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아이오와시티】 아이오와대학(UI) 정신의학과 Robert G. Robinson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뇌졸중을 일으킨 환자에 항우울증제를 투여하면 우울증 유무에 상관없이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사고와 뇌졸중의 재발이 감소하여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160:1823-1829)에 발표된 이 연구는 104명의 환자를, 노르트립틸린 투여군과 fluoxetine(Prozac) 투여군, 플라시보 투여군으로 무작위로 나누고, 뇌졸중 발작 후 3개월 간 투약하고 9년 후에 사망률 데이터를 수집한 것이다.

규모작지만 가치있는 연구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인 아이오와대학 정신의학과 Ricardo Jorge 교수는 “연구 규모가 작아서 예비연구로 보아야 하지만 가치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교수는 또 “항우울증제를 이용하여 조기에 회복시키고 사망률을 저하시키는 예방전략이 환자에게 유익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연구결과는 인상적이다. 뇌졸중 후에는 우울증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우울증은 발작한지 2년내에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약 20%는 심한 우울증에, 또 같은 수가 중등도의 우울 상태에 빠진다.

이번 연구의 대표 연구자인 Robinson 교수들은 이전에도, 뇌졸중 후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증제를 복용하면 일상 생활동작(입욕이나 수첩 관리 등)이나 인지기능(기억이나 문제해결 능력 등)을 개선시킬 수 있음을 발견했다.

교수팀이 지금까지 분석한 결과에서는, 뇌졸중환자에서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높으며, 이는 심혈관사고와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에서는 과거의 초기 데이터와 9년 후에 얻어진 사망률 데이터가 이용되었다. 연구시작 당시 104명의 피험자 중 항우울증제 투여군(53명)의 50.9%(27명), 플라시보 투여군(28명)의 46.4%(13명)가 우울증이었다.

항우울증제 내지는 플라시보의 12주간 복용에서 탈락한 경우는 23명이었다.

9년 후의 생존율은 항우울증제를 12주간 복용한 환자에서는 67.9%(53명 중 36명), 플라시보를 12주간 복용한 환자에서는 35.7%(28명 중 10명)였다.

사인을 분석해 본 결과, 항우울증제가 심혈관장애에 의한 사망을 줄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의 유무에 상관없이, 항우울증제 복용자에서 9년 이내에 심혈관장애로 사망하는 경우는 30%이지만, 비복용군에서는 약 55%였다.

항우울증제 다면적 작용 있어

Jorge 교수에 의하면, 항우울증제는 행동과 생리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호작용을 발휘한다. 우울증에 의해 치료의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당뇨병환자가 뇌졸중 후 우울증에 걸리면, 식사요법을 지키지 않거나 복약을 게을리하여 당뇨병 관리가 나빠질 수 있다.

한편 당뇨병이라도 우울증이 없다면 자신의 건강을 좀더 적절하게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교수는 “우울증이 혈압과 심박수를 변화시켜, 심근경색을 일으킨다는 문헌도 있다. 항우울증제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여 이러한 질환의 빈도를 낮춰준다고도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의 주 대상은 아이오와주에 사는 백인이었다. 교수는 “이러한 제약때문에 이번 결과는 백인이 아닌 뇌졸중 후 환자군에는 적용해선 안된다. 앞으로 다양한 인종의 환자를 포함시켜 항우울증제가 뇌졸중 후의 환자에서 확실한 이익을 가져올지를 판정해야 한다. 서구에서는 최근 수년간, 고혈압 등의 심혈관위험인자의 관리와 예방에 의해 뇌졸중의 발생률이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뇌졸중의 총 발생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1/2차 예방 전략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닥터스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