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대상 실험서 산소농도 증가

【미국·노스캐롤라이나주 다람】 임신중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 마취로 인해 태아가 잘못되지 않을까 우려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마취법은 성장 중인 태아 뇌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며 태아 뇌의 산소농도를 높여준다는 주장이 나왔다.

듀크대학의료센터 부인과 마취연구부 제임스 레이놀드(James D. Reynolds)부장이 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and Metabolism (2005 온라인판)에 양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람 마취상태와 유사하게 실험

지난 2003년 래트 새끼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각종 마취제에 노출시켰을 경우 래트새끼의 뇌에 신경변성이 일어난다고 보고된바 있어 이번 연구는 관련 문제를 긍정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레이놀드 부장은 설명한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마취 상태와 매우 유사한 상황 하에서 실시돼 보다 현실적이다.

부장은 “이러한 연구는 윤리적인 문제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불가능한데다 마취로 인한 영향과 수술하게 된 원인인 질환이 주는 영향을 구별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사람에서 예상되는 점과 되도록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초기 연구에서는 갓 태어난 래트새끼에 각종 마취제를 흡입시켰다.

그 결과 성장 중인 신경세포에 프로그램된 세포사, 즉 아포토시스가 증가했으나 마취과의사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부장은 새로운 실험을 위해 임신한 양을 이용했다.

양의 태아가 사람의 임신후기에 해당하는 약 17주령 시점에서 양에게 전신마취에 많이 쓰이는 3제병용 마취제로 마취시켰다. 마취시간은 4시간으로 임산부 수술은 대부분 이 시간 내에 실시된다.

뇌의 산소농도 지속 증가

그 결과, 태아의 전신 산소농도가 증가하고 동시에 뇌의 산소농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러한 결과를 얻는데는 근적외분광광도계라는 기기로 뇌산소농도의 실시간 기록이 가능해졌기때문이다. 이것은 1970년대에 듀크대학의 프란즈 조비스(Franz Jobis)가 고안해냈다.

근적외분광은 피부나 뼈 등의 조직을 쉽게 투과하지만 이 빛의 주파수 범위내에서는 적혈구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산소 함유량에 따라 빛을 흡수하기때문에 신뢰할 만한 뇌산소농도의 지표를 알려준다.

레이놀드 부장은 광섬유 프로브(fiberoptic probe)를 태아의 두개골에 대고 뇌속을 순환하는 혈중산소농도의 변화를 측정했다.

부장은 “태아의 산소농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흔히 사용되는 마취제 3제 중 하나인 이소플루란(isoflurane)때문일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뇌혈류 증가시켜 산소대사의 저하를 유발시킨 것이다. 이소플루란은 성인의 뇌에는 이러한 작용을 유발시키지만 태아뇌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돼 왔었다”고 말한다.

사람 대상 역학연구 필요

한편 산소농도 연구 외에 태아의 뇌조직을 조사한 결과, 신경변성이나 아포토시스 증거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이놀드 부장은 동물모델이 인간에서 나타나는 상황을 어느정도까지 반영해 주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마취제 노출 시기를 고려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뇌가 성장 중에 손상입기 쉬운 시기는 사람을 비롯해 동물마다 다르다.

부장은 “래트의 주요 시냅스 형성과 신경발달은 대부분 생후 7일째에 최고점에 도달한다. 한편 양의 뇌 발달은 임신말기에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출생 전후에 걸쳐 성장하는 사람과 여러면에서 유사사하다”며 이번 연구의 타당성을 시사했다.

박사는 아울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는 윤리적 문제도 있고 기술적으로도 어렵기때문에 산모가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했을 경우 자녀의 소아기 또는 청소년기에 인지기능이나 성장 문제의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데는 대규모 후향적 역학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산부가 받는 수술은 충수절제나 담낭절제술 등 복부수술이 대부분이고  빈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또 이러한 질환 증상은 대부분이 임산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임산부에서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