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생화학과 Erin O hea교수팀은 효소에 대한 작용으로 수백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 작용을 한번에 조절하는 세포핵 속의 「마스터」분자를 확인하고 Science(299: 114-116)에 발표했다.

광범위한 작용을 가진 이 분자는 염색체를 재구성하고 단백질 합성의 시작 및 유전자의 카피·수복 등을 비롯한 중요한 유전자과정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유전자를 노출시키는 효소에 영향을 준다.

전사 조절로 스트레스 대응

이번 연구의 대표자이며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HHMI)연구원이기도 한 O hea교수에 의하면 다수의 유전자에 대한 이 분자의 광범위한 작용으로 사람을 포함한 생물은 스트레스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번 지견은 효모 연구에 기초하고 있는데 사람이나 모든 고등생물에 동일한 분자가 존재하고 있어 염색체 재구성에 관여하는 효소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는 사람암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수는 “염색체 구조를 수식하고 유전자 전사를 유발하는 유전자는 많이 확인되고 있지만 이것은 이러한 재구성효소를 조절하여 한번에 매우 많은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최초의 분자”라고 말하고 있다.

전사(轉寫)는 최초의 중요한 유전자 과정이며 최종적으로는 새로운 단백질의 합성으로 이어진다.

교수는 “이 분자의 작용으로 세포는 스트레스에 응답하여 다수의 유전자 활성을 조절할 수 있다. 염색체를 변화시키는 효소는 세포내의 중요한 유전자를 조절한다. 이 효소에 대응하는 사람 효소가 변이되면 각종 암을 일으키기 쉬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노시톨폴리인산(inositol polyphosphate)이라는 1분자가 어떻게 효모세포내의 2개 염색체 수식효소를 조절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한편 미국립보건원(NIH)의 X. Shen박사는 이 분자가 이들 2개의 효소를 조절하고 염색체 구조도 수식하는 제3의 효소도 조절한다는 in vitro연구 결과를 Science (299:112-114)에 발표했다.

이들 2건의 논문을 정리하면 수백개의 유전자 작용을 조절하는 3개의 효소는 이노시톨폴리인산이라는 하나의 분자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효소를 비롯하여 사람 등 각종 생물의 세포핵 속에서 DNA는 히스톤(histone)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하고 있으며 염색체의 기본적인 반복효소(누클레오솜)를 구성하고 있다.

누클레오솜에 DNA가 들어가면 중요한 단백질이 DNA에 접근하는 능력이 물리적으로 제한되어 「의도되지 않은」 유전자 전사가 억제된다.

과거 수년간 연구자들은 DNA에 접근할 수 있도록 누클레오솜구조를 변화시키면 유전자 전사를 시작하는 일부 효소복합체를 확인했다.

세포의 에너지 분자 ATP를 통해 동력을 공급받는 이들 효소는 “ATP의존성 크로마틴리모델링 복합체”라고 말한다.
이들 효소는 많이 연구되고 있으나 어떻게 조절되고 있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연구는 이노시톨 폴리인산이라는 소분자가 효소와 결합하여 그 활성을 변화시킴으로써 효소의 일부를 조절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O hea교수는 발아성효소변이주에서의 결손유전자(ARG82)를 확인하고 이 유전자가 세포핵에서 이노시톨 폴리인산의 생성을 돕는 단백질을 코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 유전자를 결손하는 효모에서는 다른 유전자의 정상적인 크로마틴 재구성이 손상되고 ATP의존성 리모델링효소가 유전자의 적절한 부분에 「보충」되지 않는 사실이 판명됐다.

교수팀은 이노시톨 폴리인산이 다수의 유전자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 덕분에 생물은 환경의 변화 또는 스트레스에 대해 신속하게 응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는 또 “이노시톨 폴리인산의 농도와 비율이 특정 생리학적 조건하에서 변화하고, 세포는 이 변화를 전사의 전체적 조절 시그널로서 이용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번 연구는 NIH, HHMI, 스티븐 앤드 미쉘 커쉬재단, 데이비드 앤드 루실패커드대단, 백혈병·림프종학회로부터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