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피츠버그대학 병리학 Robert Bowser교수는 뇌척수액(CSF)속의 단백질 이상 여부를 통해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일명 루게릭병)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밀라노)에서 열린 ALS/운동뉴런질환(MND)협회 국제연맹회의에서 발표했다.

교수는 또 ALS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의사가 약효를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의 약효 평가에도 이용

피츠버그대학 ALS세포은행 관리자이기도 한 Bowser교수는 지금까지 ALS 환자 25명과 대조군 35명의 CSF를 조사했다.

ALS 조직은행은 ALS 환자 및 대조자의 사후, 뇌, 척수, 줄기 등의 샘플을 입수·관리하는 시설로, 미국 및 캐나다의 과학자가 각종 연구에서 이러한 조직 샘플을 이용하고 있다.

교수는 “지금까지 ALS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는 알 수 없으며, ALS 환자에 투여한 특정 약제의 효과를 높은 감도로 측정하는 방법이나 약제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조사하는 뛰어난 방법도 없었다. 바이오마커 패널은 보다 신속한 ALS 진단에 유용할뿐만 아니라 임상시험의 약효평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단백질의 프로파일링을 통해 세포사나 새로운 치료타겟으로 이어지는 생화학적 경로가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최근 ALS로 진단된 환자군과 ALS에 이환되지 않은 대조군에서 CSF 샘플을 채취했다. 대조군에는 신경증상이 인정되지 않는 사람도 포함돼 있었지만, 신경질환자 중에는 말초신경장애 4명, 근장애(myopathy) 1명, 알츠하이머병 의심 1명, 탈골수성질환 1명, 수막염 1명, 감각신경 및 운동신경의 자가면역성 축삭장애가 1명 있었다.

10종류의 바이오마커 사용

Bowser교수는 질량분석법을 이용하여 ALS군과 대조군 사이에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여주는 단백질의 피크 특징을 분석하여 100%에 가까운 감도로 ALS를 진단하는 바이오마커 단백질을 분류했다.

교수는 “바이오마커를 모두 이용하면 일정 수준의 특이도와 감도에 도달할 수 있다. 다수의 신경질환자를 대조군으로 포함시켰기 때문에 ALS의 분류 감도는 100%에 가깝지만, 특이도는 80%”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이러한 높은 수준의 특이도 및 감도에 도달하기 위해 현재 10종류의 바이오마커를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보다 세련된 최종적인 바이오마커 패널을 만들기 위해서 추가시험을 통해 더 많은 CSF 샘플을 분석하고 있다. 대조자의 수를 늘리면 결국에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진단 검사의 특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진단에 이용하는 10종류의 바이오마커 분자량에 대해서 정리한 논문을 투고 중이다. 이러한 바이오마커 단백질의 실체는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교수는 “CSF를 이용한 검사는 신속한 진단 외에도 의사가 약제투여 중 환자를 관찰하고, 환자의 단백질 이상이 약제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는지도 판정할 수도 있어, 약효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여러 임상시험 데이터 결과가 나오게 되면 ALS 환자에 최선의 약제병용요법이 밝혀질 것이다”고 말한다.

검사 결과는 당일 밝혀져

Bowser교수는 연구의 다음 단계는 이번 결과를 더 많은 환자로부터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경과의 및 일반 내과의가 이번 방법을 ALS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해서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교수는 “우리가 임상진단을 하는 도중 환자(발병한지 얼마안되는 경우)에서 채취한 CSF 샘플을 이용해 바이오마커를 분류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결과에 근거하여 바이오마커 패널은 발병한지 얼마안된 ALS를 분류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소량(0.25 mL미만)의 CSF를 이용해 바이오마커를 신속히 분석하는 진단 검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측정에는 질량 분석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특이적인 바이오마커에 대한 항체가 이용될 수도 있다. 또, 바이오마커를 혈청으로도 측정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내야 한다. 측정은 6∼8시간 정도면 끝나기 때문에 의사는 검사 결과를 당일 얻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세포 주기와의 관련

Bowser교수는 작년 초 ALS에서 나타나는 운동뉴런 결손의 시작이나 진행의 조절 기전에 관한 연구성적을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 (2003; 162:823-835)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임상적 및 신경병리학적으로 산발성 ALS로 진단된 환자 및 연령을 일치시킨 대조군에 대해서 G(1)기에서 S기까지의 세포주기 조절인자의 발현이나 세포내분포를 척수, 운동피질, 감각피질에서 조사했다.

그 결과, ALS에서는 운동뉴런 속의 망막아종단백질의 과잉인산화가 사이클린 D의 증가나, 운동뉴런 세포질내 및 교세포질 속의 E2F-1의 재분포를 동반하여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에서 ALS에서는 G(1)기에서 S기까지의 활성이 항진하고 있으며, 운동뉴런의 세포사를 조절하는 분자 기전과 관련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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