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궁경암을 예방하는 최초의 백신이 개발되었다. 이 백신은 자궁경암이 많은 증례에서 원인이 되는 사람파필로마 바이러스 16형(HPV-16)에 대한 면역을 만드는 기전을 갖고 있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2;347: 1645-1651)에 발표됐다.

이 백신은 아직 실험단계에 있으나 수년내 실용화될 전망이다.

2,392명의 젊은여성을 대상으로 반수에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반수에 위약을 투여한 결과, 백신은 100% 효과적이었다.

17∼27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백신투여군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전암성 증식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비투여군에서는 41례가 감염됐으며 이 중 9명에서 전암성 자궁경 증식이 나타났다.

새 버전 테스트 중

백신은 자궁경암의 발생률을 급격하게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질환은 전세계에서 연간 47만명의 여성이 이환돼 있으며 약 22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연간 발생수는 1 만 3,000명, 사망은 4,100명.

이번 연구는 백신을 제조하는 Merck사가 연구비를 지원, 16개의 대학 및 Merck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실시했다. 지도를 맡은 워싱턴대학(워싱턴주 시애틀) Laura A. Koutsky 박사는 “훌륭한 결과가 나왔다. 침습적인 자궁경암을 예방하는 백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연구에 참가하지 않은 슬론·케터링기념암센터(뉴욕) 부인과 Carol L. Brown 박사는 “매우 가치 있는 연구다. 자궁경암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백신은 자궁경암 원인의 50%인 바이러스에 대해 사람이 면역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Merck사의 연구자는 그러나 “이미 여러 바이러스종에 대해 작용하는 새 버전의 백신을 테스트 중이이며 판매까지는 수년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6개월간 3회 접종하는 이 백신은 자궁경암을 예방하는데는 이용할 수 있지만 치료는 할 수 없다. 성적으로 왕성한 여성에 접종하면 예방효과가 가장 높다고 한다.

Koutsky 박사팀은 “이 백신은 자궁경암의 모든 원인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없어 스크리닝용 도말 세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국립암연구소(NCI,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주임연구자인 Allan Hildesheim 박사는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매우 유망하지만 이 백신은 여러 건강한 젊은여성에 투여되는 것이라 특히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대규모의 장기간 치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NCI와 GlaxoSmithKline사도 이같은 백신을 개발 중이다.

도말세포진 스크리닝보다 간편

자궁경암 사망자의 대부분은 정기적인 도말세포진을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의 여성이다. 이 검사는 이상 증식을 조기에 검출하기때문에 암성(癌性)이 되기 전에 병변을 제거할 수가 있다. 백신 접종은 암스크리닝 프로그램보다 간편해 실질적인 치료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Merck사의 미생물백신연구 본부장인 Kathrin U. Jansen 박사는 “스크리닝을 하지 않는 국가의 여성에게 백신 접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5,000만∼6,000만건의 도말세포진이 실시되고 있으나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 암검출을 위해 검사·테스트를 반복하는 여성이 많다. 이 백신의 도움으로 이러한 여성은 줄어들 것이다.

백신은 감염이나 비정상적 증식을 미리 차단하기때문에 매년 거의 100만명의 여성이 불안하거나 불쾌한 검사를 생략할 수 있다. 더구나 진찰비 또한 수억달러가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논평에서 Brigham and Women''''s병원(보스턴) 부인·주산기 병리학과 Christopher P. Crum 의장은 “효과적인 백신이 있으면 지금의 검사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암예방을 위해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백신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접종뿐이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감염증이 간암의 원인이 되고 있다.

Crum의장은 “예방 접종 프로그램이 실시되는 지역에서는 감염이나 암 발생률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백혈병 및 임파종 등 소수의 암도 바이러스가 관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백신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