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베른】 조류업자나 농업종사자 그리고 사우나애호가에 발열과 기침을 동반하는 인플루엔자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외인성 알레르기성폐포염(extrinsic allergic alveolitis, EAA)에 대해서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는 상당히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인젤병원 스테판 마인더(Stefan Minder) 박사는 EAA의 특징과 진단법에 대해 Schweize-risches Medzinisches Forum(2005; 5:567-574)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조류애호가 폐에서 가장 많아

마인더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EAA는 1~5㎛의 미세한 입자를 흡입해 발생하는 폐실질의 면역성질환이다. 유전적소인과 환경상의 악조건이 겹쳐 과민성반응이 일어나 호중구성폐포염과 림프구성폐포염을 거쳐 폐포가 손상돼 버린다.

염증이 치유되지 않으면 폐 섬유화와 폐기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AA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항원이 300종 이상이라는 사실은 이 질환의 병태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병태가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경우는 조류애호가의 폐이고 그 다음이 농부 폐다. 특히 후자는 목초, 짚, 사료용곡물 등 습도가 높은 장소에서 저장돼 곰팡이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에서 자주 발병한다.

EAA 급성형의 경우 항원 노출 이후 4~8시간내에 갑작스런 병감(病感), 팔다리통증이나 두통, 발열, 오한, 호흡곤란, 마른기침이나 약간의 객담을 동반하는 기침 등 인플루엔자같은 증상을 발현한다.

다만 항원에 대한 노출이 반복되지 않으면 증상은 수일내에 사라진다.

아급성형도 급성형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증상발현은 급성형만큼 급격하지 않다. 또 만성형의 특징은 서서히 진행하는 호흡곤란, 만성적인 기침, 심한 피로감과 체중감소, 회복이 불가능한(비가역적) 폐장애 등이다.

폐기능저하 증례에 스테로이드

마인더 박사는 진단시에 가장 중요한 점으로 “일단 의심해 보라”고 지적한다.

자세한 문진을 실시하고 어느 쪽인지 모를 경우에는 비특이적 증상을, 과거에 이어 현재도 계속되는 알레르겐에 대한 접촉과 관련지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조류를 기르는 사람과 농업종사자에 대해서는 6개 항목의 진단기준의 유용성이 확인돼 있어 이를 이용하면 침습적인 검사를 생략하는 경우도 예외적이나마 가능하다.

6개 항목이란 ①기존에 알려진 항원에 대한 노출 ②재발성 발작같은 증상 ③노출 후 4~8시간의 증상발현 ④체중감소 ⑤호흡시 라음(rale) ⑥침강항제양성―이다.

그러나 이외의 경우에는 흉부X선 단순촬영이나 임상검사만으로는 명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고해상도 CT, 기관지폐포세정 또는 기관지폐생검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의 중심은 항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기르는 조류를 매각하거나 직업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박사는 폐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의 전신투여는 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EAA가 부신피질 스테로이드 흡인에 적응이 되는지는 거의 검토되지 않고 있다.

한편 흡연자는 EAA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관찰결과가 얻어져 새로운 치료법의 단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니코틴보다 습관성이 낮은 내약성이 높은 유연화합물을 찾는 시도가 이미 시작됐다.

항원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면 급성EAA환자는 장애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만성EAA에서는 특히 흡연자에서 폐섬유증과 그 합병증의 발현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흡연자는 EAA에는 이환되기 어렵지만 일단 발병한 경우의 예후는 매우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