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조지아주 애틀랜타】 진행성대장암에 대한 표준적 화학요법 반응이 인종마다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스캐롤라니아대학(UNC) 혈액종양내과 리처드 골드버그(Richard M. Goldberg) 교수는 투약용량을 조절하는 등 인종마다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학요법 대사에 차이

미국에서 최근 실시된 여러 연구에서는 흑인 대장암환자의 생존율이 다른 인종·민족의 환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암협회(ACS)에 의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결장직장암은 흑인의 사망원인 가운데 3번째다. 또 흑인의 결장직장암에 의한 사망률은 백인보다 약 30% 높고 아시아계, 미국원주민, 멕시코계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다.

사망률에 인종차가 나타나는 이유는 흑인의 경우 다음 3가지를 들 수 있다. ①암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②암의 침습성이 높다 ③조기진단받을 기회가 적다-다.

이번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된 다시설연구에서는 화학요법 반응의 인종차가 화학요법제를 대상하는 유전적인 차이때문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골드버그 교수는 “이번 연구의 목적은 흑인과 백인 환자의 치료반응, 암이 악화될 때까지 걸린 시간, 전체적인 생존율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또 부작용에 관해 인종차가 있는지의 여부였다”고 설명했다.

치료 반응 유의하게 낮아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샘플을 이용한 DNA다형성이 검토됐다. 특히 약제의 활성, 대사, 배설에 관여하는 주요 효소를 조절하는 유전자에 주목하여 DNA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1990년대에 미국과 캐나다 155개 시설에서 시작된 치험에 참가한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치험에서는 현재의 표준 화학요법인 FOLFOX[플루오로우라실(5-FU), 류코보린(LV)과 새로운 화학요법제인 옥살리플라틴의 3제 병용요법]의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가 얻어졌다.

진행성 결장직장암환자(1,412명)를 5-FU,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가운데 2개 약제를 병용하는 3개의 치료군으로 나누었다.

질환, 성별, 연령층, 전(前)치료는 흑인과 백인환자에서 비슷했다. 3개군의 종합적인 분석과 개별분석에서도 흑인은 치료에 대한 전체적인 반응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종합적인 분석 결과, 흑인의 반응률은 29%, 백인은 41%로 나타났다. FOLFOX의 개별분석에서는 흑인환자 119명의 평균 반응률은 백인환자보다 15% 낮았다. 증상악화가 없는 기간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다른 치료전략 검토할만해

시험시작 후 암이 악화될 때까지 걸린 기간은 IFL(염산이리노테칸, 5-FU, LV)나 IROX(이리노테칸과 옥살리플라틴)에 비해 FOLFOX에서 유의하게 길었다.

전체 생존율은 다른 인종에 비해 백인에서 약 1.5개월간 길었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부작용의 중증도는 흑인이 보다 경미한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주로 설사 중증도가 낮았기때문이라고 골드버그 교수는 설명했다.

화학요법에 대한 흑인의 반응은 백인보다 높지 않지만 백인만큼 강한 독성은 보이지 않았다. 교수는 “흑인환자에 대한 최적의 치료전략은 수립되지 않았지만 용량증가 등 다른 치료전략을 검토할만한 가치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