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에 관한 최근 연구는 특히 종양학, 노화(베르나증후군 등 조로증 포함), 선천성 각화 부전증, 재생 불량성 빈혈 등과 임상적 관련이 있다.

이 분야의 최근 연구를 검토한 스탠포드대학 내과 스티븐 아탄디(Steven E. Artandi) 교수는 임상의를 위해서 “최근의 염색체와 세포 생물학에서의 기본적 발견은 기초과학 분야를 뛰어넘어 인간의 건강이나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6; 355: 1195-1197)에 발표했다.

‘말단복제 문제’ 해결

중요한 진보로는 텔로머레이스에 관한 발견을 들 수 있다. 아탄디 교수는 “이 효소는 전용 RNA 템플릿을 사용해 염색체 말단에 텔로미어 반복배열을 부가시킨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텔로머레이스에 의한 텔로미어 부가의 기전은 ‘말단복제 문제’(기존의 DNA 폴리머레이스는 염색체의 최말단을 복제할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했다. 텔로머레이스 성분의 불활성화로 인해 텔로미어가 단축되고 그 결과 효모가 노화했다”고 설명했다.

텔로머레이스의 2가지 주요 성분은 단백질의 촉매 서브유니트인 텔로머레이스 역전사 효소(TERT)와 텔로머레이스 RNA 요소(TERC)이다.

사람 종양의 대부분은 텔로머레이스를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상적인 조직이나 배양 정상세포는 발현하지 않는다.

in vitro로 배양하면 초대 배양세포의 상당수는 텔로미어를 유지하는데 충분한 TERT를 공급할 수 없다.

그 결과, 텔로미어는 세포분열과 함께 점차 짧아져, 최종적으로는 세포 노화를 일으킨다.

이것은 텔로미어의 소그룹이 염색체 말단의 보호 능력을 잃기 때문이며 세포의 DNA 수복 기전이 이것을 손상 DNA로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TERT를 과잉 발현하는 사람의 초대 배양세포는 텔로미어 소모를 피하기 때문에 TERT 과잉 발현 외에는 별 문제가 없는 이 세포는 무한정 증식한다. 즉, 사람의 암세포와 유사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아탄디 교수는 “암에서는 텔로머레이스 발현으로 인해 세포의 복제능력이 무한정 늘어난다. 텔로머레이스는 종양 발생 후기에 더욱 높아지는데, 이것은 종양 형성 중에 텔로미어가 상당히 단축된다는 의미다. 이 텔로미어 단축은 염색체의 안정성을 크게 손상시키며 사람암에서 광범위한 게놈변화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텔로머레이스를 발현하는 전(前)임상모델에서도 제시된 것처럼 텔로머레이스의 억제는 진행암의 종양성장을 방해하는 방법으로 효과적인 방법일지 모른다.

줄기세포와 전구세포서 발현

텔로머레이스는 조직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 정상적으로 재생하는 조직에서는 줄기세포와 전구세포가 텔로머레이스를 발현한다.

따라서 텔로머레이스를 녹아웃시킨 마우스에서는 중요한 텔로미어의 단축이 프로그램된 세포사를 유도하여 골수, 정소, 소화관 등 활발히 분열하는 조직의 기능을 해친다. 게다가 정상적으로 재생하는 조직에서는 상처가 없는 텔로미어 기능은 조직의 항상성에도 필요하다.

교수는 “줄기세포의 상처가 없는 텔로미어 기능의 필요성이 사람 조직의 텔로머레이스 발현 패턴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텔로머레이스는 텔로미어 연장 기능이 불필요한 기전에 의해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따라서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는 포유류 조직의 줄기세포와 전구세포에 대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확실히 사람 섬유아세포의 초대 배양에서는 점차 텔로미어 배열이 사라져, 이러한 구조물이 노화과정에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탄디 교수는 “노화에 동반하는 여러 사람조직에서는 텔로미어가 단축된 것으로 나타나 텔로미어는 조직에서 발생한 세포분열의 횟수를 반영하는 ‘유계 분열 시계’라고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람조직에서 중요한 텔로미어 단축은 노화응답을 활성화시키거나 세포고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고령자의 조직기능을 장애시키는 원인이 된다. 텔로미어의 기능 부전은 조직내 모든 세포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기능을 방해하여 노화를 가져오는 것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로증·가령과도 관련

베르나증후군 등 조로증에서는 텔로미어 단축이 빨라진다. 최근 베르나증후군에서 변이하고 있는 DNA에 리카제 단백질이 텔로미어의 충분한 복제와 안정성에 필요하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 발견은 텔로미어의 단축과 노화의 인과관계에 관한 지금까지의 견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텔로미어 기능의 부전은 베르나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조로증이나 나아가 정상적인 인간 노화의 일부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선천성 각화 부전증은 TERC 혹은 TERT의 변이에 의한 상염색체 우성 유전에 관련하는 증후군이다.

선천성 각화 부전증은 재생불량성 빈혈, 구강백반증, 손톱 형성이상, 피부색소침착 등의 특징을 보이는 유전성증후군이다.

또한 성염색체에 연쇄한 X연쇄형도 있다. 이는 디스케린(dyskerin)이라는 단백질이 변이했기 때문이다. 디스케린은 TERC에 결합하여 리보좀의 발생에도 관여한다.

선천성 각화 부전증 환자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텔로미어가 짧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최근 발견에 의하면, 재생불량성빈혈이 있지만 선천성 각화부전증이 없는 일부 환자는 TERC나 TERT에 변이를 가지고 있다.

아탄디 교수는 “재생 불량성빈혈 환자와 선천성 각화부전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골수기능부전은 조혈성 줄기세포 기능의 손상으로 인한 텔로미어 기능 부전이 원인이다. 한편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의 기초 생물학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고 향후 틀림없이 새로운 진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진전을 통해 인간의 질환을 좀더 해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