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미국립보건원(NIH) 부속 미국립암연구소(NCI) 암역학·유전학부문 마리아 테레사 란디(Maria Teresa Landi) 박사는 흡연이 폐조직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며 세포분화와 면역반응 조절을 변이시켜 폐암 발병에 관여한다고 PLoS ONE(2008; 3: e1651)에 발표했다.

흡연에 의한 유전자 변이를 검토

NCI의 존 니더후버(John E. Niederhuber) 소장은 “흡연은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흡연이 폐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만한 배경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해명돼 있지 않다. 이번 연구는 이를 해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연구자인 란디 박사팀은 흡연이 폐조직 유전자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방에서 실시된 최대 폐암연구인 Environment And Genetics in Lung cancer Etiology(EAGLE) 연구를 실시했다.

등록환자 74례(44∼79세)에서 채취한 신선 동결표본(암을 보인 조직 58점, 암을 보이지 않은 조직 49점)을 이용하여 유전자 활성패턴을 나타내는 유전자 발현 프로필을 분석하여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를 비교했다.

검토 대상은 폐암 가운데 가장 많고 흡연 유무에 상관없이 발암하는 폐선암이었다. 이 가운데 28례가 현재 흡연자, 26례가 과거 흡연자, 20례가 비흡연자였다.

폐질환 환자의 과거력, 암화학요법 경험 등의 자세한 의료기록까지 입수하여 흡연의 영향을 생화학적으로 검증했다.

금연 20년 후에도 변이

수천개의 유전자 활성을 마이크로어레이 기술로 동시에 분석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암조직에서 다른 발현 패턴을 보이는 135개 유전자를 분류했다.

그 중 암조직에서 발현이 낮아진 경우는 81개, 상승한 경우는 54개였다.

TTK, NEK2, PRC1등 발현이 유의하게 상승한 유전자의 상당수는 세포주기 조절 및 유사분열과 관련했다.

세포주기란 세포가 성장하여 최종적으로 2가지 낭세포로 분화될 때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현재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에서는 암조직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STOM, SSX2IP, APLP2 등의 유전자는 시험에 들어가기 20년 전부터 금연해도 계속 변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흡연에 의한 유전자 발현의 변이는 상당기간 금연한 후에도 폐암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비암 폐조직의 검토에서는 현재 흡연자의 유전자 73개에서 발현 저하, 25개에서 발현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유전자는 면역반응의 과정에 관여하는 것이었다.

이들 유전자는 흡연에 의한 급성 독성반응에 관계하는 폐의 방어기구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흡연자의 비암조직에서는 면역반응에 관계하는 유전자의 유의한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흡연으로 인한 변이는 가역적이라고 생각된다.

세포주기 관련 유전자 변이에서 사망률 3배로

또한 흡연에 의한 유전자 발현 변이의 영향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암과 비암의 폐조직 각각에서 전체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흡연의 영향을 생존율 관점에서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흡연자의 경우 비암조직에서 세포주기 관련 유전자인NEK2와TTK의 발현이 변이되면 폐암 사망률이 3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란디 박사는 “이번 지견에서는 유사분열에 관련하는 유전자에서 발암과의 관련성이 이미 확인됐다는 점과 동일한 유전자가 흡연에 의해 변이를 일으켜 생존율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흡연에 의한 폐암 발병기전을 해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는 정보다. 유전자 발현 변이의 원인은 흡연이며 이것이 암의 형성과 진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결론내리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확보되면 이러한 유전자는 폐암 예방·치료의 중요한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에 의한 사망자 가운데 흡연이 원인인 경우는 남성에서 전체의 약 90%, 여성에서 약 80%이다.

미국에서는 2006년 조사에서 성인의 약 20.8%가 흡연자이며이 중 사망자는 약 5명 중 1명, 연간으로 치면 약 43만 8,000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흡연은 예방할 수 있는 사망 위험인자 중 상위에 랭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