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다람】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의 절반은 유선세포에 특이적인 손상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듀크종합암센터 유방보건클리닉 빅토리아 시왈트(Victoria Seewaldt) 소장은 이러한 여성에서는 언제라도 암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는 상태에 있다고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2005;14:790-798)에 발표했다.

시왈트 소장은 이번 지견을 유방암 발병위험이 높은 여성을 가려내는데 이용하여 암을 예방·지연시키는 예방적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유방암의 중요한 징조

연구책임자인 시왈트 소장은 유선세포가 정상적으로 성장·분열하기 위해 비타민A의 이용을 조절하는 ‘RAR(Retionic Acid Receptor)β2’라는 수용체의 기능상실 여부를 확인해 보았다.

손상됐거나 암성 유방암세포에서는 이 유전자가 메틸화로 인해 불활성되는 경우가 많다.

메틸화에 의해 유전자는 변화하지 않지만 메틸기라는 분자군이 부가되어 제동장치 역할을 하기때문에 활성이 멈추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조기유방암 여성의 69%, 유방암 위험이 높은 여성의 50%에서 RARβ2의 기능이 상실됐다. 반면 정상 세포에서는 이 유전자는 메틸화되지 않았다.

소장은 “유방암환자 대부분이 이러한 문제를 갖고 있다. 메틸화 RARβ2를 가진 유선세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유방암의 중요한 징조가 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세포 속에는 소수의 손상세포가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세포가 정상에서 이형성으로, 그리고 암성으로 진행하면 RARβ2의 기능이 서서히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형이란 세포의 형태, 크기, 전체적 소견(세포진)에 문제가 있지만 암성은 아니다.

발암 예측마커 개발

시왈트 소장은 “이형성 유선세포를 갖고는 있지만 기존의 유전자변이가 없는 여성의 95%에서는 유방속에서 무엇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단기간내에 유방암을 일으킬 여성을 예측하는 세포마커를 발견했다”고 설명한다.

소장은 세침(細針)흡인법을 이용하여 유방 전체를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눈 뒤 각 구역에서 세포를 채취하여 RARβ2의 메틸화를 검사했다.

이형성유전자·메틸화유전자를 각 유선세포에서 분석하는 이 검사는 현재 듀크대학과 캔자스대학이 실시하는 연구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 유전자는 위험을 가진 여성을 발견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각종 예방제로 인해 손상된 유선세포를 근절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도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틸화는 식사·영양·흡연·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등 환경인자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보조식품도 검토

시왈트 소장이 시험 중인 예방제에는 아마인유(油)나 생선기름 등의 영양보조식품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영양보조식품은 식사내용이 유방암발병 위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관련 데이터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 점은 특정 비타민으로 암을 직접 예방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RARβ2가 유선세포에서 기능할 경우 비타민A가 유선세포의 성장·분열을 조절하고 최종적으로 적절한 시점에서 사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ARβ2가 기능하지 않으면 비타민A는 작용할 수 없어 유선세포는 암으로 진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비타민제가 RARβ2가 기능하지 않는 유선에 암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가 실시한 CARET치험에서는 베타카로틴의 보충제를 섭취하는 흡연자는 폐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설명한다.

이상세포에서 위험 5.6배로

시왈트 소장은 RARβ2 이외의 메틸화 유전자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이러한 유전자가 유방암 발병에서 담당하는 역할의 범위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즉 세포가 정상에서 이형성을 거쳐 암으로 진행하는 시기에 어떤 유전자마커가 발생하는지를 밝혀내려는 것이다.

이형성 자체는 유방암 위험을 5.6배 증가시키지만, 손상을 비특이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유선밀도가 낮은 여성, 즉 검사할 세포수가 적은 여성에서는 이형성을 증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RARβ2는 조직샘플 속의 이상세포수가 적더라도 유방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마커가 될 수 있다.

소장은 “무작위 세침흡인법의 장점은 유방 전체를 단편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침윤성유방암에 인접한 비암성세포도 RARβ2발현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이 유전자의 기능상실은 유방암을 촉진시키는 국소적 환경을 제공해 준다”고 결론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