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자 마른사람보다 효소 생산량 3배

【미국·노스캐롤라이나주 다람】 듀크대학 사라 스테드만(Sarah W. Stedman) 영양대사센터 내과학 데보라 무오이오(Deborah Muoio) 교수는 비만한 사람은 근육지방의 연소를 방해하는 효소를 코드하는 유전자가 마른사람보다 3배나 많이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 Cell Metabolism(2005; 2:251-261)에 보고했다.

이 효소가 증가하게 되면 비만자의 근조직에는 지방이 많이 저장되고 연소량은 줄어든다고 한다.

위의 근조직 분석

무오이오 교수는 수술 도중 비만하거나 마른 당뇨병환자에서 얻은 위의 근조직을 분석했다. 근조직과 근육이 될 수 있는 근 위성세포(미분화 근아세포)를 조사한 결과, 비만자의 근조직과 근세포는 모두 지방을 지방방울(fat droplet)로 저장시키는 프로그램이 돼 있었다.

이러한 근조직, 근세포에서는 연소되는 지방도 적었다. 이는 지방의 연소를 방해하는 효소의 생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골격근은 당대사 조절을 돕는다는 점에서 볼 때 지방이 지나치게 많이 저장되면 2형당뇨병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CD1유전자가 조절

근위성세포의 경우 성숙근세포가 되도록 촉진시키면 근육조직과 동일한 지방저장 프로그래밍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우 중요한 단서로서, 이러한 세포의 분화에 동반해 지방저장 프로그램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지 영양과잉만으로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오이오 교수는 이 지방저장 경로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견해야 하며 한번에 여러 유전자의 활성을 조사할 수 있는 DNA 마이크로어레이, 즉 젠 칩(gene chips)을 이용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기위해 지금까지 실시된 연구에 기초하여 몇가지 후보유전자를 선택했다.

그 결과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스테로일-CoA불포화효소유전자1(steroyl-CoA desaturase, SCD1)이라는 동일 유전자를 발견했다. SCD1유전자는 지방연소를 줄이고 지방저장을 촉진시키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교수에 따르면 비만자는 마른사람에 비해 SCD1발현이 3배 증가하고 SCD1효소레벨이 3배 상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타 지질대사나 비만에 관련하는 유전자의 활성은 비만자와 마른사람 모두 같았다.

또 ACD1효소를 과잉생산시켰을 경우 마른사람의 근세포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SCD1효소의 양이 늘어나면 마른사람의 근세포는 비만자의 근세포가 대사하는 것과 동일하게 지방방울의 저장을 늘리고 지방 연소를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사프로그램 기억

무오이오 교수는 “비만은 매우 복잡한 질환이다. 대사경로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지만 질환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조직에 지방이 과다하게 저장되는 것이 비만의 특징이며,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수는 비만자의 골격근조직·세포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증식시켜도 지방을 저장하려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지견을 통해 비만자에서는 과다한 지방섭취 뿐만아니라 그 조절에서도 유전자 변이로 인해 유전자가 더 활성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만자에서 채취한 세포는 대사프로그램을 기억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이 감량과 이를 유지하기가 왜 어려운지를 설명하는데 일부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교수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운동을 통해 에너지 밸런스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운동하면 근육이 갖고 있는 지방연소 기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항비만제 개발의 타겟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의 활성이 비만자에서 바뀌는 것은 후 성적조절, 즉 DNA 배열의 변화없이 유전자 활성을 바꾸는 구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영양이나 화학적 노출 등의 환경인자가 계기가 되어 발생하며 인자가 없어진 후에도 진행한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유전자는 비만자나 마른사람에 모두 존재하지만 비만자의 근조직, 근세포에서는 과잉 발현되거나 더 많이 활성화돼 있었다. 즉 비만자의 근조직은 다량의 효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당뇨병소화기신질환연구소(NIDDK), 페니톤 바이오메디칼연구기금 및 미국당뇨병학회(ADA)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