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유방암을 치료할 때 표준 화학요법을 받은 여성환자의 약 절반은 5년 이내에 암이 재발한다. 대부분의 화학요법제는 부작용을 갖고 있지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예측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가주대학(USC) 생화학·분자생물학 에이미 리(Amy S. Lee) 교수가 Cancer Research (2006;68:7849-7853)에 발표한 새로운 생물마커에 대한 연구지견을 통해 개선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GRP78단백질량이 지표

리 교수와 남가주 노리스암센터 연구팀은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화학요법제에 반응하는 유방암과 반응하지 않는 유방암을 구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종양생물마커를 발견했다.

교수는 1980년 GRP78단백질(78-kDA글루코스 조절단백질)의 유전자를 분리했다.

이 유전자는 글루코스 결핍이라는 스트레스에 노출된 세포를 사망하지 않도록 보호한다. 이번 연구에서 GRP78량이 많은 유방암은 토포이소메라제억제제인 아드리아마이신을 기본으로 하는 일반적인 화학요법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으로 판명됐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정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고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구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남가주 노리스종합암센터에서 치료받은 II~III기 유방암환자 432명의 진료카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209명이 아드리아마이신을 기본 약제로 하는 화학요법을 받았다.

127명은 화학요법을 받기 전에 종양검체를 채취받았다. 항체를 이용해 이 검체를 분석하여 GRP78단백질을 검출해 염색해 보았다. 검사 결과, 검토 대상이 된 종양의 3분의 2(67%)에서 GRP78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진료카드를 분석한 결과, 종양에서 GRP78량이 많은 여성환자에서는 암이 재발하기 쉽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이는 종양의 병기에 관계없이 환자가 아드리아마이신을 기본으로 하는 화학요법을 받고 화학요법 후 탁산으로 추가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에 특히 해당했다.

마찬가지로 유방절제술 후에 아드리아마이신의 기본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종양의 GRP78량이 높아진 경우는 동일 치료를 받고 GRP78량이 낮은 환자에 비해 암이 쉽게 재발했다.

탁산 추가로 위험 낮춰

리 교수는 향후 연구를 통해 이번 지견이 확인되면 유방암 진단을 받은 모든 여성에 스크리닝할 수 있는 표준적인 검사법이 얻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수는 “GRP78은 획일적인 치료법이 아니라 환자의 암에 맞춰 특별히 디자인된 치료제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생체마커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다른 타입의 암에서도 GRP78량의 증가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여러 암에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수는 현재 전립선암에서 이 단백질이 가진 역할에 대해 남가주 노리스암센터의 병리학자인 리차드 코트(Richard Cote) 박사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