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제네바】 대마초를 장기간 피우면 일반 담배 흡연에 관계없이 폐암을 유발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의학연구소 리처드 비슬리(Richard Beasley) 박사팀은  European Res-piratory Journal(ERJ, 2008; 31: 280-286)에서 대마초에 담배와 동등한 유해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발암 위험은 연기를 들여마시는 정도와 사용기간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발암물질 농도 담배 2배

폐암은 세계적으로 악성 종양에 의한 사망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100만명 이상 사망시키는 질환이다.

영국 등 금연운동을 선도하는 국가들은 폐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이번 연구는 새로운 우려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젊은이들의 대마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견은 발암 물질로서 대마초의 영향을 확실하게 지적하고 있다.

대마초의 발암성은 과거 동물을 이용한 in vitro 및 in vivo 연구에서 시사된바 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에서는 강력한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고 있고, 연구결과 역시 일관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대마초가 담배보다 기도에 유해한 영향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대마초 연기에는 발암 물질인 다핵방향족탄화수소(polynuclear aromatic hydrocarbons, PAHs)가 담배 연기 보다 2배 많이 들어있다.

또한 대마초는 대개 필터없이 그리고 거의 끝까지 피우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연기 흡입량도 많다.

더구나 대마초 사용자는 연기를 깊게 흡입하기 때문에 발암물질의 기도 침착은 더욱 많아진다.

일반 담배와 비교한 대마초 사용 후 혈중 일산화탄소의 농도는 연기 흡입량이 같아도 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위험 6배

비슬리 박사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대마초와 폐암의 관련성를 검토하기 최적의 장소다.

대마초 소비량이 많고 담배와 동시에 사용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뉴질랜드 8개 보건행정구역(총 인구 180만명)에서 55세 미만이고 폐암에 걸려 병원이나 국가암등록에 등록된 환자의 4년분 데이터를 수집했다.

폐암환자 102례와 비환자 493례를 추출, 시험참가의 동의를 얻은 환자군 79례와 대조군 324례를 비교했다.

대상자 전체를 대상으로 폐암의 주요 요인(흡연, 가족력, 직업인자)을 분류하는 항목과 알코올과 대마초 사용 여부를 질문했다.

지금까지 20개 이상 대마초를 피운 사람에는 대마초를 피우기 시작한 연령, 빈도, 피우는 방법 등 자세하게 질문했다.

그 결과, 발암물질로서 폐에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담배였다. 하지만 대마초의 위험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량을 넘은 순간 뚜렷해졌다.

대마초를 피운 양이 10갑년(1일 1개 10년간 또는 1일 2개 5년간 피운 경우) 이상인 군에서는 일반 담배 등의 교란인자로 조정한 후의 폐암 위험이 5.7배로 나타났다.
또한 사용기간이 길수록 늘어나 한해 증가할 때 마다 위험은 8% 증가했다.

공중보건상 심각한 문제

이번 연구성격상 대마초와 담배의 위험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분석에 따르면 폐암에 미치는 위험은 대마초 1개가 담배 1갑(20개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슬리 박사는 이번 지견에 근거하여 뉴질랜드 폐암환자 20례 중 1례는 대마초가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