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호주 플린더스의료센터 면역학 안토니 스미스(Anthony J. F. Smith)가 발표한 예비연구에 따르면 나르콜렙시(narcolepsy, 기면증)의 과정 일부가 해명됐다. 이번 발견은 기면증의 원인이 자가면역이라는 가설을 직접 증명한 것이라고 박사는 설명했다.

환자 IgG를 마우스에 주입

Lancet(2004;364:2122-2124)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기면증으로 확정 진단된 9명 환자의 혈청내 항체를 마우스에 주사한 결과, 기면증같은 증상을 일으킨 반면 기면증이 아닌 대조군 9명의 혈청내 항체를 주사한 마우스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박사팀은 또 마우스를 대상으로 콜린 자극에 대한 평활근 수축응답을 관찰한 결과 기면증환자에서 나온 IgG는 모두 무스카린 작동제인 카바콜(carbachol)과 신경에서 방출된 아세틸콜린에 대한 방광수축응답을 유의하게 증강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평활근에 미치는 콜린 작용 외에 환자의 IgG를 주사받은 마우스는 대조 마우스에 비해 웅크리는 자세나 털세움(piloerection) 등의 스트레스 자극시와 동일한 행동을 보였으며, 운동이나 탐색행동도 줄어들었다.

이러한 행동은 말초에서 콜린작동성 자극을 많이 받아 일어나는 2차적인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자가항체의 직접 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또 기면증 환자의 IgG를 주사받은 마우스 18마리 가운데 11마리는 털고르기나 먹이를 먹을 때 최장 1분간 행동을 정지했으나 대조 마우스에서는 이러한 현상은 없었다.
행동을 중지한 동안에도 이러한 자세는 유지했으나 이것은 실제 카타플렉시(cataplexy, 탈력발작)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한다.

박사는 “생리학적 기능을 가진 자가항체는 사람 기면증을 진단할 때 감도, 특이도 모두 높은 마커이며 임상에서 유용한 검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과 조기발견에도 가능성

베일러의대 메릴 와이즈(Merril S. Wise)박사는 관련논평(2004;364:2076-2077)에서 “이 연구의 발견이 적절한 대조군을 갖춘 보다 대규모시험에서 나타났다면 스미스박사의 연구는 기면증 역사에 한 장을 장식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와이즈 박사는 ”히포크레틴(hypocretin) 신경세포의 선택적 상실에 이르는 자가면역적 기전과 기면증 발병과 관련한 상실된 링크를 발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임상에 도움이 되는 검사는 기면증을 조기발견하여 면역조절제인 히포크레틴작동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히포크레틴의 신경세포가 한계범위 이하가 되기 전에 예방하는 전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기면증 카타플렉시는 히포크레틴 신경전달이 결손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카타플렉시를 동반하지 않는 2명의 젊은환자에서 자가항체가 발견되고 자가항체 활성이 히포크레틴 결손과 관련하지 않는 것으로 시사됐다.

히포크레틴은 대부분 카타플렉시가 없는 기면증환자의 뇌척수액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특정 HLA와 관련도

이번 연구에서는 기면증 자가항체와 쇼그렌증후군(sjogrens syndrome)환자에 나타나는 자가항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미스 박사는 “쇼그렌증후군 관련 자가항체는 말초에서 부교감신경의 후신경절상의 수용체나 이온채널에 작용하는데 배뇨수용체 내지는 신호경로에 대한 in vivo 효과도 아직 배제시킬 수 없다”고 시사하고 있다.

와이즈 박사는 관련논평에서 사람 기면증의 병인으로 HLA DQBI*0602가 관련성이 높다는 점에서 자가면역적 기전이 수년간 의심돼 왔다고 지적하고 “향후 연구에서는 HLA DQBI*0602를 가진 대조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을 이용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HLA DQB1*0602가 양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생체 시료를 이용한 검사에 영향을 주는 IgG를 갖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스미스박사는 이번 발견과 관련하여 “기면증 관련 자가항체는 바세도우병에 나타나는 항갑상선자극호르몬수용체 자가항체를 프로토타입으로 하는 기능적 자가항체 패밀리의 일부일 가능성도 있다. 이것은 전형적으로는 혈청 속에 낮은 농도로 존재하며 생리적 조건하에서는 항원과 쉽게 결합하지만 통상적인 면역학적 검사로는 검출할 수 없다. 이러한 성질이 기면증 관련 자가항체가 일반적인 면역형광법이나 면역블로트법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박사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자가항체 작용을 상쇄시키기위해 길항적으로 작용하는 조절기구는 기면증의 병태생리에 기여하고 다양한 증상에도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시상하부가 초점

와이즈 박사는 “기면증이 뉴로펩타이드의 히포크레틴이 들어있는 시상하부 뉴런이 선택적으로 사라지는 신경변성질환 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우선 대부분의 카타플렉시를 동반하는 기면증환자에서는 뇌척수액 속의 히포크레틴 농도가 낮거나 검출이 불가능하며, 히포크레틴계가 수면, 각성, 에너지균형, 신경내분비기능의 조절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기면증과 HLA DQBI*0602가 매우 밀접하게 관련한다는 것은 시상하부의 히포크레틴 함유 신경세포에 매우 선택적이고 자가면역기전에 기초하여 공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사는 “기면증의 자가면역 가설을 입증하는 발견도 있다. 1)기면증과 다발성경화증의 상관관계 2)라스무센증후군(Rasmussen Syndrom)이라는 염증증상과 기면증의 병발 3)대부분은 유발원인이 되는 현상이 존재하며 4)면역억제제나 항염증제에 의한 치료가 개(犬)과 동물에서 기면증 발병을 지연시키고 증상을 개선시켰다 5)염증 유발물질인 지질다당체복합체를 래트의 외측시상하부에 삽입하면 히포크레틴이 감소하는데 이것은 염증이 기면증에서 히포크레틴 신경세포의 손실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