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다보스】 알코올의존증에서는 다양한 피부증상이 나타난다.

가정의에게 있어 이는 2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전형적인 피부 징후를 통해 알코올의존증을 밝혀낼 수 있는가 하면, 이미 알코올의존증으로 진단된 환자에서는 특히 높은 빈도로 발현하는 피부 질환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피부과 Güter Burg교수는 알코올의존증에서 나타나는 피부증상에 대해 다보스 의사 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알코올 팽진과 습진 촉진


(1)뺨 부위의 모세혈관확장 (2)체간부에 두드러진 비만 (3)체모 소실 (4)발적 (5)얇은 피부―는 모두 알코올의존증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징후이다.

이외에도 손바닥 붉은반점이나 지주막혈관종 등이 발생한다. 손톱은 종종 하얗게 변색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이 증상에 걸린 환자는 상기한 징후만큼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소위 어린선양 홍피증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고, 이 때에는 피부가 심하게 건조해져 발적을 동반한다.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질환이 몸 전체에 퍼지며 동전모양의 습진, 두드러기, 탄력섬유증(elastosis) 등이 뒤따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알코올의 나쁜 영향이 미치는 범위는 건강한 피부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던 피부 질환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건선이나 좌창, 지방과다분비, 아토피성습진, 모공성홍색비강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게다가 알코올로 인해 특정한 악성 종양의 증식이 촉진된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괴혈병으로 체모 꼬여

만성 알코올의존증때문에 각종 비타민의 흡수에 문제가 발생하면 2차성 피부장애가 나타난다.
니코틴산이 결핍되면 페라그라양 피부증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 경우 광선에 노출된 부위의 피부에 적갈색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증상에 의해 괴혈병(비타민C 결핍증)이 발생할 우려도 있기때문에 체모가 스크류모양으로 꼬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만성 알코올의존증은 또 면역계에도 여파를 미친다. 감염증, 특히 농피증과 진균증에 걸리기 쉽다. 이외에도 알코올성 다발성 신경장애에 동반하여 발바닥에 충격이 닿는 부위에 족 천공증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특히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특발성 골절이 발생해도 얼마동안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이것은 Bureau-Barrièe증후군으로서 남성에서만 발병한다.

Burg교수는 그러나 족부궤양을 당뇨병환자에서 나타나는 특별한 증상과 결부시켜선 안된다고 충고한다.

이와 관련하여 교수는 손가락끝에 약간의 궤양형성을 보인 인상적인 증례에 대해 보고했다.

이 남성 환자에서는 궤양의 원인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환자가 삶은 달걀을 좋아해서 언제나 펄펄 끓는 물에서 손가락으로 계란을 꺼냈지만 뜨겁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해 의문점은 해명되었다. 즉, 알코올성 다발성 신경장애로 인해 이러한 엽기적인 행동이 가능했던 것이다.


●카르민산으로 퀸케 부종
알코올이 원인으로 생각되는 피부병변의 원인이, 실제는 알레르기인 경우도 있다. Burg교수가 보고한 34세의 여성환자는 칵테일의 한 종류인 캄파리·오렌지를 마신 후 15분이 지나자 온 몸이 가렵고, 콧물, 결막염을 일으켜 퀸케부종, 호흡곤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나타냈다.
검사 결과, 여러 약제나 화장품 그리고 캄파리에도 포함돼 있는 색소, 카르민산이 알레르겐인 것으로 판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