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우울증환자 이익 많아

【미국·테네시주 내쉬빌】 우울증 환자에 항우울제 투여의 득실을 따져 본 결과 얻는게 더 많다고 미국신경정신약리학회(ACNP) 산하 청년 자살행동과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에 관한 전문위원회가 밝혔다.

Neuropsychopharmacology(2005;온라인판)에 발표된 이번 결과는 미국식품의약품국(FDA)의 유해현상 보고데이터베이스 분석에서 밝힌 자살우려와 자살미수의 증가 위험보다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ACNP가 2004년 1월에 발표한 예비적 보고 내용을 갱신하는 것이기도 하다.

컬럼비아대학의료센터 정신의학연구소 신경과학 존 만(John Mann) 교수는 “치료하지 않은 대울병은 소아나 청년의 자살의 주요 원인이며 자살이 15~24세에서 세 번째 사망원인임을 생각하면 효과적인 항우울 치료가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다양한 약제가 시도돼 왔지만 지금까지 실시된 시험에서 유효하다고 판명된 약제는 단 하나뿐”이라고 지적한다.

SSRI 등의 항우울제가 성인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증명돼 있다.

이러한 사실은 젊은 환자에게도 해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실제로 검증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를 위해 ACNP 전문위원회에서는 18세 미만의 우울증환자에 대한 SSRI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평가했다.

2건의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실시되고 있음을 약제 유효성 확인 기준으로 정한 결과, 이 기준에 합당하고 젊은환자의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판정된 약제는 플루옥세틴(상품명 프로작, 릴리)뿐이었다.

다른 SSRI나 기타 신세대 항우울제, 삼환계 항울제는 유효성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또 인지행동요법에 대해서는 플루옥세틴 투여와 조합시켰을 경우에는 효과적이라고 판정됐지만 단독 적용할 경우에는 대조군과 차이는 없었다.

ACNP가 이번 보고는 2003년에 미국과 영국의 규제 당국이 젊은 우울증환자를 SSRI로 치료하면 자살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데 따른 것이다.

2004년 9월에 FDA는 모든 항우울제에 자살위험에 관한 경고문구를 삽입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와 동시에 젊은 우울증환자에서의 항우울제 사용에 따른 효과와 상대적 위험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요구했다.

경고를 곡해하지 말것

ACNP의 보고에 따르면 젊은 우울증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자살, 자살기도, 자살계획에 관한 질문을 해야 하며 아울러 항우울제를 투여받은 환자에 대해서는 자살우려에 관해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만 교수는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FDA의 경고를 곡해하여 임상의사가 대우울증인 젊은환자의 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라며 FDA경고를 곡해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ACNP보고에서 분석된 SSRI 등의 신세대 항우울제 임상시험 데이터에서는 젊은환자에서의 자살우려와 자살기도라는 유해현상의 보고가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젊은환자에 대한 항우울제 치험의 FDA 데이터 베이스에서는 실제로 자살에 이르는 경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FDA가 실시한 자살우려와 자살행동의 체계적 평가를 위한 분석에서도 SSRI군과 위약군간의 유의차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수는 “유해현상 데이터를 조사해도 이러한 시험에서 SSRI를 투여받은 젊은환자의 자살은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자살우려와 자살기도의 증가 역시 약간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젊은환자에 자살우려와 자살행동에 대해 질문한 다른 체계적 연구에서도 SSRI투여군에서의 자살우려와 자살기도는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ACNP전문위원회에서는 이렇게 연구보고 결과에 모순이 있음을 고려하면 유해현상 보고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ACNP보고는 18세 미만에서 플루옥세틴을 사용할 때의 이해득실에 대해 상당히 바람직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ACNP전문위원회는 FDA가 실시한 유해현상 데이터를 메타분석하여 자살기도 뿐만아니라 자살우려도 포함한 매우 낮은 역치를 이용하여 치료에 필요한 수(NNT;Number needed to treat)와 유해현상 발현에 필요한 수(NNH;Number needed to harm)를 산출했다.

그 결과, FDA에 의해 검사·검토된 모든 항우울제의 평균 NNH는 402로 평균 NNT(17.4)의 약 23배였다.

교수는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은 자살의 주요 원인이며 이러한 심각한 질환에 플루옥세틴을 이용하면 실보다 득이 훨씬 더 많다”고 결론내린다.

자살률은 처방수에 반비례

또 ACNP보고에서는 SSRI가 치사적인 자살기도 위험을 상승시킨다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 또다른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상승하는 미성년자의 자살률은 약물사용률이나 총기대책과는 무관하며 항우울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감소한다는 역학연구데이터가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SSRI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지역에서 젊은이들의 자사률이 가장 크게 감소하고 있다. 또 자살한 미성년자의 부검 결과 사망 당시 SSRI를 복용하는 경우는 매우 적거나 전혀 없다는 데이터도 얻어졌다.

이번 보고에서는 18세 미만의 우울증환자에서 항우울제 사용에 관해 발표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FDA가 SSRI 사용 상황을 검토할 때 이용한 데이터와 영국의약품청(MHRA)에 보고된 데이터도 포함돼 있다.

또한 만 교수는 2004년의 청년기 우울증 환자의 치료연구(TADS) 등 ACNP가 2004년 1월에 발표된 예비적 보고 이후에 새롭게 발표된 여러 연구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보유한 자세한 조사결과 등 미발표된 데이터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여기서 ACNP전문위원회는 SSRI의 득실에 관한 중립적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FDA와 제약회사에 대해 보유한 모든 데이터를 신속하게 ACNP 등의 연구기관에 알리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번 보고는 또한 임상시험 등의 연구를 통해 자살우려와 자살행동 등에 관해 피험자에게 질문하는 등 자살행동을 보다 잘 평가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자살행동 위험이 높은 환자를 피험군에서 제외시키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