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40∼60대 환자에 적절한 혈압관리법이 85세 환자에는 부적합한 경우가 있으며, 초고령자에서는 혈압을 무조건 낮추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스턴대학 내과 노인의학 다니엘 오츠(Daniel J. Oates) 박사는 80세 이상의 외래 고혈압환자 4,071명(96.6% 남성)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코호트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2007; 55: 383-388)에 발표했다.

‘정상 고치(高置)’면 강압 해로워

오츠 박사는 “은퇴군인이자 고혈압의 초고령자 코호트에서 혈압치료를 받는 피험자를 조사한 결과, 혈압이 낮은 환자는 높은 환자에 비해 생존기간이 5년 짧았다”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초고령환자는 대부분 강압제가 필요하지만 과다한 강압제는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다.

박사는 “이 연령대를 치료할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140/90mmHg의 목표강압을 강조하는 현행 가이드라인과 모순되지는 않지만, 고혈압 치료를 받는 초고령자에서는 이보다 낮게 강압하면 오히려 해로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혈압이 140/90mmHg 미만인 환자에는 치료강도를 낮춰야 한다. 즉 혈압이 ‘정상 고치’ 범위내에 있는 환자에는 추가 강압은 필요없다. 물론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는 해야 한다.”(오츠 교수)

SBP는 140mmHg 바람직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오츠 박사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향후 임상시험에서 지견이 나올 때까지) 140/90mmHg 미만인 초고령 고혈압 환자에는 낙상을 일으키는 기립성 증상이나 혈압수치로 인한 쇠약이나 성장장애, 인지증상 등의 비특이적 임상증상을 엄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박사가 이번 연구에 등록한 피험자(평균 82.6세) 가운데 24.8%가 당뇨병, 40.5%가 관상동맥질환, 17.9%가 울혈성 심부전, 17.7%가 뇌혈관장애, 9.9%가 만성신부전을 갖고 있었다.

피험자는 평균 1.7개의 강압제를 복용하고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피험자의 84.5%가 강압제를 복용했다. 이뇨제가 45.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ACE억제제(38.3%), Ca길항제(35.0%), α차단제(27.5%), β차단제(21.5%) 순이었다. 5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중 피험자의 46.9%가 사망했다.

박사는 혈압이 비교적 높지만 수축기혈압(SBP)이 139mmHg 이하이고 확장기혈압(DBP)이 89mmHg 이하인 환자는 이보다 낮은 환자에 비해 추적관찰 도중에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령군에서는 지나치게 적극적인 혈압조절은 유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SBP가 낮은 환자가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환자의 SBP는 140mmHg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혈압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생존율과 혈압수치 사이에 유의한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절 상한치가 방어적

이번 연구는 과거 지견과의 관련성에서도 흥미롭다.

핀란드 로야병원 사리 레스타스(Sari Rastas) 박사는 85세 이상 고령자 521례를 9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SBP 140mmHg 미만의 남녀 전체에 사망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2006; 54: 912-918)에 발표했다.

반면 SBP가 160mmHg 이상인 사람은 사망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박사는 “비교적 청년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증거를 초고령자에 적용할 때에는 개별적으로 그리고 주의깊게 적용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여러 연구에서 고령자의 경우 혈압조절을 상한치로 유지하는게 방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츠 박사의 지견은 혈압조절의 상한치에 대해서만 보고했지만 고령자에서는 비교적 높은 혈압이 방어적 효과가 높다는 연구와 일치한다.

심혈관사망 감소효과 없어

오츠 박사는 레스타스 박사의 연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타 연구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다. 레스타스 박사팀에 의한 연구는 최근에 발표됐다.

예를 들면 헬싱키대학중앙병원 키모 마틸라(Kimmo Mattila) 박사가 BMJ(1988; 296: 887-889)에 발표한 561례(이 중 83%가 85세 이상)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발표했다.
박사는 혈압이 가장 낮은 환자군에서는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89년 UCSD(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로버트 레인저(Robert D. Langer) 교수는 BMJ(1989; 298: 1356-1357)에  65세 이상 2,270례를 포함한 4,382례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에 대해 조사한 결과, 75세 이상 남성에서는 DBP가 높아지면 대상자 전원의 사망률과 심혈관사망률이 모두 개선된다는  단계적 연명효과를 확인했다.

이러한 관련성은 여성이나 청년층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SBP와 생존율의 관계는 확실하지 않았다.

1999년 크로드베르나르대학 프랑소와즈 프랑귀피어 박사는  약물치료군 874례와 대조군 796례에 관한 데이터를 메타분석하여 그 결과를 Lancet(1999; 353: 793-796)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모두 80세 이상이었으며 강압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치료해도 심혈관사망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6%의 상대적 상승이 나타났다. 그러나 치료를 통해 주요 심혈관질환은 22%, 심부전은 39% 줄어들었다.

SBP 180이상에서 사망률 낮아

이후 2001년에 텍사스대학 의학부 시바 사티쉬(Shiva Satish) 박사는 미국 65∼84세의 남녀 전체 사망률과 85세 이상의 남녀의 전체 사망률을 비교한 6년간의 종단적 연구 결과를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2001; 49: 367-374)에 발표했다.

박사는 “85세 이상 남성은 SBP가 높아야 생존율이 높았다”고 결론내렸다. 85세 이상이고 SBP가 180mmHg 이상인 남성에서는 SBP가 130mmHg 미만인 고령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유의하게 낮았다(P<0.001). 한편 85세 이상 여성에서는 SBP 수치와 생존율 사이에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2003년에는 영국 임페리얼컬리지 크리스토퍼 불핏(Christopher J. Bulpitt) 교수는 유럽 10개국에서 실시된 80세 이상 환자 1,283례를 대상으로 한 오픈예비 임상시험에 대해 보고했다.

여기서 불핏 교수는 “환자 1,000례를 대상으로 1년간 강압 치료한 결과, 뇌졸중이 19례(그 중 9례는 비치사적) 감소했지만 뇌졸중 이외의 사망이 20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Journal of Hypertension(2003; 21: 2409-2417)에 발표했다.

혈압과 생존율 관계는 별개

오츠 박사가 실시한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1,289례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련 QOL(HRQoL) 점수를 측정하여 생존율 이외의 결과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사망률이 초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뇌졸중으로 인한 병적상태 등의 심혈관질환이 억제됐다는 에비던스를 근거로, 초고령환자의 강압치료를 정당화하려는 주장에 반박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연구는 버지니아주 모집단에서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2 종의 시험시작 전 위험조정측정치(Charlson 지수와 HRQoL 점수)에 대해 조정했다는 점에서 고혈압으로 인한 방어 효과는 혈압이 기초질환이나 생명력을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에비던스를 제시한 것이다.

혈압은 다른 인자와는 독립적으로 생존율과 관련하며 이는 비교적 높은 혈압이 어쩌면 중요 장기의 혈류를 유지하고 개선시켜 방어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