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순환기 전문의가 모이면 종종 무미건조한 연구 데이터나 가이드라인이 화제가 되기 쉽지만, 유럽심장병학회(ESC)에서는 흥미로운 증례 컨퍼런스를 다루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심장병 전문의들이 회의장에 설치된 회답 집계 장치를 사용하여 협심증양(樣) 증상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공동 진단한 모습을 보고한다.

계단오르면 흉통과 호흡곤란 보여

63세의 남성환자(신장 177cm, 체중 91kg)는 수개월 전부터 노작성 협심증 증상을 호소했다. 계단을 5층까지 오르면 흉통 및 호흡곤란이 발생했다.

보고자인 Rolf Dorr박사(독일 드레스덴)에 의하면, 이 환자는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는데 트리글리세라이드치는 178mg/dL, 총콜레스테롤치는 220mg/dL(LDL 120mg/dL, HDL 40mg/dL)이었다.

박사는 컨퍼런스 참가자에 『이 증례의 관상동맥질환(CHD)의 검사전 확률은 어느정도라고 생각되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1)50%미만 (2)50~60%미만 (3)60~70%미만 (4)70~80%미만 (5)80%이상-의 보기를 제시했다.

정답인 (5)을 선택한 참가자는 약 절반이었다. 박사는 『협심증 증상을 가지는 60세 이상의 남성이 CHD를 발병할 확률은 90%이상이다. 다만 여성에서는 이 확률은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200W 부하에서도 ST에 변화 없어

심전도에서는 불완전 우각블록을 동반하는 동율동(sinus rhythm)이 인정되었지만, 200W까지의 운동부하에서는 협심증 증상, ST변화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심에코 검사에서는 좌심실에 경도의 비대가 인정되었지만, 기능은 정상적이었으며 좌심방이 약간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하 심전도의 감도는 68%로 결코 높지 않았다. Dorr 박사는 『그렇다면 다음에 어떻게해야 할까』라고 묻고 (1)관상동맥조영 (2)부하 심에코 또는 심근 신티그래피 (3)전자빔 CT(EBCT) 또는 멀티 슬라이스 CT (4)조영MRI (5)검사않고 보존요법-이라는 보기를 제시했다.

참가자의 약 반수가 부하 심에코 또는 테크네튬(technetium)을 이용한 심근 신티그래피를 선택했다.

24%가 『즉시 심카테터 검사를 한다』고 답한 반면 『더 이상의 검사는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경우가 20%였다.

이번 회의에서 단장을 맡은 영국의 Kim Michael Fox교수(런던)가 『의료비에 제약이 있는 영국에서는 5번째 보기가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고 답을 유도했지만, Dorr박사는 『그 선택지는 지지할 수 없다』주장. 이 환자에 대해서는 심근 신티그래피를 실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구출률은 58%로 논란의 여지가 남았다.

심근 신티그래피 특이도 높아

그래서 다음의 질문으로 『CHD 검사 후 확률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대해 (1)1%미만 (2)1~4% (3)4%이상-의 보기가 제시되었다.

참가자의 38%가 「1%이하」라고 판단했지만, Fox교수는 『이 회답을 선택한 사람은 검사 결과를 신용했기때문』이라고 추측, CHD의 확률을 「4%이상」이라고 회답한 24%에 관해서는 「검사를 너무 신용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Dorr박사는 심장 신티그래피에서 음성 소견을 얻을 수 있을 경우의 음성일 적중률은 99%로 높지만, 비침습적 검사로 검출할 수 있는 경우는 관상동맥의 고도협착뿐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참가자에게 질문하고 (1)관상동맥조영 (2) 부하 심에코 (3)EBCT (4)MRI (5)검사없이 보존요법-이라는 보기를 제시했다.

참가자의 약 70%는 보존요법을 찬성했지만 23%는 아직 안심할 수 없어 심카테터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orr 박사의 생각은 여러 의견과 같았는데, 이 환자에 대해 좀더 위험이 적은 방법을 제안했다. 박사는 환자에게 검사의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으나, 결국 환자 본인이 안심을 하지 못해 다른 병원에서 CT검사를 받았다.

CT에서는 석회화 스코어 0

그 결과, 석회화 스코어는 0이었고 CHD의 징후는 인정되지 않아 박사의 판단이 옳았던 것으로 증명되었다.

Fox교수가 『협심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CHD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Dorr박사는 『EBCT 소견이 음성인 경우 예측 정밀도가 98%이기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Fox교수가 이어 참가자에게 이 환자가 CHD였는지 아니었는지를 물어보자 약 10%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Dorr박사는 『실제로 이 63세의 남성 환자에 대한 검사는 여기서 중지하고 β차단제를 투여한 결과, 증상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결국 고혈압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보고했다.