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 혈행재건술 후 3년간의 사망위험은 비만환자가 더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심장센터 심장중재술 부장인 하인즈 부에트너(Heinz Buettner) 박사팀과 스위스 연구팀은 불안정협심증 또는 비ST상승형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 1,676명을 추적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얻어졌다고 European Heart Journal (2007;28:1694-1701)에 발표했다.

정상체중군의 50% 미만

이번 연구대상자는 1996∼99년에 불안정협심증 또는 비ST상승형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 1,676명. 관상동맥조영을 통해 원인 동맥을 스텐트로 확장시키거나 관상동맥우회로술로 관상동맥혈행 재건술을 했다.

등록환자 가운데 551명(33%)은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824명(49%)은 과체중, 292명(17%)은 비만이거나 고도 비만이었다.

비만·고도비만환자는 비교적 젊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동시에 갖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심근경색 기왕환자의 비율은 낮았다. 퇴원시 스타틴계 약물이나 ACE억제제, 베타차단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비율도 비만·고도 비만례에서 높았다.

3년 후 사망률은 정상체중군이 9.9%인데 비해 과체중군은 7.7%, 비만군은 3.6%, 고도 비만군은 전혀 없었으며, 비만·고도 비만군의 사망률은 정상 체중군의 50% 미만이었다.

사망률 저하는 모든 그룹에서 나타났으며 각종 변수로 보정해도 마찬가지였다.

부에트너 박사는 “이번 지견은 사망의 최대 위험인자가 BMI임을 보여준 1차 예방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박사는 또 “과체중이나 비만, 고도 비만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관상동맥성심질환(CHD) 위험이 높은 것은 의심할 여지는 없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 발생 후 최적의 치료를 할 경우 비만례에서는 정상체중 환자에 비해 예후가 유리하다는 소견이 얻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사팀은 “이번 지견은 비만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는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이 혼란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비만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우리의 지식을 보완시켜준다. 세계적으로 매년 약 200만∼250만명이 불안정협심증이나 비ST상승형 심근경색으로 입원한다. 혈행재건수술 후 결과에 미치는 비만의 영향은 불확실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령, 약제 영향 아니다”

부에트너 박사는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연구는 비만과 생존율 개선의 관련성만을 보여주는데 그쳤을 뿐 정작 그 원인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비만환자에서 왜 양호한 결과가 나왔는지 그 배경에 있는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

박사는 가능성있는 기전으로 (1)치료내용의 차이 (2)비교적 저연령 (3)내재성 칸나비노이드 (4)적은 혈소판수 (5)심조직 내 중성지방의 높은 수치-등을 들고 있다.

박사에 따르면 연구에서는 데이터 분석 당시 보정을 통해 대상자가 저연령이고 퇴원시 스타틴계 약물이나 ACE억제제, β차단제 처방을 받은 예가 많았으나 이것이 비만환자의 생존율을 올렸을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연구에서는 또 비만환자가 퇴원 후에 엄격한 생활개선 프로그램이나 감량프로그램의 참가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프로그램 역시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박사는 보고 있다.

박사는 “퇴원 후 생활개선과 관련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지만, 위험은 BMI의 변화가 아니라 BMI 절대치에 근거해 평가했기 때문에 임상에 미치는 이번 지견의 영향력은 크다. 각 군의 생존율 차이가 추적 초기부터 유의하고, 체중변화가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면 차이가 발생하는 시기는 이보다 늦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연구에서도 생활개선 지도를 받은 관상동맥질환자에서는 5년 후에도 BMI가 변하지 않았다고 보고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연구는 계속 중이다. 피험자가 증가하면 체중 변화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에터 박사에 의하면 (1)내인성 칸나비노이드계(비만환자 쪽이 높다) (2)혈소판수(비만환자에서 낮은 수치) (3)심장 조직내 중성지방치(대부분 심장을 보호한다고 생각됨)―등의 관여는 확실하지 않다.

박사는 “비만은 사망률 저하와 관련한 독립 예측인자였다. 따라서 비만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 있는 요인은 모두 흥미롭다. 현재까지 얻어진 지견에 따르면 비만에는 내인성 칸나비노이드계가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내인성 칸나비노이드의 뇌속 농도가 높아진다. 내인성 칸나비노이드는 쇼크나 허혈, 심근경색 등의 병적상태를 예방하는 기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비만환자의 예후에 관한 중요한 정보가 얻어짐으로써 심근경색이 발현할 것 같은 상태가 되기 전에 체중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 “급성관증후군은 심장돌연사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 혈행재건술을 조기에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약간만 감량하더라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비만과 관련한 심혈관 위험인자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