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조지아주 애틀랜타】 외상에 의한 뇌손상 후 즉시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면 사망 위험이 감소하고 기능후유장애의 정도도 줄어드는데다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에모리대학 응급부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교수에 의해 Annals of Emergency Medicine(2006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미국에서는 작년 약 150~200만명이 TBI가 발생했으며 이 중 5만명이 사망하고 8만명이 새로운 장기장애자가 되고 있다. 또 TBI는 소아와 군인에서 나타나는 사망·후유장애의 최대 원인이기도 하다. TBI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로 과거 30년간 TBI의 새로운 치료법은 개발되지 못했다.

성호르몬 외 작용도 주목

라이트 교수는 프로게스테론이 TBI 치료법으로 기대할만한지를 평가하기 위해 임상시험 계획을 세웠다. 3년간에 걸친 예비시험 ProTECT(Progesterone for Traumatic Brain Injury, Experimental Clinical Treatment)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II상 시험은 신뢰성 높은 방법이며, 프로게스테론을 주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계획됐다. 아울러 치료법이 TBI환자에 안전한지 여부가 검토됐다. 교수는 TBI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예비적 증거가 얻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게스테론은 성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람 조직에서 보호작용을 발휘하는 신경스테로이드이기도 하며 사람의 뇌에 미량이 존재한다. 프로게스테론은 정상 뉴런이 되는데 필수요소이며 손상받은 뇌조직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GCS가 4~12인 환자 평가

피검자는 애틀랜타에서 유일한 일차 응급센터인 그래디기념병원에서 손상 후 11시간 이내에 입원한 환자로 했다.

환자는 자동차 사고, 자전거사고 또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TBI가 발생했다. 첫 번째 실시한 글래스고우 혼수척도(GCS) 점수는 4~12였다.

GCS는 TBI 수치를 평가하기 위해 널리 이용되는 지표로, 4~8점은 중증 TBI를 시사하며 대개 혼수를 동반한다. 8~12점은 중등도 TBI를 가리킨다. 피검자는 인지기능에 장애를 입기때문에 가족이나 법적 자격이 있는 대리인으로부터 시험참가 동의를 얻었다.

5명 당 4명(80%)에는 프로게스테론을 주사하고 5명 중 1명(20%)에게는 위약을 투여했다. 프로게스테론, 위약 중 어느 것을 투약했는지는 시험 종료때까지는 아무도 모르게 했다.

손상을 입은지 30일 후 객관평가척도를 이용하여 피검자의 신경학적 기능과 기능장애 수치를 조사했다.

사망률 50% 감소

라이트 교수는 이전 프로게스테론 주사는 신뢰성이 높고 혈류 중의 농도를 예측 수치로 조정할 수 있다고 논문에서 발표한바 있다. 이번에는 약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보고했다.

교수는 “우리는 좀더 근거있는 증거를 발견했다. 프로게스테론은 TBI에 안전하며 부작용이나 중증부작용은 없었다. 또 프로게스테론 투여군에서는 사망률이 50% 감소했다. 또 중등도 뇌손상 환자에서는 신체기능의 예후와 장애 중증도가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에서는 신체기능에 관해서는 객관적 평가도구의 장애평가척도를 이용해 평가했다. 또 신체기능 평가에는 글래스고우 아웃컴척도가 이용됐다.

위약군과 프로게스테론군에서 부작용 발생률에는 유의차가 없었다. 위약군의 약 30%는 두부외상 후 30일 이내에 사망했지만, 프로게스테론군에서는 13%였다. 사망환자의 대부분은 중증 TBI였다.

30일째의 기능장애 평균은 위약군의 생존 환자보다 프로게스테론군의 생존 환자에서 나빴다. 하지만 이는 프로게스테론군에서 중증 TBI라도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1년 후 결과에 대해서는 조만간 보고될 예정이다.

프로게스테론은 저렴하고 널리 사용할 수 있는데다 다른 질환의 치료목적으로 사람에 대해 안전하게 사용돼 온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때문에 TBI의 치료법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은 두부, 쇄골하, 서혜부 등에 유치하는 중심정맥 라인이 아니라 손등이나 팔에서 쉽게 주사할 수 있어 방법적으로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소아·뇌경색서도 검증해야

스타인 박사는 프로게스테론에 신경보호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약 20년간 프로게스테론을 연구해 온 박사는 “뇌손상을 가한 암수 래트에 즉시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면 뇌종창이 줄어들어 거의 완전히 회복됐다. 뇌손상 후에는 유해한 화학물질이 방출되는데 프로게스테론은 이러한 화학물질의 방출을 억제시키거나 늦춰주고 뇌세포사를 막아준다”고 말했다.

박사는 현재 대규모 다시설 공동 제III상 시험을 계획 중이다. 또한 TBI환자 1천명을 대상으로 프로게스테론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NIH에서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또 군인 사망원인의 대부분인 폭발사고에 의한 뇌손상에 대한 프로게스테론의 효과도 동물실험을 통해 연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뇌손상은 소아의 사망과 기능장애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에 소아의 뇌손상에서의 프로게스테론의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 대학 등에서 실시된 동물실험에서 프로게스테론은 일과성과 진구성의 허혈성 뇌졸중에 의한 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보고돼 주목할만한 지견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이를 근거로 프로게스테론 또는 프로게스테론의 대사물질이 급성 뇌졸중 치료에 효과적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TBI와 동일한 예비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