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구증 MFRP 유전자 변이로 발생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문명의 이기를 멀리하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아미쉬-메노나이트파(派) 신도를 조사해 온 존스홉킨스대학 윌머안연구소 올로프 선딘(Olof Sundin) 교수는 초원시(超遠視) 원인이 되는 최초의 사람 유전자변이를 발견했다.

교수는 소안구증(희랍어로 작은 눈을 말함)이 실명 가능성있는 희귀 질환이며, 안구의 성장을 관리하고 그 형상과 초점을 조절하는 MFRP라는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PNAS,2005; 102: 9553-9558)에 발표했다.

유전자변이로 초점조절 장애

선딘 교수는 “MFRP 단백질은 사람 안구의 매우 작은 부분에서만 생산된다. 또한 눈의 굴절, 즉 초점을 변화시킬 수 있다. MFRP가 소안구증 뿐만아니라 다른 형태의 원시나 근시 등을 해명하는 열쇠를 쥐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원시와 근시는 각각 먼 사물 혹은 가까이에 있는 대상만 명확하게 보이는 증상이지만 이것은 사람 안구의 복잡한 성장에서 유래한다.

사람의 안구는 모두 출생 당시에는 약간 원시적이다. 그러다 성장하면서 시각 경험을 거듭하면서 안구도 성장하여 초점을 조절하여 수정체와 망막의 거리를 변경한다.

망막상의 화상에 초점이 맞도록 수정체와 망막의 거리가 정확해지면 시각 경험을 이용한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전을 통해 안구의 성장이 정지한다.

자연적인 유전자변이 때문에 어떤 안구는 이 수준을 넘어 계속 성장하여 근시를 일으킨다. 다른 변이는 안구의 성장을 빨리 멈추게 하여 원시를 가져온다.

소안구증의 경우는 MFRP에서 나타나는 변이가 이 유전자에 의해 코드되는 단백질의 기능을 완전히 파괴시킨다.

소안구증환자에서는 망막이 수정체에 지나치게 가까와지는데 수정체와 각막은 정상 크기와 형상을 띠고 있다.

교수는 “소안구증의 눈은 이러한 복잡한 상태에 있어도 상당히 제기능을 발휘한다. 한편 중년기 이후에 발생하는 녹내장 혹은 망막박리 등의 2차적 합병증은 상당히 중증이며 양쪽 눈이 모두 거의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원시·근시 치료에 응용

1998년에 소안구증환자(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여성)가 치료를 받기위해 윌머안연구소를 방문했다.

이 여성의 가계도를 검토한 결과, 생존하는 혈연자 중 다수가 소안구증에 이환돼 있었으며, 사망한 혈연자 4례가 70년대 존스홉킨스·블룸버그 보건학부연구(소안구증이 유전성이라고 결정내린 연구로 유명)에 참가했던 것으로 판명됐다.

선딘 교수는 이 여성의 DNA에 대해 소안구증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변이를 조사한 결과 MFRP는 뜻밖의 후보 유전자였다고 설명한다.

“변이 MFRP는 최근 마우스실험에서 극단적인 원시가 아니라 망막변성의 원인으로 특정됐다. 그러나 마우스의 안구는 사람처럼 성장하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었다. MFRP는 마우스에서 완전히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어 사람에서 안구 굴절을 변화시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람에서 MFRP 유전자변이를 매핑하는데 성공, 소안구증환자에서는 MFRP가 완전히 결손돼 있음을 발견했다.

정상인의 안구의 경우 MFRP 단백질은 망막아래에 있는 광수용체(안구의 빛검출 세포)가 유지되도록 하는 망막색소표피(RPE)의 표면에 존재한다. 망막이 RPE에서 떨어져 이러한 세포가 사멸하게 되면 실명한다.

RPE아래에는 2층의 구조 조직이 있어 안구의 형상을 유지한다. 소아기에는 안구가 성장하면 이들 세포는 풍선처럼 신장한다.

교수는 “RPE는 이러한 조직을 신장시키는 시그널링(신호화)의 중요한 링크로 생각된다. 체내에서 RPE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MFRP가 이 시그널링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원시 뿐만아니라 근시를 포함한 중증의 굴절장애도 교정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