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생노동성은 5년마다 당뇨병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얼마전 그 결과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이 매우 의심되는 사람’은 약 740만명, ‘당뇨병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는 사람’은 약 880만명으로, 5년 전에 비해 각각 50만명, 20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른바 ‘예비군’이 뚜렷하게 증가한 만큼 앞으로는 이러한 계층을 타겟으로 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예방의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진단에서 일선 의사는 이번 조사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번 조사 자문위원회의 견해에 대해 알아본다.


5년마다 당뇨병실태 조사 결과
발병 층 점차 확대 우려

당뇨병 740만명, 예비군 880만명

이번 조사는 작년 일본에서 실시한 국민영양조사에 참가한 1만 67명(20세 이상) 가운데 당뇨병 실태조사질문표(이하 질문표)에 응답한 5,792명(남성 2,369명 여성 3,4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내용은 당뇨병 발병 외에 당뇨병치료, 합병증 실태 등이며, 국민영양조사 실시 당시의 혈액검사와 질문표의 회답을 가지고 분석했다.

당뇨병의 이환상황은 HbA1C치에 근거하여 판정했다. HbA1C 6.1% 이상 또는 질문표에서 “현재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다”고 답한 사람을 “당뇨병이 매우 의심되는 사람” 그리고 HbA1C가 5.6%이상 6.1%미만인 사람을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는 사람”으로 했다.

또 일본당뇨병학회 당뇨병진단 기준으로는, 당뇨병은 공복시혈당(FPG)치 및 75g 경구 당부하시험(OGTT) 2시간 수치에 기초하여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번 조사 기준과의 일치성과 관련하여 HbA1C 6.1%, 5.6%는 각 진단기준의 당뇨병형, 경계형의 컷오프치(당뇨병형=FPG 126mg/이, 2시간치 200mg/이, 경계형=110mg/dL, 140mg/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당뇨병학회는 ‘매우 의심되는 사람’을 당뇨병형,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는 사람”을 경계형으로 바꾸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 설명할 때에는 전자를 ‘당뇨병’ 후자를 ‘예비군’으로 정하기로 결정내렸다.

그 결과, 이번 조사에서는 ‘당뇨병’의 비율은 9.0%, ‘예비군’의 비율은 10.6%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작년 10월 1일의 인구수를 곱한 결과, 전국적으로 각각 약 740만명, 약 880만명, 총 약 1,620만명으로 추산됐다.

또 후생노동성은 1997년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당뇨병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96년 10월 1일 당시의 인구를 이용하여 전국적으로 측정했다. 그리고 이번 결과를 97년 조사 결과와 비교한 결과 ‘당뇨병’은 50만명, ‘예비군’은 200만명, 총 25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1).

서구형 ‘예비군’ 증가

한편 ‘당뇨병’이 50만명 증가한 것에 대해 “소폭의 증가에 머물렀다”고 보는 경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생노동성이 자체적으로 지난번 실시한 조사에서는 국민의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2010년에 일본 당뇨병 유병자수는 1,08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예비군’의 200만명 증가에 대해서는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예비군’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 자문위 측은 “지금까지 당뇨병 위험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계층에서도 ‘예비군’이 출현하기 시작하는 것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뇨병은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병하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교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당뇨병연구자가 주장해온 것처럼 전후 일본에서의 당뇨병 급증은 서구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능이 유전적으로 낮은 일본인이 서구형의 고지방식이나 운동부족의 생활을 따라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고지방식이나 운동부족은 비만을 매개로 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데,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이에따른 인슐린 작용 부족을 보상할 수 있을 만큼의 인슐린 분비능이 있다면 당뇨병을 피할 수 있으며, 그럴 수 없는 사람에게 당뇨병이 발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자문위가 우려하는 것은 서구형의 생활습관이 좀더 보급될 경우, 인슐린 분비능이 비교적 높고 어느정도의 생활습관의 변화정도는 대응이 가능한 일본인이라도 증가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200만명 중에는 이른바 사망의 사중주(비만, 내당능이상, 지질대사이상, 고혈압)를 동시에 갖고 있는 서구형인 ‘예비군’이 많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문위는 지적한다.

자문위의 우려를 증명하듯이 일본인의 비만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젊은층에서의 식문화 붕괴, 소아비만의 증가도 지적되고 있다. 또 최근들어 교수팀의 비만관련 유전자연구에 의하면 일본인은 고지방식 부하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기 쉬운 민족이라고 생각되며 당뇨병 예비군으로서의 비만자가 증가할 것으로 상당히 의심된다.

한편 ‘당뇨병’의 증가가 비교적 적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슐린 분비능이 낮은 기존 당뇨병 고위험층에서의 당뇨병 발병은 아직 증가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증가율면에서 보면 약간 둔화되는 것같다”고 교수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전체의 분석에서 “‘예비군’에서는 당뇨병이 다발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인의 좀더 광범위한 층에 당뇨병발병의 위기가 다가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심혈관질환사의 감소가 고령자당뇨병 증가 원인

이번 조사결과를 성별·연령층별로 보면 남성에서 ‘당뇨병’은 5년 전에 비해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특히 70세 이상에서는 거의 배로 증가했다.

또 ‘예비군’도 50대 이상에서 증가하고 고령층일수록 증가율이 높다. 한편 여성에서는 ‘당뇨병’이 증가하는 층은 60대뿐이지만 ‘예비군’은 40세 이후의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의 증가율이 현저하다(그림2).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고령자 당뇨병의 증가 원인에 대해 자문위는 “고령으로 당뇨병을 일으키는 사람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장년기에 발병한 당뇨병환자의 생명예후가 개선됐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즉 약물요법의 진행에 따라 당뇨병환자의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양호하게 조절되도록 한 결과, 심혈관질환사가 감소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추측한다.

한편 5년전과 이번 조사에 공통된 경향이지만 당뇨병이 급증하는 연령이 남성에서는 50세 이후인데 반해 여성에서는 60세 이상이라는 사실이다.

이 10년의 성차에 대해 자문위는 “젊은여성의 다이어트가 영향을 미친 것같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최근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20대, 30대에서는 body mass index (BMI)는 이전에 비해서도 저하하고 있으며 비만경향이 뚜렷해지는 것은 50대 이후인데 반해 남성에서는 20대 이후의 모든 연령층에서도 비만자의 비율이 높다. 즉 비만의 지속기간 차이가 당뇨병 호발연령의 차이에 반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심혈관질환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부족

이번 조사에서 클로즈업된 ‘예비군’대책에 대해 향후 어떻게 연구해 나가면 좋을까.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의 당뇨병에 관한 인식, 보건사업, 치료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도 참고하면서 생각해야 한다.

우선 당뇨병에 관한 지식의 정확성을 질문한 항목에서 “정확한 식생활과 운동습관은 당뇨병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93.8%로 높았다.

다만 다른 질문항목에서 “식생활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여성의 72.0%인데 반해 남성에서는 64.4%로 낮고 특히 남성의 30대에서는 46.9%, 20대에서는 38.8%로 낮았다.

이 점에 대해 자문위는 “일반적으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건강한 식생활습관에 대한 의식이 낮고 최근의 조사에서 20~30세 남성은 아침을 거르는 횟수가 높아지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식생활에 관한 기존의 계발활동은 주로 40대 이후를 타겟으로 해 왔지만 앞으로는 젊은남성을 대상으로 한 활동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뚱뚱하면 당뇨병에 쉽게 걸린다”를 “맞다”로 대답한 사람은 57.7%, “당뇨병에 걸린 사람에는 혈압이 높은 사람이 많다”에서는 40.5% “날씬한 당뇨환자라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장병에 걸리기 쉽다”에서는 46.4%로 낮고 당뇨병은 미소혈관장해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에 대해서도 중대한 위험이라는 사실이 국민에게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은 ‘예비군’의 단계에서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의사들사이에서는 당뇨병환자에서의 혈압과 지질컨트롤의 중요성이 이해되어 생명예후의 개선을 초래한 만큼에 그 이해를 국민차원으로 확대시킬 필요성을 자문위는 강조한다.

또 ‘당뇨병’ 가운데 “현재 당뇨병 치료중”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50.6%로 지난번 조사의 45.0%에 비해 치료율은 약간 개선됐지만 또 반수의 당뇨병이 방치되고 있다는 실태도 나타났다. 이 비율은 건강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에서는 54.9%로, 건강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 10.6%의 약 5배로 나타나, 조기발견·조기치료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됐다.

또 ‘예비군’에 대한 개입방법으로 서구의 임상시험에서는 약물의 유효성도 밝혀지고 있다. 자문위는 “앞으로는 약물요법의 가능성도 고려하여 개개인에 맞은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 예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