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립암연구소(NCI) 세포종양연구실 로버트 스타인브룩(Robert Steinbrook) 박사는 사람파필로마바이러스(HPV) 백신의 승인은 자궁경부암과 항문암, 음경암, 질암, 외음부 등 드문 생식기암을 예방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소년의 성감염증 예방을 위한 일상적인 백신 접종이 갖고 있는 문제나 백신접종에 대한 사회적 반응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논평 Perspective(2006; 354: 1109-1112)에서 지적했다.

큰 기대와 우려 함께 존재
 
새롭게 개발된 2가백신과 4가백신에 관한 논평에 의하면 스타인브룩 박사는 미식품의약품국(FDA)의 면역획득 자문위원회(ACIP)로부터 “라이센스 승인 전의 연구에서 100%에 가까운 효과를 보인 백신은 아직까지 없었다. 놀라운 데이터”라는 말을 들었다.

박사는 그러나 HPV 백신 접종에 관해서는 불확실한 점도 많다고 지적한다. 그 중 하나는 사람들의 성행동에 미치는 백신 접종의 영향이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 사회학자인 니콜 리돈(Nicole Liddon)씨는 ACIP에서 일상적인 HPV 백신 접종이 청소년들의 성행동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증언하고 있다.

스타인브룩 박사는 “HPV 백신이 의사, 보호자, 13세 미만의 소아, 일반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확실하지 않다. 섹스에 관한 다른 많은 문제처럼 (백신접종에 관해서) 사람들이 강력한 반대 의견을 가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승인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토론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다.

백신 접종에 의한 면역 지속기간 역시 불확실하기때문에 백신에 의한 예방효과의 지속기간을 파악하기위해서는 추적조사의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면역획득 자문위원장인 존 애브람슨(Jon Abramson)씨는 “최악의 경우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장기 지속효과 보여

다트머스대학 산부인과 다이안 하퍼(Diane M. Harper) 박사팀에 의한 HPV-16과 18에 대한 2가 L1바이러스양 미립자백신의 이중맹검 무작위비교시험의 추적관찰에서 HPV-16과 18의 감염률과 감염 지속에 대한 백신의 장기적 지속효과가 나타났다. 자세한 것은 Lancet(2006; 367: 1247-1255)에 게재됐다.

장기의 추적관찰 기간 중(평균 42개월간), HPV-16과 18항체의 혈청반응 양성률은 98% 이상으로 유지됐다. 추적관찰 기간 중의 감염예방률은 96.9%로, 지속감염의 예방률은 6개월간 94.3%, 12개월간 100%였다.

백신의 높은 면역원성과 안전성은 최장 4.5년간 유지되며 HPV-16과 18 감염 및 이 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암에 뛰어난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HPV-45와 31에 대한 간섭효과도 나타나 HPV-45에 대한 예방효과는 높고, 31에 대한 예방효과도 충분했다. HPV-45와 31은 각각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HPV 타입의 제 3위와 제 4위에 랭크돼 있다.

초기 효과와 장기 추적관찰 결과의 통합분석에 의하면 백신의 타깃이 되는 HPV 타입에 기인하는 자궁경부표피내암(CIN)에 대한 효과는 100%였다.

백신은 HPV-16과 18에 관련하는 세포학적 이상(중요성이 불명하거나 보다 중증의 이형편평표피와 저등급 또는 보다 중증인 편평표피내암)에 높은 효과를 보였다.

또 HPV-16과 18 감염에 의한 세포조직학적 아웃컴에 대해서도 예상보다 훨씬 폭넓은 예방효과도 나타났다. HPV DNA의 상태에 관계없이 고위험 HPV 타입에 관련한 비정상적인 세포학적 및 조직학적 아웃컴에 대한 백신의 효과도 높았다.

박사팀이 캐나다, 미국, 브라질에서 실시한 이 연구에서는 장기 추적관찰 기간이 끝났을 당시의 HPV-16과 18에 대한 백신군과 위약군간의 역가의 기하평균 차이는 133배 이상이었다.

백신의 장기 안전성은 양호했으며 부작용은 백신군보다 위약군에서 많이 보고됐다.

백신에는 수산화 알루미늄과 3-탈아실화 모노포스포릴 지질이 함유된 AS04 아주반트 기질이 포함돼 있다.

백신 제작에 사용된 AS04 아주반트시스템이 면역반응의 유지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백신의 치험에서도 AS04 아주반트를 이용했을 때의 항체 역가는 알루미늄 아주반트 단독에 비해 높았다. 이 백신은 GlaxoSmithKline사가 제조하고 있다.

FDA가 4가 백신 승인

FDA는 HPV 타입 6, 11, 16, 18에 의한 자궁경암, 성기 전암병변, 음부 사마귀를 예방하는 유전자 조작백신(Gardasil)을 승인한바 있다. 이 백신은 9∼26세 여성에 6개월간 3회 접종한다.

이번 승인은 16∼26세까지의 2만 1천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4건의 위약 대조시험의 결과에 근거하여 실시됐다.

FDA에 의하면 4건의 시험에서 Gardasil는 미감염 여성에서 타깃으로 하는 HPV로 인한 자궁경부, 질 혹은 외음부 전암병변과 음부우췌를 100% 예방할 수 있었다. 다른 2건의 시험에서는 9∼15세보다 젊은여성의 백신면역반응이 검토됐다.

이러한 연령이 낮은 여성의 면역반응은 16∼26세 여성과 같으며 백신에 의한 효과는 나이가 낮아도 같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연방보건복지성(HHS) 알렉스 아자르(Alex Azar) 부장관은 “이번 백신 승인은 공중보건과 여성의 건강에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FDA에 따르면 “Gardasil을 이용한 예방접종은 백신이 타깃으로 하는 HPV 타입에 의한 자궁경암을 거의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방접종 전에 감염된 HPV에는 효과가 없어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의 접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Gardasil는 비표적인 드문 HPV 타입에는 효과가 없어 “정기적인 자궁암 검진에 의해 전암병변을 조기에 검출하여 자궁경암으로 진행되지 않은 동안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Gardasil의 안전성은 약 1만 1천명의 여성에서 평가됐다. 주요 부작용은 접종부위의 경도∼중등도 동통이나 압통 등의 국소반응이었다.

FDA에 의하면 Gardasil를 제조하는 Merck(한국에서는 MSD)는 승인 후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일반적인 안전성과 장기 효과를 좀더 검토하는데 동의했다. 또한 임신한줄 모르고 Gardasil을 접종받은 여성의 결과도 관찰할 예정이다. MSD는 현재 남성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도 평가하는 연구도 실시 중이다.

각국의 임상시험에서 효과 나타나

2005년 10월 미국감염증학회(IDSA) 연례회의에서 Gardasil의 이중맹검 무작위위약대조 제III상 시험 결과가 워싱턴대학 로라 코우츠키(Laura Koutsky) 박사에 의해 발표됐다.

브라질, 콜롬비아,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페루, 폴란드, 싱가포르, 스웨덴, 영국 및 미국 등 90개 시설에서 1만 2,167명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시험에서 Gardasil은 HPV-16과 18로 인한 고도 이형성 자궁경부전암병변(CIN 3분의 2)과 비침습성 자궁경암(AIS)을 100%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유럽생식기감염·암위원회(EUROGIN)에서는 2건의 연구요지가 발표됐다. 그 중 1건은 래드위그암연구소(브라질) 빌라(L. L. Villa) 박사팀에 의한 연구로, 552명의 여성을 등록 후 5년간 추적한 결과, HPV-6, 11, 16,18의 지속감염과 관련 질환의 합계 발생률은 백신군에서 96% 저하했다.

나머지 1건은 치료전에 폴리머레이스연쇄반응(PCR) 또는 백신이 타깃으로 하는 HPV 타입 가운데 1종류 이상의 항체가 양성인 1만 7,59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복수의 Gardasil 시험에 관한 보고였다.

평균 24개월간 추적관찰 후 백신은 미감염 HPV 타입으로 인한 질환에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

2005년 4월에 Lancet에 보고된 제 II상 시험(대상자수 277명)에서는 HPV- 6, 11, 16, 18의 지속 감염 또는 관련질환의 총 발생률은 위약군에 비해 백신군에서 90% 저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