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나이프’로 절단·단리·재결합

【샌프란시스코】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안과학·생리학 데이비드 스레타반(David Sretavan) 교수는 외상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을 수복시키기 위해 축삭의 재생을 촉진하는 현행 치료법 대신 최신 마이크로 기술을 이용해 손상된 축삭을 정상적인 축삭으로 교환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Neurosurgery(2005; 57: 635-646)에 발표했다.

실리콘 박막 나이프로 절단

신경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축삭은 사람 모발굵기의 약 5분의 1이다. 신경이 손상되어 절단되면 통증에서 운동장애, 마비 등 다양한 영향이 발생한다. 그러나 현재 신경계 손상 치료는 부분적으로만 성공할 뿐 완전한 치료는 어려운 상황이다.

말초신경계가 손상됐을 경우 신경교세포를 외과적으로 봉합하여 축삭을 재생시켜 표적세포에 신호를 다시 전달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경재생은 1∼2년이 걸릴 뿐만아니라 재생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중상이면 일정 수준 밖에 회복되지 않는다.

또한 뇌·척수로 구성되는 중추신경계가 손상된 경우에는 신경교세포를 외과적으로 잇는다해도 축삭은 재생하지 않아 영구적으로 장애가 남는다. 

스레타반 교수가 개발한 방법은 손상된 축삭을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것과 교환시키는 것. 축삭나노나이프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배양접시 위에서 동물의 축삭을 절단·단리시켜 정상적인 축삭을 재결합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실험에 이용된 축삭 나노나이프 역시 교수가 MEMS Precision Instruments사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나이프는 질화(窒化) 실리콘 박막으로 만든 매우 예리한 날을 갖고 있어 세포분자 레벨에서 마이크로 서저리가 가능하다.

날의 폭은 평균 축삭 폭의 약 2%인 20nm이고 투명하기 때문에 절단작업 중 축삭을 모니터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UCSF 신경과학·생물공학프로그램 멤버인 스레타반 교수는 “각각의 축삭을 외과적으로 수복시키는데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이 정도의 미세한 생물학적 조직에 대한 개입은 현행 마이크로서저리 기술의 한계를 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축삭의 직접적인 수복의 기본 단계에서 핵심적인 마이크로 기술을 많이 이용할 수 있음이 처음으로 시사됐다”고 말한다.

척추손상 등 임상적용 기대

교수는 조만간 이 새로운 방법을 이용하여 척추손상 등의 신경손상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QOL를 개선시킬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연간 1만 1천명의 척추손상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 1인당 의료비는 200만∼600만 달러에 이른다.

중증 외상을 받은 신경에는 축삭이 절단된지 24∼48시간에, 절단 원위부가 전체 신장에 걸쳐 변성을 일으키는 왈러변성(신경섬유가 영양을 공급받는 세포에서 단리됐을 때 일어나는 지방변성)이 발생한다. 왈러변성이 발생하기 전에 개입하여 시냅스의 변성을 막아 더 많은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