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로잔】 런던대학 임페리얼컬리지 부속 하마스미스 병원(런던) 보건서비스(NHS) 호흡기과 로비나 코커(Robina Coker) 박사팀은 호흡기질환이 장거리 비행시 여행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비행 전에 정밀 검사와 기내의 적절한 모니터링, 필요에 따른 산소요법으로 대부분의 폐질환자의 유해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European Respiratory Journal (ERJ, 2007; 30: 1057-1063)에 발표했다.

환자 600명 이상 검토

주요 항공사의 통계에 의하면 폐질환은 비행 중인 여객기내에서 발생하는 응급사태의 약 10%다.

미국에서는 긴급 착륙의 원인이 되는 응급사태 가운데 심혈관질환, 신경질환에 이어 3번째로 많다.

긴급 착륙은 환자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승객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 역시 크다.

미국에서만 이러한 긴급 착륙에 의한 경제손실은 연간 약 10만 달러에 육박한다.

장거리 비행이 늘어나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 여객기 이용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응급사태 발생 위험 역시 증가하고 있다.

기내의 기압을 고려하면 폐질환자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승객 중에서도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코커 박사에 의하면 고도 1만∼ 1만 2,000m의 기내에는 지상의 기압과는 달리 고도 2,438m에 해당하는 압력이며 심지어 2,700m에 해당하는 기압까지 낮아지는 경우도 드물지는 않다.

이러한 기압 감소를 통해 혈중 산소농도의 지표가 되는 산소분압(PaO2)은 매우 확실하게 낮아진다.

건강한 사람의 PaO2는 통상 100mmHg이지만, 비행 중에는 53∼64mmHg까지 낮아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이정도의 저하는 대부분의 사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해발 0m에서 PaO2가 이미 통상수치 이하인 폐질환자에는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제시된 폐질환자의 여객기이용 가이드라인은 대체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만 적용할 수 있으며, 기타 폐질환에 대해서는 영국 가이드라인만이 언급하고 있다.

코커 박사팀은 다양한 폐질환자의 비행에 동반하는 위험과 기내에서 산소요법의 유용성을 검토하기 위해 폐질환전문의 검사를 받은 다음 여객기 이용 환자를 등록하여 대규모 시험을 실시했다.

피험자에는 여객기를 이용하기 3개월 이전에 펄스옥시미터 검사와 1초량(FEV1.0)으로 폐기능 측정을 포함한 검진을 받도록 하여 비행 후 증상, 비행 중의 산소요법, 예정외 의료기관진찰에 관해 질문했다.

이 질문지는 4주 이내에 회수하여 호흡기질환계 37개 시설에서 총 616명을 등록시켰다.
가장 많았던 질환은 천식과 COPD이었으며 2개 질환이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간질성폐질환이 23%로 그 뒤를 이었다. 저산소증 검사를 받은 환자는 275명으로 그 중 약 반수가 기내에서 산소요법을 추천받았다.

집계 결과, 비행을 중단한 경우는 616명 중 69명(11%)으로 생각보다 적었다.

건강상의 이유가 31명이었고 대부분은 의사 조언에 따른 경우였다.

10명이 기내에서 산소요법을 추천받았지만 실시에 문제가 있었거나, 보험료가 너무 비싸 비행을 중단했다.

비행 예정일까지 사망한 경우는 7명으로 사인의 대부분은 호흡기질환이었다. 나머지 비행중지례는 다른 개인적 이유였다.

여객기를 이용한 다음 질문표에 응답한 환자 431명 가운데 약 5분의 1(18%)은 갈 때 또는 올 때, 그리고 언제나 호흡기계 증상이 발생했다.

가장 많았던 질환은 호흡곤란(77%), 기침(44%), 가슴통증(23%)이었지만 대부분이 중등도 증상이었다.

기내에서 감염 가능성도

코커 박사는 “기내에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5명이었지만 호흡기질환의 악화가 원인인 경우는 1명 뿐이었다”고 강조하고 “긴급 착륙은 1건도 없었고 여행을 중단하거나 비행중에 사망한 경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치료가 필요한 5명은 모두 비행을 마친 후 1개월 이내에 사망했다.

박사는 “비행 후 30일 이내 사망률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귀가 후 4주 이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한 81명의 65%가 하기도 감염으로 항균제를 처방받았다”고 말하고 “이는 여객기 이용이 원인인 감염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를 확인하는데는 새로운 시험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