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만성신질환은 말초동맥질환(PAD)의 위험인자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네소타대학 역학·지역보건학의 키티요트 와타나킷(Keattiyoat Wattanakit) 박사는 심혈관질환의 원인 인자를 분류하기 위해 주민대상 전향적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2007; 18: 629-636)에 발표했다.

조정 후 발병위험 1.5배

와타나킷 박사는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조정하자 만성신질환자에서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경우보다 PAD 발병위험이 1.5배 높았다. 고위험 인구에 대한 PAD 스크리닝법과 예방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견은 미국 4개 지역의 심혈관질환의 원인과 자연사망을 검토한 주민대상의 대규모 전향적 연구인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ARIC)’에서 얻어졌다.

중년인구 1만 4,280명을 추정 사구체여과치(eGFR)로 나누어 평균 13.1년간 추적했다. 만성신질환은 eGFR 15~59 mL/min/1.73m2로 정의됐다.

또 우발성 PAD는 (1)정기검진에서 족관절/상완 혈압비(ABI)가 0.9미만이거나 (2)매년 정기검사에서 간헐성파행이 새로 발병했거나 (3)PAD 관련 입·퇴원―인 경우로 정의했다.

평균 13.1년간 추적관찰 동안 PAD를 일으킨 환자는 1,016명이었으며 신장기능 정상자에서는 1,000명년당 4.7명이었다. 하지만 신장기능저하가 경미한 환자에서는 1,000명년당 4.9명, 만성신질환자에서는 1,000명년당 8.6명으로 만성신질환자의 PAD 발병률은 정상인의 약 2배였다.

연령, 성별, 인종, 지역, 시험시설 등의 인자를 조정하여 분석한 결과, PAD 발병의 상대적 위험은 신장기능 저하가 경미한 환자에서 1.04, 만성신질환자에서 1.82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조정해도 만성신질환자의 상대적 위험은 1.56이었다.

다변량분석 후 각 인자가 PAD 발병에 미치는 영향도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상대적 위험은 당뇨병이 1.85, LDL 콜레스테롤(LDL-C) 160mg/dL 이상이 1.55, 관상동맥질환(CHD)이 2.25였다.

추적관찰 중에 PAD를 일으킨 1,016명 중 576명은 ABI가 저하된 경우에서만 진단됐다. 이들은 시험시작 당시 신장기능은 47.0%가 정상이었으며 50.3%는 경미한 저하상태였다. 만성신질환은 2.6%뿐이었다.

임상적 PAD 환자 중 308명은 보행이 어려워지는 간헐성 파행으로 진단됐다. 또 242명은 PAD와 관련한 하지절단이나 혈행재건술을 받았다. 이 중 96명은 시험시작 당시 신장기능이 정상이었으며 124명은 경미한 저하, 22명이 만성신질환이었다.

PAD 발병환자에서는 고령자, 당뇨병이환, 항고지혈증제 사용, CHD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평균 HDL 콜레스테롤치, ABI, 신체활동 스코어가 낮았다. 또한 PAD 발병과 흡연량, 음주, LDL-C치, 중성지방치, 피브리노겐치, 체질량지수(BMI) 간에 상관관계를 보였다.

PAD 발병환자를 ABI 0.9미만, 간헐성파행, PAD 관련 혈행재건술 등의 인자를 이용해 소그룹으로 분류하여 분석해도 일관된 위험요소가 나타났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PAD고위험환자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50세 미만의 당뇨병 환자이고 당뇨병 외에 다른 위험을 가진 경우, ABI를 이용해 스크리닝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조기 발견·대책 절실

와타나킷 박사 역시 PAD 위험증가를 인식하는 것은 전형적인 허혈성증상이 없는 환자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사에 의하면 만성신질환과 PAD의 관련은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에서도 시사됐다.

예를 들면 존스홉킨스대학 역학과 엘리자베스 셀빈(Elizabeth Selvin), 토마스 엘링거(Thomas P. Erlinger) 박사는 대규모 시험을 통해 eGFR이 60mL/min/1.73m2미만인 환자군에서는 그 이상인 환자군보다 PAD 이환율이 2배 이상임을 발견했다(Circulation 2004; 110: 738-743).

또 CHD 기왕력이 있는 폐경여성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시험에서는 eGFR가 59mL/min/1.73m2이하인 환자에서 하지 PAD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연구는 시험시작 당시 PAD 환자가 제외된데다 방법론상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와타나킷 박사는 이번 지견이 갖는 임상적 의의에 대해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만성신질환과 PAD에는 몇가지 공통적인 위험인자가 있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개선시키면 만성신질환 진행을 늦춰 PAD 발병률을 낮출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만성신질환자의 PAD에 대한 인식을 높여 조기발견의 필요성을 강조한게 더 중요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PAD 스크리닝을 전략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