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다람】 지금까지 간질에서는 치유수단으로 뇌세포(뉴런) 생산을 증가시킨다고 생각돼 왔으나 실제로는 만성적인 발작때문에 뇌의 학습기억중추의 뉴런 생산이 75% 감소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듀크대학 뇌신경외과학 애쇽 셰티(Ashok K Shetty)교수는간질 발작을 일으킨 래트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이같은 결과를 발견했다고 Neurobiology of Disease (2004;17:473-490)에 발표했다.

증상 설명과 치료에 기대

책임연구자인 셰티 교수는 “이 연구는 뇌의 해마에서 뉴런이 생산에 급성이 아닌 만성의 간질 발작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고 말한다.

해마는 학습, 기억과 기분을 조절하는 뇌영역으로 간질로 인해 손상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만성 간질을 일으킨 래트는 정상 래트에 비해 해마 뇌세포의 생산이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만성 간질환자에서 학습기억장애와 우울증이 쉽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간질은 뇌세포들이 아무런 이유없이 흥분하여 한꺼번에 과도한 전기적 신호를 발산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근육의 과도한 경직 또는 반복적인 수축으로 환자는 발작을 일으키게 되며 학습, 기억과 기분장애를 초래한다.

교수는 “만성 간질에서 나타나는 뉴런의 성장 또는 신경 생산에 관한 이번 지견은 간질에 동반되는 학습기억장애와 기분증상을 줄이는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소견에는 간질 발작의 유병률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한다.

또 “뉴런생산을 촉진시키는 줄기세포인자(SCF)를 이용하여 만성 간질환자를 치료하고 이를 통해 학습기억장애와 우울증이 줄어들었다면 운동이나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치료는 성인에서 학습, 기억과 기분을 조절하는 해마에서 생산되는 신경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발작빈도와 신경생산 관련

이번 연구에 이용한 래트에는 사람에서 가장 자주 나타나는 간질 형태인 측두엽간질과 유사한 발작을 일으키게하고 해마를 손상시켰다.

급성발작 직후 래트의 해마에서는 뉴런 생산이 60% 증가했다. 발작이 없는 휴지기가 4~6주간 지속된 후에는 보다 중증의 발작이 재발하여 측두엽간질의 만성기에 들어섰다.

만성기에는 정상 래트에 비해 신경생산이 평균 75% 줄어들었다. 래트의 발작빈도가 높을수록 뉴런 생산은 장기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또 뇌에서 생산되는 뉴런이 적을수록 발작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셰티 교수는 “만성간질에서는 뇌의 전기회로가 재편성되어 흥분성이 높아진다. 발작이 신경세포에 더욱 발작이 쉽게 일어나도록 변화를 유발시킨다”고 설명한다.

급성 생산은 과흥분의 한 원인

급성발작 후 나타나는 급속한 뉴런 생산은 손상을 치유하는 것으로 생각돼 왔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와 기존의 연구는 모두 급속한 신경 생산은 실제는 다른 부위에 있는 뉴런을 보내 비정상적인 뇌회로와 뇌세포를 과잉흥분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신호를 일으키는 흥분성 뉴런과 신호를 정지시키는 억제성 뉴런 간의 미묘한 밸런스가 무너져 과흥분성을 일으키게 된다.

셰티 교수는 “간질의 초기 뇌연구는 만성발작의 장기적인 영향 연구와는 전혀 다르다. 간질 손상에 대한 뇌의 장기적인 반응을 이해하면 간질 치료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