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비스바덴】 기센대학병원 제2내과 베르너 시거(Werner Seeger) 교수는 “병에 걸린 장기의 기능을 개선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기존 의료와는 달리 재생의료에서는 생리학적 기능을 가진 장기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제112회 독일내과학회에서 설명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또 이미 시작됐고 기대할만한 여러가지 재생의료에 대한 연구도 소개됐다.

환아와 심장판 같이 성장

생체가 가진 발달 분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아직 본격적이진 않지만 장기(臟器) 성장 프로세스를 재활성화시키는, 예를들면 손상된 심근을 재생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막스프랑크심폐연구소 토마스 브라운(Thomas Braun) 교수는 “도롱뇽 등 꼬리가 달린 유미류(有尾類)에서는 이런게 가능하지만 사람에 적용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등생물의 체내에 있는 비교적 안정된 네트워크와 구조에 다시 가소성을 갖도록 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가소성이 높은 줄기세포는 당초부터 이러한 목적에 맞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브레이크가 없는’세포분열을 제어한다는 또 하나의 큰 과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현시점에서는 포유동물에서도 심근세포의 분열을 일정한 범위내로 억제하면서 유발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종양유전자의 강력한 힘을 빌려야 한다.

교수는 “한쪽 나사를 지나치게 많이 조이면 전혀 기대하지 않은 또다른 과정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직공학을 구사한 이식편의 제작은 이제는 더 이상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하노버의대 외과 악셀 하베리흐(Axel Haverich) 교수는 “환자에서 채취한 세포를 생물유래나 인공적으로 합성시킨 매트릭스상에 증식시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자가배양 이식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 심장판이 이미 14명의 환아에 이식됐으며 4년전에 이식받은 2명에서는 이식한 심장판이 환아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관의 일부를 조직공학적으로 재구축하는 시도도 성공했으며 동물실험에서는 기관 전체의 임플란트의 이식도 실시 중이다.

최근 조직공학적으로 만든 정맥을 골반종양인 여성환자에 이식하는데도 성공했다고 한다.

재생과정 약제로 유발

한편 기센대학병원 제5내과 프리드리히 그리밍거(Friedrich Grimminger) 교수는 폐고혈압증에 대한 원인요법으로 약제를 이용하여 재생 과정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여기에는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는게 아니라 세포를 증식시켜 비대해진 폐혈관벽 구조를 정상화시키는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악성종양에 적응을 가진 분자표적 치료제인 글리벡의 투여가 시도됐다.

이 약이 증식한 혈관벽 세포의 아포토시스를 촉진시키는데 착안하여 폐혈관의 협착과 혈압상승을 초래하는 ‘세포 쓰레기에서 생기는 딱지’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2005년 9월 교수팀은 한 남성환자에 이 치료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3개월간 투약으로 폐의 혈관저항이 급속하게 낮아지고 6분간의 보행거리는 260m에서 395m로 늘어났다.

아울러 질환중증도 역시 뉴욕심장협회(NYHA)분류 IV에서 II도로 개선됐다고 한다.
이러한 성과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5;353:1412-1413)에 발표됐으며 이 환자의 상태는 현재 안정돼 있다고 한다.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 내과 안토니 딕 호(Anthony Dick Ho) 교수는 “줄기세포는 체조직을 재생시키는데 있어서 만능병기처럼 보이지만 1960년대 초 줄기세포를 발견한 이래 혈액줄기세포 치료가 임상적으로 응용되기까지 40년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독일에서만 연간 3,700명, 전세계적으로는 3만명의 환자가 이러한 치료 혜택을 받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