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빌】 귀에 체온계를 넣고 전자음이 울릴 때까지 대기만 하면 체온을 측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커다란 잘못이다.

빌중앙병원 내과 안드레아스 거버(Andreas U. Gerber) 교수는 “당연한 일이지만 구강, 겨드랑이, 항문 또는 귀 등 신체마다 체온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다. 특히 응급시에는 측정치가 약간만 달라도 처치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좀더 정확한 측정법이 필요하다”고 Therapeutischer Umschau(2006; 63: 627-632)에 발표했다.

혀밑 뒤에서 측정

정의에 따르면 핵심 온도를 측정하는 부위는 정의에 따르면 우심방 또는 폐동맥혈이다. 하지만 이러한 측정은 침습적인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따라서 일상 임상에서는 말초에서 측정해야 한다. 현재 임상에서 실시하는 체온측정법으로 가장 신뢰성이 높은 방법은 구강온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측정 직전에 음식물을 씹거나 뜨겁거나 차거운 음료를 먹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환자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입을 닫은 상태에서도 문제없이 호흡이 가능해야 한다.

구강온도 측정시 중요한 것은 전자 디지털 체온계를 혀밑 뒷쪽에 대야 한다는 점이다. 혀밑의 온도는 혀와 입을 연결하는 설소대 밑에서 측정한 수치보다 최대 약 1℃ 높다.

위생상의 이유로 체온계에 플라스틱 캡을 씌운 경우에는 캡과 체온계가 완전히 밀착되어야 한다. 기포가 들어갈 경우 정확한 측정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체온측정법의 스탠다드는 직장온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버 교수는 (1)다른 신체 부위의 측정치보다 높고, 핵심 온도를 넘는다 (2)체온계를 직장에 삽입하는 깊이는 5∼6cm미만이라 체온이 안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신뢰성이 낮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특히 심장순환이 불안정한 환자의 경우 직장체온은 늦게 상승하기 때문에 패혈증성 쇼크가 발생했을 경우 분석을 잘못할 수 있다고 한다.

교수는 또 “겨드랑이 측정은 하지 않는게 바람직하다. 겨드랑이와 직장온도 그리고 구강온도는 상호 관련성이 낮고 오차도 최대 2℃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몇년 전부터 적외선을 이용하여 귀로 체온을 측정하는 고막온도 측정이 보급되면서 매우 간단하고 신속한 검사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고막온도 측정치는 시험조건하에서 동시에 실시한 구강온도나 직장온도의 측정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나타났다.

거버 교수는 “고막온도 측정 역시 오진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감온성 플라스틱·테이프를 이마에 붙이는 경피적 체온 측정은 신뢰성이 더 떨어져 임상에는 추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측정법이 가장 좋을까. 교수는 “협조적인 성인 환자의 경우에는 전자 디지털 체온계를 이용해 혀밑 온도를, 유아의 경우에는 직장온도를 측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