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혈당관리 치료를 강화하면 오히려 안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미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는 북미에서 진행 중인 당뇨병·심혈관질환(CVD) 위험을 검토하는 대규모 임상시험 ACCORD(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에서 입수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치료는 계획보다 18개월 일찍 중단됐다.

3례/1,000인년 사망률에 차이

미국과 캐나다 77개 시설에서 실시된 ACCORD시험에서는 40∼82세 심질환 위험 인자가 2개 이상 있거나 등록 전에 심질환으로 진단된 성인 2형 당뇨병환자 1만 251례를 등록했다.

즉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CVD로 사망할 위험이 당뇨병만 가진 경우보다 위험이 높은 환자다.

등록 당시 평균 10년간의 당뇨병을 앓고 있던 피험자를 현재 가이드라인의 추천 수치 이하의 목표혈당치를 설정한 강화군(5,128례)과 일반 혈당관리군(5,123례)으로 무작위로 나누었다.

그 결과, 중지한 시점에서 나타난 사망수는 일반군이 203례인데 비해 강화군은 257례로 사망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차이가 난 54례는 평균 약 4년간의 치료기간에 3례/1,000인년의 사망률에 해당하는 수치. 하지만 양쪽군 모두 다른 연구의 배경 인자가 같은 환자군에 비해 사망률이 낮다. 강화군은 일반 혈당관리 치료로 전환할 예정이다.

한편 피험자는 혈압이나 혈중지질의 치료 효과를 조사하는 다른 ACCORD 무작위 임상시험 2건 중 1건에 등록됐다.

강화 혈당관리 치료를 중단한 시점에서 피험자의 추적관찰 기간은 2∼7년이었다.

NHLBI의 엘리자베스 나벨(Elizabeth G. Nabel) 소장은 “검토 데이터에서 가이드라인이 추천하는 수치 미만을 목표로 하는 적극적인 혈당저하요법은 특히 위험이 높은 2형 당뇨병 환자에 해롭다. ACCORD 시험의 강화군은 치료를 중단했지만 이 군의 치료를 일반 혈당관리 치료로 전환하여 계속한다. 게다가 전체 피험자의 건강 상태를 계속 감시하여 그 원인을 찾아내 이번 시험의 또 다른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설명했다.

목표치 설정 변경 신중히

ACCORD 시험의 전체 피험자는 2009년 6월 시험종료 때까지 일반적인 혈당 관리치료를 계속하고 강화군은 일반군과 동일한 HbA1C의 목표치로 재설정된다.

강화군의 목표 혈당치는 비당뇨병자의 혈당치와 동일한 HbA1C 6% 이하였다.

일반군에서는 등록했을 때부터 저하 목표치를 미국당뇨병환자가 평균적으로 도달하는 HbA1C치 7∼7.9%로 했다.

미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당뇨병·내분비·대사 질환부 주디스 프래드킨(Judith Fradkin) 부장은 “ACCORD 시험에서 얻은 지견은 중요하지만, 많은 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시험의 피험자만큼 심혈관위험이 높고 강화군 만큼 목표혈당치가 낮게 설정돼 있는 환자는 거의 없었다. 당뇨병 환자는 주치의 상담없이 치료계획이나 목표치를 바꿔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ACCORD 시험에서 강화군은 일반군에 비해 낮은 평균적으로 낮은  HbA1C치에 도달했다.

강화군의 반수는 HbA1C치 6.4% 이하를 달성했으며 일반 혈당관리군에서는 절반이 7.5% 이하를 달성했다. 양쪽군의 평균 혈당치는 각각 등록 당시보다 낮았다.

ACCORD 시험은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2형 당뇨병환자에서 적극적인 혈당강하 치료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CVD 사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억제시키는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디자인됐다.

과거 시험에서 비당뇨병 성인의 수치까지 혈당치를 낮추는 것은 당뇨병 환자에서 CVD의 발병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이 제시됐지만 무작위 비교시험을 통한 확인이 필요했었다.

NHLBI 프로젝트 간부이자 ACCORD 시험의 운영위원이기도 한 데니스 시몬스 모튼(Denise G. Simons-Morton) 박사는 “ACCORD 시험은 중요한 연구다. 2형 당뇨병환자의 CVD 위험을 낮추는 새로운 해답을 찾아낼 것이다. 2형 당뇨병 환자에서 CVD 예방 치료에 관한 가설은 이 시험과 같은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이 시험 결과는 다른 시험에서 얻어진 지견과 함께 다양한 특징을 가진 환자에서의 목표치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률 증가 원인은 불확실

프래드킨 부장은 “ACCORD 시험의 결과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2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나 ACCORD 시험의 피험자만큼 심혈관위험이 높지 않는 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ACCORD 시험의 연구자에 의한 추가 분석에 따라서도 강화군에서의 사망률 증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실시된 분석에 의하면 어느 약제, 어떤 병용요법에도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강화군의 대부분은 미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당뇨병 치료제를 병용하여 목표 혈당치에 도달했다.

강화 및 일반군에서 주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민, 치아졸리딘유도체(주로 로시글리타존), 인슐린분비약, 설포닐 요소제, 엑세나타이드, 아카보스를 이용했다.

ACCORD 시험의 운영위원장이자 컬럼비아대학(뉴욕) 약학부·공중보건학부 윌리엄 프리드왈드(William T. Friedewald) 교수는 “로시글리타존와 관련한 최근의 우려를 감안해 추가 분석에는 이 약의 사망위험 상승에 관한 리뷰가 포함됐지만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