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리검 앤드 위민스병원 및 하버드대학 D. Gary Gilliland 박사팀은 희귀 혈액질환인 호산구증가 증후군(HES)에 대한 항악성종양제 메실산 이마티닙의 유효성을 관찰하는 연구를 통해, 발암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을 발견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348:1201-1214)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메실산 이마티닙이 치사적 혈액질환인 HES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으로, 박사팀에 의하면, HES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분류에서는 “양성과 악성의 중간 영역의 증후군”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암의 일종으로 재분류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치사적인 HES가 기적적으로 치유
HES는 백혈구 분획 중 호산구가 과잉 증식하는 질환. Gilliland 박사에 의하면 여러가지 약제와 화학요법을 이용하여 치료하는데, 결국에는 호산구때문에 주요 장기가 장해를 받게 되면서 심부전이나 호흡부전이 초래되고 대부분의 환자는 불행한 결과를 맞이한다.

그러나 작년 이 질환에 메실산 이마티닙이 효과적이라는 가능성이 메이요·클리닉재단의 연구팀에 의해 주장 되었다.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HHMI) 연구원이기도 한 Gilliland박사는 “메실산 이마티닙으로 치료한 HES 환자 중에서 기적이라고 할만한 반응을 보인 1례가 보고됐다. 게다가 다른 연구팀이 작년 HES 환자 5례 중 4례에서 치료에 성공했다고 Lancet(2002;359 :1577-1578)에 발표된바 있어 이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하고 있다.

염색체의 분배가 부적절한 경우, 염색체 재배열이 일어나고 인산화 효소인 치로신키나제의 활성이 무질서하게 되어 암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메실산이마티닙은 이 치로신키나제를 억제함으로써 항종양 작용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소수례이긴하지만 초기 임상연구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박사팀은 의료센터의 8곳의 협력을 얻어, 환자 11례를 대상으로 독자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HES의 발병 기전을 해명하는 자세한 연구를 실시했다.

박사는 “11례 중 9례에서는 메실산 이마티닙에 의해 뚜렷한 계속적 치료효과가 나타나고 호산구는 증가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증례에서는 중추 신경계에 고도의 호산구 침윤이 나타나 소화관 및 방광 기능을 상실했지만 완전히 회복했다. 기존의 화학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정제가 이처럼 회복시켰다는 사실은 놀랄 만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DNA의 결실로 치로신키나제 활성

Gilliland 박사에 의하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논문이 게재된 후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와 마찬가지로 최초의 환자군에서도 여전히 메실산 이마티닙의 효과가 지속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는 양보다 저용량을 가지고 HES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박사는 “메실산이마티닙이 매우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박사팀은 HES 환자에게 메실산 이마티닙 치료가 효과적이었다는 이유를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해명한다는 까다로운 연구를 시작했다.

박사는 “어디를 조사해야 좋을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것은 유전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성 유방암 혹은 결장암과 동일한 전략을 사용할 수 없다. 근본 원인을 밝히는 것 같은 염색체 이상의 재발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브리검 앤드 위민스병원 및 하버드대학 Jan Cools 박사에 의한 세밀한 유전자 분석 결과, 몇가지 흥미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박사의 연구에서 2개의 기존 유전자간 영역에서 DNA의 작은 결실에 의해 정상적인 활성화 시그널이 없어도 기본적으로 스위치가 「온」으로 되어 있는 치로신키나제가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ES 환자에서는 소량의 DNA가 결실되면, FIP1L1와 PDGFRα라는 2개의 유전자가 융합하여 PDGFRα라는 치로신키나제의 스위치를 켜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 후 메실산 이마티닙은 치로신키나제 활성을 특이적으로 억제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박사팀은 PDGFRα 속의 또다른 변이에 의해 메실산 이마티닙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동시에 배양세포에서 나타나는 약제작용의 분석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치로신키나제는 약제표적의 최적 분자

Gilliland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지견은 기능 획득성 융합유전자의 발생에 대한 이 새로운 기전이다. 이 FIP1L1-PDGFRα융합은 치로신키나제를 본질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발암성 치로신키나제의 뚜렷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자의 결실은 암의 유발 원인이 되는 종양억제 인자의 불활성화와 관련하고 있었다. 이 새로운 기전의 발견으로 종류가 다른 암이 발생할지 여부가 연구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사에 의하면, 이러한 활성화된 치로신키나제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유방암, 소화관간질성 세포종양 등에 대해 가속페달 기능 작용을 한다. “작은 결실이 치로신키나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1례가 발견되었으므로, 활성화 치로신키나제를 가지는 충실성 종양을 가진 환자가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사는 또 “치로신키나제는 약제의 표적분자로서 가장 적합하기때문에 이번 발견은 특히 치료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다. 메실산 이마티닙과 같이 치로신키나제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시키는 「열쇠와 열쇠구멍」형의 특이성 높은 억제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박사는 “현재 발암 유전자의 이상을 검출하기 위해 이용되는 광범위 표준적 분석기술에서는 이러한 결실을 발견할 수 없지만, 인간 게놈에서의 기존 치로신키나제 96개를 스크리닝하면, 이러한 결실을 즉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Gilliland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메실산 이마티닙은 일부 HES 환자에서 다른 치로신키나제를 억제했을 가능성도 시사됐다.

치료에 성공한 환자의 대부분에서 특징적인 유전자 융합이 나타났지만, 4례에서는 볼 수 없었다. 이들 환자와 동일한 호산구 증가를 보이는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과 관련하는 유전자 이상을 추적하면, 메실산 이마티닙 효과의 기초에 대해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박사팀은 메실산 이마티닙 내성이 출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다른 치로신키나제 억제제를 관찰 중이다.

박사는 이번 발견은 HES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메실산 이마티닙 감수성의 유전자 융합을 검출하는 결정적인 진단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