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환자수가 많은 도시지역 병원에서는 응급치료실의 모든 환자에 일산화탄소(CO) 중독 여부를 스크리닝하는게 간단한 구명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로드아일랜드병원 응급대응·재해의료부장 셀림 수너(Selim Suner) 박사팀이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2008;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까다로운 CO 중독 진단

이번 연구는 관련 연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CO에 노출되면 뇌와 심장에 장애를 일으켜 최악의 경우 사망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연구에서는 로드아일랜드 병원 응급실을 찾은 1만 4,000례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CO 노출 여부를 정기적으로 스크리닝했다.

그 결과, 11례의 CO중독 환자를 분류됐으나 정작 환자 자신은 CO의 노출이 위험수준에 이르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또한 어느 환자에서도 두통, 현기증, 인플루엔자 증상 등 CO중독의 일반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대표연구자인 브라운대학 워렌·알파트의학부 응급의학·외과 교수이기도 한 수너 박사는 “CO중독이 가장 일반적인 겨울철에는 CO 스크리닝이 모든 응급환자에 확실한 도움이 된다. 물론 CO 검출기가 있어야 유독 수준의 가스에 노출된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조기에 예상 밖의 중독 증례를 분류할 수 있다면 치료를 통해 그 이상의 노출을 예방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또 이번 지견을 응급 치료실의 데이터에 응용하면 미국에서는 매년 1만 1,000건의 CO중독 환자를 발견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중독 사고의 주 요인

CO중독은 미국에서 중독사고의 주요 요인이다. 매년 약 1만 5,000건의 응급 치료실의 진찰과 500명의 과실 치사의 원인이 되며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CO는 가솔린, 등유, 목재 등을 연료로 하는 일반적인 가정용 기구에서 발생하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 잘못 환기시키거나 사용법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CO가 위험 수준까지 축적된다.

CO중독을 일으키기 쉬운 대상은 임산부, 어린이, 고령자이며 CO중독 증상은 인플루엔자나 일반적인 질환과 유사하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 병원 스태프는 휴대용의 비침습적인 펄스 CO-산소 농도계(통상적인 펄스 산소 농도계와 유사한 장치)를 이용하여 각종 원인으로 3개월 동안 응급실 진찰을 받은 1만 4,438례에 스크리닝을 실시했다.

센서를 환자의 검지나 중지에 장착시키자 혈중 CO량을 즉시 측정할 수 있었다. 이 측정 수치를 표준 트리아지(triage, 어떤 환자부터 치료할지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 순서의 일환으로 바이탈사인과 산소포화도를 함께 기록했다.

단순한 방법으로 검출 가능

그 결과, 28례의 CO중독이 검출됐으며 그 중 11례는 예상하지 못한 경우로 정기적인 스크리닝을 통해 발견됐다.

이들 환자의 약 3분의 1에는 고압 산소치료가 필요했다. 이 치료는 혈중 CO량을 줄이고 산소 농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특수한 방에서 고압하에 100% 산소를 공급한다. 환자 11례 중 4례는 흡연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