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욕장로교병원 JoAnn Difede박사는 세계무역센터 폭파 희생자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비롯하여 고소공포증, 비행공포증, 연설공포증 등 다양한 공포증을 치료하는데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노출요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 치료법에서 가장 새로운 기술혁신은 VR과 항결핵제인 사이크로세린의 병용이라고 할 수있다. 일부 뇌속 수용체에 단백질이 전달되는 것을 도와주는 이 약을 VR노출요법에 포함시키면 특이적 공포를 ‘망각’시켜, 6~7회 실시해야 했던 VR세션(각 1시간)을 2~3회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세계무역센터(WTC) 빌딩 참사는 뉴욕시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기 싫은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이 경험을 반복하는게 오히려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뉴욕장로교병원 JoAnn Difede박사를 중심으로 이 병원과 뉴욕 웨일코넬의료센터 심리학자들은 9.11테러 희생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비롯하여 고소, 비행, 연설 등의 각 공포증의 치료에 가상현실 노출요법을 이용하고 있다.

박사는 “PTSD를 극복하려면 환자는 그 공포의 대상과 직접 마주쳐야 한다. 심적외상을 기억하고 탈감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치료법에서의 최신 기술혁신은 VR요법과 항결핵약인 사이크로세린의 병용이다.



사진설명:공포증치료용 프로그램에 의한 장면(6단계의 공중 복도에서 1단계를 본다)
[제공:Virtualiy Better社]

사이크로세린으로 망각 촉진

PTSD의 표준적 치료는 영상노출법(imaginal exposure therapy)이다. 이것은 치료자가 환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켜 과거를 상상하게 하여 말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두려움을 피하려는 것은 이러한 환자들의 본능이며, 대부분의 환자는 외상 현상을 말하거나 그 상황을 다시는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VR은 외상(外傷) 현상에 환자를 있게 할 수 있다. VR 헬멧을 쓰면 환자는 직접 3차원 환경 속에 들어가게 된다. 상하좌우로 눈을 돌리면 광경도 바뀐다.

Difede박사는 “이러한 치료환경을 만드는 것은 감각적으로 풍부한 가상세계이며 환자에게 정동적 관여를 촉진시킨다”고 설명한다.

한편 박사와 에모리대학 Barbara Rothbaum박사는 현재 VR치료에 사이크로세린을 병용시키고 있다. 사이크로세린은 항결핵약이지만 일부 뇌속 수용체에 열쇠가 되는 단백질이 전달되는데 도움이 된다.
치료에 사이크로세린을 병용하면 특이적 공포의 ‘망각’을 촉진시켜, 지금까지 환자에게 6~7회나 실시하던 VR치료세션(각 1시간)을 2~3회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프로젝트의 최초 PTSD환자의 1명인 WTC빌딩 붕괴사고를 겪었던 젊은 여성은 회피행동(뉴스프로그램이나 고층빌딩을 피하는 등), 수면장애, 과다한 재해 경계심, 노여움과 쉽게 자극받는 등 여러가지 고통을 겪고 있었다.

기존의 영상노출법은 효과가 없었던데다 VR치료에 대해 평가할 때에도 치료 과정에 참가하는 것은 한정돼 있었다. 9.11 사건을 설명할 때에도 대부분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VR헬멧을 쓰고 맨해튼의 가상세계에 들어가자 환자는 비행기와 빌딩의 충돌, 폭발과 효과음, 연기나는 빌딩에서 떨어져 죽어가는 사람들, 빌딩 붕괴와 이로인한 먼지 등을 보고 비로소 울먹이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6회에 걸친 VR치료를 마친 후 의사는 이 환자가 이미 PTSD나 대울병, 기타 어떤 정신질환의 진단기준도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자 자신이 내린 평가 역시 의사와 일치하고 있었다(Cyber Psychology & Behavior 2002;5:529-535).

이 환자는 사이크로세린을 사용하기 이전인 연구 초기단계에 치료를 받았다.

박사가 최초로 VR치료를 시도한 것은 베트남재향군인의 PTSD환자 10명이다. 이 연구에서 전체적으로 특이적 심적외상 경험에 동반하는 증상이 치료하기 전부터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간 추적관찰했을 때 인터뷰한 8명에서는 PTSD증상이 15~67% 감소했다(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2002;62:617-622).

현재 뉴욕장로교병원/코넬대학에서는 2001년 9월 11일 맨해튼의 다운타운과 WTC빌딩을 시뮬레이트하는 소프트웨어 외에 비행공포치료용 모의비행, 연설공포치료용, 모의취직면접, 대인공포치료용 칵테일파티, 고소공포증을 치료하는 고층빌딩, 폭풍우 공포를 치료하는 환경 소프트웨어를 갖춰놓고 있다.

VR세션에 사이크로세린을 도입하기 이전에 발표된 논문(Pychiatric Services 2002;53:1083-1085)에서 Difede박사는 9.11 사건과 관련한 PTSD의 치료에 대한 VR기술의 이용방법을 소개하고 다음과 같이 결론내리고 있다.

“반기술적인 언어에 의한 요법과 최신 기술이라는 상반되는 방법의 만남은 테러공격이나 자연재해 등 여러 사람들이 관련되는 지역재해 발생 후의 PTSD치료를 체계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한명 한명 경험은 달라도 일부 증례에서는 공통요소를 그려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피해자에게 효과적이 치료가 제공되고 정신요법의 치료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Rothbaum박사는 2003년 12월에 소아암환자에 대한 침습적 치료에 동반하는 동통과 불안을 경감시키기 위해 VR을 이용하여 매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Cyber Psychology & Behavior(2003; 6:657-661)에 발표하고 불안장애 치료에서의 VR 이용에 대해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2004;60:253-267)에서 검토하고 있다.

또 워싱턴대학 연구자들도 VR을 동통치료에 이용하고 있다(International of Human-Computer Interaction 2003;15:469-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