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메이요·클리닉 신경과 브래들리 뵈베(Bradley Boeve) 박사팀은 수면장애의 극단적 형태의 하나인 REM 수면행동장애(RBD)와 파킨슨병(PD) 또는 인지증(치매) 발병이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Brain(2007;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임상관찰, 병리연구 및 동물모델실험에서 RBD 환자는 나중에 레비소체인지증(LBD)이나 PD, 다계통위축증(MSA, 파킨슨병과 유사한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장애는 모두 유사한 신경변성에서 파생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비정상 시누클레인이 공통인자

뵈베 박사는 “이번 데이터는 여러 특발성(다른 신경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RBD 환자가 진행성 신경변성 질환의 초기 징후를 나타내고 있으며 대부분 시누클레인 단백질의 손상때문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시누클레인 단백질은 뇌속의 시냅스와 관련하여 비정상적인 α시누클레인 단백질 덩어리 일부가 치매로 판정될 수도 있다. 박사팀은 “문제는 시누클레인 유전자 자체가 아니라 유전자 발현 후 단백질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무엇이 이러한 상황을 일으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뚜렷했다. 환자(대부분 고령 남성)는 REM 수면시 자주 행동이 거칠어지거나 큰 소리로 울부짓는다. 박사팀이 이러한 환자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 그 후에 치매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후 부검에서는 모두 레비소체가 확인됐지만 알츠하이머병(AD)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공동 연구자 중 2명(미네소타대학)이 실시한 이전의 연구에서도 PD 또는 PD 유사질환의 발병을 수면장애와 연관짓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비AD 치매 발병과 관련지은 것이다.

박사에 의하면 환자가 혼자서 자게 하거나 오진되는 등 보고되지 않은 증례도 많다고 보고 있다.

수면 중에 격렬한 신체활동이 항상 이 병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치료하지 않은 수면시 무호흡 때문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속양압호흡(CPAP) 법을 이용한 통상적인 수면시 무호흡 치료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

치매나 파킨슨병 보다 수년이나 수십년 먼저 나타나는 것은 수면연구에서 나타나는 특발성 RBD 소견이다. 따라서 RBD가 의심되는 환자에는 수면검사가 필요하다.

 틤  박사는 “이러한 관련성은 치매나 파킨슨병의 초기 지표 중 하나다. 일부 환자는 치매 증상이나 PD 증상 모두 없었지만 지금까지 연구된 RBD 환자 모두 뇌 중추부에 이상을 보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좋은 신호일수도 나쁜 신호일수도 있다. LBD나 파킨슨병 모두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치료는 가능하다.

LBD 환자의 인지기능은 대부분 약물로 회복시킬 수 있으며 인지 개선도는 AD환자보다 양호한 경우도 많다.

의사가 직면하는 문제는 실제 증상은 한참 후에나 나타나는데다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치매나 파킨슨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주는게 과연 적절한가라는 것이다.

박사는 이를 윤리적 딜레마라고 보고 있다. “RBD 환자 대부분이 치매나 파킨슨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각 증례마다 어떤 질환이 일어날지는 예측할 수는 없다. 일부 의사는 환자에게 알리지 않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보지만 일부 환자는 증상없이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박사는 또 수십년에 걸쳐 RBD에 걸렸으나 심질환이나 뇌졸중, 암으로 사망하여 치매나 파킨슨병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증례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