천식 감수성과 기도과민성, 폐기능 저하가 더 심해진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 2008; 358: 1682-1691)에 발표했다.

이 유전자 변이는 천식의 바이오마커인 YKL-40(키티나제 단백질)의 혈중농도를 상승시키는데, 이와 반대로 약간 다른 변이가 일어나면 이 농도는 낮아져 천식에 방어적으로 작용한다.

CHI3L1 유전자 변이와 YKL-40 농도, 천식 감수성의 관련은 유전적으로 분리된 사우스다코타주의 한 집단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오버 교수팀은 시카고, 위스콘신주 매디슨, 독일·프라이베르크의 유전적으로 다양한 3개 백인 집단에서도 이같은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교수는 “천식 감수성을 단백질과 유전자 레벨에서 완전히 새로운 경로와 결부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지견은 중요하다. 아직 밝혀낼 점은 많지만 방향성 만큼은 뚜렷하다.
이 지견은 우리가 오랜기간 축적해 온 데이터에 근거하는 것으로 가장 의미있는 유전적 발견”이라고 말했다.

미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 엘리자베스 나벨(Elizabeth G. Nabel) 소장은 CHI3L1 유전자에 대해 “천식 감수성의 조기 분류, 천식의 예방·치료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전 연구에 이상적

오버 교수팀은 천식 등에 관여하는 유전적 요인을 발견하기 위해 오랜기간 노력해 왔다.

1994년 이후에는 추적 대상 범위를 유전적으로 격리된 미국의 종교단체인 풋터파로 좁혔다.

1874년 약 90명이 미국으로 이주하여 현재 사우스다코타주에 거주하기 시작한 풋터파는 현재 남북 다코타주, 미네소타주, 몬태나주, 워싱턴주, 캐나다에 흩어져 살고 있다.

풋터파 사람들은 유전 연구에 매우 이상적인 공통성을 갖고 있다. 1979년부터 풋터파를 조사해 온 교수는 “이들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액수의 생활비로 생활하며 동일한 교육을 받는다. 이들은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게놈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유전자를 쉽게 검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팀은 1996∼97년에 풋터파 700명 이상으로부터 천식의 임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당시 보존했던 혈액 샘플에서 YKL-40 농도를 측정한 결과, 풋터파 사람들의 약 11%는 천식을, 12%는 기도 과민성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천식 유전연구의 초점이 분명해진 것은 2007년 예일대학 지오프리 춥(Geoffrey Chupp) 박사팀이 천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적으로 단백질 YKL-40의 혈중농도가 높고, 중증일수록 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부터다(NEJM 2007; 357: 2016-2027).

유전자 차이 매우 적어

YKL-40은 천식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자연계 효소(키틴 분해 효소)로서, 키티나제라는 효소 패밀리에 속해 있다.

키티나제는 키틴에 대한 면역계 반응의 일부를 담당한다. 키틴은 특히 집먼지 진드기나 바퀴벌레 등 천식과 관련한 곤충류 외에 진균류나 기생충 등의 병원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생체 고분자마커. 키티나제는 키틴 분해 외에 천식의 주요 요소인 염증의 발단이 된다.

오버 교수는 춥 박사팀과 공동으로 천식 또는 기도 과민성을 가진 풋터파 사람도 YKL-40의 평균 농도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이 고농도는 유전되는 것으로 밝혀져 개인차는 거의 유전자 차이 때문으로 밝혀졌다.

오버 교수팀은 YKL-40을 코드하는 1번 염색체상의 CHI3L1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그 결과, 천식환자와 정상인 간에는 극히 일부 유전자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풋터파의 천식환자는 프로모터라는 유전자 발현의 조절 부분에 약간이지만 일관된 변이가 일어나기 쉽다. 이 변이가 CHI3L1 유전자의 131 C/G에 위치하는 인간게놈의 30억 염기대 속의 DNA 염기대를 변이시키는 것이다.

천식을 가진 사람은 이 위치에 구아닌(G)이 아닌 사이토신(C)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131 C/G에 C의 2카피가 유전된 사람은 YKL-40 농도가 가장 높았고 천식 유병률은 0.2, CG타입이 중등도인 사람은 0.12, GG타입이 최저의 경우는 0.08로, CC배열인 사람의 절반 이하였다.

유전적으로 격리된 풋터파에서 나타난 결과가, 유전적으로 다양한 집단에서도 일반화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코호트 시험인 COAST에 등록한 백인 소아 178례를 대상으로 CHI3L1 유전자의 변이를 검사했다.

COAST는 위스콘신대학 로버트 레만스크(Robert Lemanske) 박사가 진행하는 공동연구다.

패턴은 출생시 이미 존재

아울러 독일 소아대학병원의 샘플(천식 소아 344례와 정상소아 294례), 시카고대학의료센터 천식클리닉의 샘플(천식 성인 및 소아 99례, 정상 성인 및 소아 197례)의 2가지 임상 샘플을 이용해 천식 위험과 SNP-131 C/G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31 C/G에서 CC타입인 사람은 천식 위험이 높고, CG타입은 중등도 위험, GG타입은 저위험이었다.

COAST에서는 너무 어려 아직 천식을 일으키지 않은 피험자가 많았다. 그러나 유전자 패턴은 YKL-40 농도와 밀접하게 관련하고 있었으며 이는 출생 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오버 교수팀은 “이 위치에서 C에서 G로의 변이가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킨 결과, YKL-40 농도가 낮아져 천식을 방어한다”고 보고 있다.

단독 원인 아니다

오버 교수는 CHI3L1 유전자의 변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천식 감수성을 높이는 유전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유일한 천식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풋터파에서 CHI3L1 유전자 변이로 YKL-40 농도 변화를 설명할 수 있었던 경우는 9.4%로 다른 유전자 변이 역시 농도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교수는 이러한 변이의 발견으로 천식 위험과 폐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또다른 유전자를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지견은 천식 치료제 개발에 크게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에서는 YKL-40을 억제시키면 천식 중증도를 크게 줄일 수도 있다.

SNP-131 C에서 유전자형이 밝혀지면 이러한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사람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