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우유에 들어있는 유당 때문에 우유를 먹기만 하면 설사를 하는 유당불내증. 미국소아과학회(AAP)는 과학적증거에 근거하여 유·소아·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에 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Pediatrics (2006; 118: 1279-1286)에 발표했다.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소아과 멜빈 헤이먼(Melvin B. Heyman) 교수가 만든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제품은 골염량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칼슘(Ca)공급원이자 소아∼청소년기 성장을 촉진시키는 다른 영양소의 공급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면 다른 식품이나 영양제를 통해 Ca를 섭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상유발 유당량에 개인차

유당불내증은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심각하진 않지만 중증 불쾌감, QOL 저하, 결석, 여가나 신체활동 제한, 결근 등 개인, 가족, 사회적으로 부담이 되며 의학적으로도 우려할만 질환이다. 하지만 치료법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유당불내증 치료에서의 문제점은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유당불내증의 진단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장기에 유제품 섭취가 부족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원발성 락타제결핍증=2∼3세 이전에 드물게 나타난다. 따라서 2∼3세 전에 유당흡수가 불량할 경우에는 다른 병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이 정의내린 유당불내증이란 유당 또는 유당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한 후 복통, 설사, 오심, 고창·팽만감 중 1개 이상을 보이는 임상적인 증후군이다. 증상을 일으키는 유당량은 개인마다 다르며 유당섭취량, 락타제의 결핍 정도와 섭취 유당 함유 식품의 형태에 따라 좌우된다.

유당흡수가 좋지 않은 것은 유당불내증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문제이며 유당섭취량과 락타제의 이당류 가수분해기능의 균형이 맞지 않아 발생한다. 

동양인에서는 거의 100%

원발성 락타제 결핍증은 유당흡수 불량과 유당불내증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다. 상대적 또는 절대적인 락타제 결핍 때문으로도 발생하며 연령대도 다양한데다 여러 인종에서 발현한다.

이러한 타입은 성인형 저(低)락타제증, 락타제 비지속성 또는 유전성 락타제 결핍증이라고도 한다.

원발성락타제 결핍증의 이환율은 동양인에서는 약 100%지만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에서는 불과 2 %에 불과하다. 원발성 락타제결핍증은 경미한 증상부터 시작하여 수년에 걸쳐 진행한다.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의하면 원발성 락타제결핍증과 락타제 플로리진 가수분해 효소(락타제)의 mRNA 발현의 유전적다형성은 상호 관련성을 보인다.

◆2차성 락타제 결핍증=급성위장염, 계속되는 설사, 소장세균총의 과잉번식, 암화학요법 등으로 장관점막이 손상돼 발생하는 락타제 결핍증이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발병하지만 유아기에 많이 발병한다. 선천성 락타제 결핍증은 매우 드물다.

◆발육성 락타제 결핍증=‘임신 34주 미만에 태어난 조산아에서 나타나는 상대적 락타제 결핍증’으로 정의내리고 있다. 임신 34주까지는 소화관이 발달되지 않아 락타제 등의 이당류 분해 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의하면 조산아에는 락타제 첨가유나 저유당 조제유가 도움이 된다. 한편 유당이 들어있는 조제유와 모유가 조산아에 유해하다는 증거는 없다. 

2주간 유당제거식하면 증상 소실

◆식사력(歷)은 질환 상태를 진단하기엔 부족=락타제 결핍증의 임상증상에 근거한 보고는 주관적일 수 있어 임상진단을 어렵게 만든다. 환자 나름의 유제품 섭취량이나 각종 식품의 유당 함유량이 다양해 식사나 우유가 들어있는 식품으로 인해 증상이 변화하거나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다. 따라서 식사력은 유당불내증을 확정하거나 제외하는 진단법으로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특히 복부팽만감, 고창, 복부경련, 설사 등의 증상의 중증도는 장의 락타제 결핍 정도와 반드시 관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병력은 확인하는게 도움이 돼= 유당제거식도 도움이 되는데 이 경우 식품 첨가물 라벨을 꼼꼼히 관찰해 유당원을 제거하는게 중요하다. 유당원으로는 구운과자나 빵, 식육가공품, 샐러드드레싱, 사탕이나 스넥류 등이 있다.

대개 2주간 엄격한 유당제거식을 하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유제품을 다시 섭취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락타제 결핍증으로 진단한다.

◆호기수소시험법=더 복잡한 증례의 유당흡수 불량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침습도가 가장 낮고 효과적이다. 이 시험법에서 위음성 또는 위양성 결과를 일으키는 인자로는 (1)최근의 항균제 사용 등 장내세균총에 영향을 주는 건강상태 (2)수소생성 세균결핍자(10% 이상 존재) (3)시험 전 고섬유식 섭취 (4)소장세균총의 과잉번식 (5)장관 운동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치료에는 대체품을 찾아야

가이드라인은 유당불내증 치료에는 부분적으로 소화된 제품(요구르트, 치즈, 가공유) 등 보다 새로운 방법을 이용할 수 있어 우유와 유제품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유제품을 먹지 않아 Ca섭취량이 부족해지면 골미네랄화가 낮아질 수 있어 유제품을 대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유제품은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등의 영양소 공급원이다.

유제품을 먹지 않은 어린이의 Ca섭취량은 정상적인 골미네랄화에 필요한 양이 부족하다. 특히 중요한 점은 원발성 유당불내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락타제 결핍증은 대부분은 중등도~경도이고, 이 증상을 가진 환자는 유제품을 적게 먹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자는 유당량 변동에 내성이 나타나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일과성 증상만을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세리악병 또는 유단백질 불내증 환자는 같은 상황이라도 진행성 염증이나 점막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쌀로 만든 우유, 두유, 요구르트, 숙성 치즈, 경구 락타제 보충제도 고려할만하다.

선진국에서는 급성 위장염의 경우라도 유당의 소화·흡수는 충분히 유지되기 때문에 저유당 또는 유당 제거 조제유는 중증 저영양아를 제외하고는 유당이 든 표준 조제유에 비해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중증 저영양아에는 유당이 든 조제유가 설사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유당을 제거한 조제유가 좋다. 모유를 먹인 아기는 어떠한 경우에도 모유를 계속 먹어야 한다.

최근 에비던스에 의하면 식사에 들어있는 유당은 Ca흡수를 높이고, 반대로 유당제거식은 Ca흡수를 저하시킨다. 따라서 유당불내증과 유당제거식은 이론적으로는 불충분한 골미네랄화를 가져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