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비스바덴】 만성적인 코막힘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은 알레르기다.

하지만 아스피린 불내증이나 진균류성 비부비강염 등 다른 원인도 적지 않다.

비스바덴 비과학·알레르기학센터 룻거 클리멕(Ludger Klimek) 교수는 “간헐성 비염의 원인 가운데 알레르기가 85∼90%를 차지하지만, 코막힘이 지속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들 환자의 약 30∼50%는 알레르기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난다”고 Essex사 지원 연수회에서 설명했다.

IgE가 코에서만 생산되기도

만성 비염 뿐만아니라 꽃가루 알레르기도 프릭테스트에서 음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확실히 알레르기가 의심되지만 혈청학적으로 알레르기를 증명할 수 없는 경우에는 IgE가 코에서만 생산된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클리멕 교수는 “이 경우 코에 대한 유발시험 및 코점막이나 코분비물의 IgE를 측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막힘이 지속되고 이들 검사를 비롯하여 알레르기 검사소견이 모두 음성이면 비염증성 만성 비증(표)과 구별해야 한다. 나아가 비알레르기성 만성비염, 부비강염 또는 비폴립과도 구별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진드기 알레르기에 의한 아토피성 만성 비염환자에 비해 기관지 천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비알레르기성 만성 비부비강염의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아스피린 불내증 또는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 불내증(Widal 증후군 또는 Samter 증후군이라고도 한다)으로 전체의 약 15%를 차지한다.

그 원인은 아라키돈산 분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즉 NSAID가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 사이클로옥시게나제를 저해하여 간접적으로 류코트리엔류의 생합성을 항진시키는 것이다.

이들 매개체(메디에이터)는 혈관이나 기관지를 수축시키는데, 완벽한 질환이 되려면 비폴립, 기관지천식, NSAID불내증 ‘3개 징후’가 나타나야 한다.

질환의 진행을 막으려면 코증상만 나타나는 초기 단계부터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경구 또는 흡입을 통해 일상적으로 실시되는 유발시험은 아스피린 불내증인 경우 위험하다. 게다가 시험결과가 비록 음성이라도 이 질환을 완전하게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교수는 세포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임파구 기능검사를 실시하면 대사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스피린 불내증에 관해 양성 소견을 얻을 수 있다면 아스피린 용량을 점증시키면서 탈감작을 시도한다.

음성인 경우에는 T세포 반응성을 이용하여 호산구성 진균류성 비부비강염(eosinophilic fungal rhinosinusitis;EFRS)의 유무를 확인한다.

EFRS는 점막상의 진균류 항원에 대한 세포성 면역반응으로, 만성 비염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 경우 진균류 항원은 점막내에 침입하지 않고 점액층에 머문다. 건강한 사람의 80∼85%에서도 국소성 진균류 병변이 나타나지만, 진균류 항원에 의해 코점막의 호산구성 염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즉, EFRS에서의 문제는 진균류가 아니라 불규칙한 면역반응이기 때문에 항진균류약제로도 일시적인 효과 밖에 기대할 수 없어 면역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호산구증다성비염엔 인터페론 

포도상구균 독소가 원인인 만성 비염도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역시 면역이 관여한다. 이런 종류의 슈퍼항원은 항원제시세포를 거치지 않고 직접 B세포나 T세포를 활성시킨다.

발병하기 쉬운 대상은 주로 비폴립 환자다. 코점막이나 일부에서는 혈청에서의 엔테로톡신 항체이 검출되면 진단을 확정한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치료할 수는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으로, 현재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프릭테스트가 음성인 만성비염 원인 중 4번째로 많은 것이 호산구증다성비염(non-allergic rhinitis with eosinophilia syndrome;NARES)이다.

이는 호산구수가 증가로 인한 질환이 아니라 오히려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측되고 있어 interferon(IFN)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비점막섬모의 수송기능장애, 낭포성섬유증 또는 매독, 한센병, 결핵 등으로 인한 특이적 염증 역시 비부비강염의 원인이지만 매우 드물다. 최근에는 새로운 유발 인자로서 CC10 단백질을 코드하는 유전자 결손이 발견됐다.

비점막에서 생성되는 CC10는 항균작용과 항염증작용이 매우 강력한 이른바 내인성 항균제다.

CC10 유전자 결손은 매우 드물지만 유해물질이나 병원균에 대한 비점막의 저항력 항목에 새로 추가될 수도 있다. 아울러 다른 항균성 단백질유전자의 결손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클리멕 교수는 “5년 후에는 이러한 종류의 유전자 결손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