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솔트레이크시티】 입원환자에 대한 약제 선택, 투여량의 결정, 약제치료 모니터링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컴퓨터시스템이 별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재향군인솔트레이크시티보건개호시스템(VASLC HCS) 노인병연구·교육·임상센터의 조나단 네베커(Jonathan R. Neberker) 박사는 컴퓨터 시스템을 갖춰도 부작용을 일으키는 투약 실수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2005; 165:1111-1116)에 발표했다.

52%서 유의한 부작용

VASLC HCS는 컴퓨터화 추진에 앞장서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컴퓨터화된 시스템에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조사에서는 2000년에 VASLC HCS에 20주 이상 입원한 환자 중 무작위로 추출한 937례에 대해 검토한 결과, 483례(52%)에 임상상 유의한 부작용이 확인됐다.

이 시설에서는 투약지시의 컴퓨터 입력, 바코드에 따른 약제 처방, 진료카드의 완전 전자화, 약물상호작용의 자동체크, 알레르기 체크와 경고의 컴퓨터화 등 다방면으로 전자화를 추진해 왔으나 부작용 발생률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부작용에 따라서는 치료방침을 변경해야 할만큼 임상적으로 유의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부작용 가운데 9%는 심각한 경우였으며 나머지 91%는 중등도였다.

중등도란 모니터링이나 치료, 처방제의 투여중지나 투여량변경이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투약 오류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은 1)예상되는 약제반응에 대한 대처부족(36%)이다. 예를들어 이뇨제 투여시 저칼륨혈증 예방을 위해 칼륨을 처방하는 등의 대책이 미흡했던 경우다. 2)처방시 투여량의 잘못(33%) 3)부적절한 약제 처방(7%)― 등을 들 수 있다.

잘못이 발생하는 단계 역시 다양했다. 주문 단계에서 61%, 모니터링 단계에서 25%로 나타난 반면 조제 단계에선 1%에 불과했다.

컴퓨터 과신은 금물

네베커 박사는 “잘 정비된 시스템이라도 의사와 다른 의료관계자는 컴퓨터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설명한다.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병원은 채택한 시스템에 탑재돼 있는 제안 결정지원 시스템이 약제투여 과정에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박사는 또 투약오류의 중대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과거 15년간 일부 연구에서는 투약오류는 전체 입원의 41%에 이르며 이로인해 연간 20억달러가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이들 연구는 그러나 약제처방의 컴퓨터 입력과 관련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이러한 잘못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