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대부분의 의사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결과라고 해서 모든 환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트머스대학 Brenda Sirovich교수팀은 약 4만 9천명의 미국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유효성이 증명된 변잠혈검사(FOBT)나 대장내시경검사 등의 대장암 스크리닝을 받은 사람에 비해 유효성에 의문이 있는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를 받은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보고는 JAMA(289:1414-1420)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질병통제센터(CDC)가 성인을 대상으로 연 1회 실시하는 전화조사인 「행동위험인자 서베일런스시스템(2001)」에 응답한 40세 이상의 남성 4만 9,31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재향군인그룹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이 대학 Sirovich교수는 “실제 의료서비스가 과학적근거를 반영하여 제공되는지를 조사했으나 유효성이 증명된 대장암 스크리닝이 입증되지 않은 PSA검사보다 수진자가 적다는 결과에 놀랐다. 스크리닝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와 실제로 사람들이 수진하는 것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장암 스크리닝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여러 의사가 인정하고 있으나 환자가 검사에 거부하는 진료를 권장하는데 주저하는 의사도 많다.

CDC의 조사에 의하면 50세 이상의 75%가 PSA검사를 받은 반면 변잠혈이나 대장내시경 중 하나로 대장암 스크리닝을 받은 사람은 63%였다. 최신식의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은 사람은 반수 이하였다.

한편 PSA검사를 받은 사람은 모든 연령층에서 대장암 스크리닝 수진자보다 많았으며 50~69세의 남성에서 PSA검사를 받은 사람은 54%였으나 대장암 스크리닝 수진자는 45%였다.

교수는 “결과는 이렇게 나왔지만 PSA검사가 전립선암에 의한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명인 체험담 영향도

많은 남성이 PSA검사를 받은 이유 중 하나로 대장암 스크리닝에 비해 간편하다는 점과 PSA검사가 실제로 많이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Sirovich교수는 “전립선암에 이환된 여러 유명인이 자신들의 체험담을 발표하여 PSA검사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체험담을 통해 PSA검사의 유효성은 이미 증명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유명인은 스크리닝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장암과 전립선암에 의한 연간 사망수는 거의 비슷하지만 대장암에 의한 사망연령이 더 어리다. 그리고 75세 전의 손실 생존가능 연수는 전립선암환자의 2.5배다.

3개국에서 2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3건의 무작위 비교시험에서는 FOBT에 의한 스크리닝을 받은 군이 대장암으로 인해 사망할 비율은 14~33% 감소했다.

한편 PSA검사의 유효성에 관한 무작위화 비교시험에 의한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S상결장경검사나 대장경검사에 의한 증거는 없지만, 케이스컨트롤연구에서 FOBT보다도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PSA검사의 권고에 관해 전문가단체의 의견은 나뉘어져 있으나 대장암 스크리닝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권장되고 있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스크리닝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할 때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유발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암스크리닝을 받으려는 남성에게는 대장암 스크리닝이 사망률 저하에 유용하다는 점과 PSA검사의 유효성이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