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영국암연구회 암유전학 리처드 홀스턴(Richard Houlston) 교수가 흡연자의 폐암 발병 위험을 더욱 높이는 유전자와 이를 포함한 게놈 영역을 확인했다고 Nature Genetics (2008; 40: 616-622)에 발표했다.

인구 약 절반이 보유

홀스턴 교수는 폐암 위험을 높이는 결함 유전자를 발견하는 ‘전체게놈 서치’를 위해 영국과 미국 수천명의 남녀 DNA를 조사했다.

대상자는 모두 흡연자였으며 현재도 흡연 중이었다. 이 중 약반수는 폐암 환자, 반수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우선 이들을 대상으로 30만개 이상의 ‘태그’(유전자 로드맵 역할을 하는 DNA의 일부분)를 조사했다.

현재는 건강한 사람보다 폐암 환자에서 자주 나타난 15번 염색체 중 2가지 ‘태그’, 즉 유전자 변이까지 목표를 좁힌 상태다.

교수팀은 폐암과 관련하는 게놈 영역을 찾아내기 위해 다단계 방법을 이용했다.

첫번째로 30만개 ‘태그’를 검증한 다음 건강한 사람보다 폐암환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태그를 별도의 대규모 환자군과 건강한 사람군에서 재평가했다.

이 과정을 반복한 결과, 가장 중요한 10개 태그가 발견됐다.며 최종적으로는 열쇠가 되는 하나의 영역으로 범위가 좁혀져 15번 염색체장완 25.1(15q25.1)이 발견됐다.

이 유전자 변이는 이미 폐암 위험과 관련성이 지적돼 왔던 것으로, 인구의 약 반수는 이 2가지 변이 중 1개 또는 2개 모두 갖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1개 가진 흡연자나 과거 흡연자에서는 건강한 사람보다 폐암 위험이 28% 높고, 2가지 변이를 가진 흡연자나 과거 흡연자의 위험은 80% 상승했다.
한편 이러한 변이가 있어도 흡연 경험이 없으면 폐암 위험은 높아지지 않았다.
 
흡연자 10명 중 9명 폐암

CRUK 암정보국장 레슬리 워커(Lesley Walker) 박사는 “폐암환자 10명 중 9명은 흡연이 원인이다. 이번 연구는 흡연자 중에는 자신의 유전자 특성 때문에 더 큰 폐암 위험에 노출돼 있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15번 염색체의 게놈 영역에는 니코틴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2가지 유전자, CHRNA3와 CHRNA5가 존재한다.

이번 홀스턴 교수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유전자 변이가 사람들의 폐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간접적인지 여부를 검토했다.

연구 목적의 하나는 유전자 변이가 흡연량을 늘리는 등 금연을 더 어렵게 만들지 않는가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유전자 변이가 폐암 발병에 직접적이 영향을 주는냐는 것이었다.

교수는 다양한 흡연집단을 대상으로 상관관계의 정도를 비교한 결과, 하루 흡연량, 흡연기간, 과거 흡연자 등 상관관계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고 할만큼 뚜렷한 증거는 얻지 못했다.

담배와 직접적인 반응 유발

홀스턴 교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규모 추가시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 게놈 영역의 유전자는 담배와 직접적인 반응을 일으켜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이 영역의 어떤 유전자가 관계하는지, 그리고 폐암 위험을 높이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커 박사는 “폐암 발병 위험이 매우 높은 사람을 가려내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가능해 진다면 금연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새로운 금연 서비스도 나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폐암 위험이 낮은 사람이라도 담배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금연은 절대적이다. 폐암 위험과 다른 치사적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흡연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방법은 금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